위대한 정치가의 덕목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는 이탈리아 반도의 도시국가로 출발해 역사상 가장 위대한 제국 중 하나를 이룩했던 로마제국의 흥망성쇠를 다루고 있다. 1992년부터 2006년까지 15년 동안 매년 1권씩 총 15권으로 이루어진 이 유명한 이야기에는 로마의 번영과 쇠락을 불러온 수많은 인물이 등장한다. 그렇지만 단언컨대 율리우스 카이사르만큼 독보적인 족적을 남긴 인물은 없을 것이다.
카이사르 편을 읽어 보면 뛰어난 정치인이 갖추어야 할 덕목이 어떤 것인가를 알 수 있다. 명석한 두뇌와 강한 체력,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고통을 감내하는 인내심, 사람들의 의견을 한데로 모을 수 있는 설득력 등이 그것이다. 그런데 카이사르를 단순히 뛰어난 정치가가 아니라 위대한 정치가로 만드는 요소를 꼽으라면 아마도 나와는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상대방을 인정하는 그의 정치관을 들어야 할 것이다.
시오노 나나미의 평가에 따르면 카이사르는 로마의 공화정 체제를 황제가 통치하는 제정 체제로 전환시키는 데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다. 특히 말년기의 정치적 위상은 이후의 로마황제들과 견주어 큰 차이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황제에 버금가는 강력한 권력을 쥐고 있었음에도 카이사르는 자신과 정치적 대립관계에 있는 반대세력에 상대적으로 관대하였다. 또한 다양성에 대한 개방적인 태도와 권력이 사용될 수 있는 한계에 대한 카이사르의 인식은 현대 민주주의에서도 매우 중요한 정치가의 덕목일 것이다.
대한민국호를 위기로부터 구해낼 의무는 우리 모두에게 있을 것이다. 위대하고 매혹적인 정치가 카이사르와의 만남은 그래서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다.
<황세운 |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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