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7 (토)

"음식 강제 먹이기가 전통?"...실체 드러난 해병대 괴롭힘 대물림

댓글 3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앵커]
해병대에서 후임 병사에게 음식을 억지로 먹이는 가혹 행위가 전통처럼 대물림되온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틀 동안 초코바 180개를 먹이기도 했는데, 이런 상습적인 괴롭힘을 알고도 일부 간부들은 제대로 보고도 하지 않고 묵살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최기성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포항 해병부대의 21살 A 선임은 후임의 양쪽 주머니에 각각 초코바 7개와 9개를 넣고 한쪽을 고르게 한 뒤, 안에 있는 초코바를 다 먹게 했습니다.

이른바 '악기바리'로 불리는 가혹 행위로, 선임이 후임에게 억지로 음식을 먹이는 겁니다.

목표체중까지 정해놓고 음식을 먹이는 바람에, 피해 후임의 체중은 75kg에서 84kg까지 불었습니다.

이런 '괴롭히기' 악습은 선임에서 후임으로 대물림됐습니다.

A 선임은 후임에게 "해병대에 왔으니 한 번 당해보는 것도 괜찮다"며 억지로 초코바를 먹인 사실을 인정했지만, 자신도 과거에 선임 지시로 이틀 동안 초코바 180개를 먹고 20kg이 쪘다며, 해병대 관행일 뿐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이런 '괴롭힘' 악습은 포항 부대뿐이 아닙니다.

제주 부대에서는 22살 선임이 후임에게 파이 종류의 빵을 햄버거 모양으로 눌러 한번에 10여 개씩 먹인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성추행 피해도 잇따랐습니다.

억지로 알몸을 만지고 심지어 유사 성행위까지 일삼기도 했습니다.

[육성철 / 국가인권위원회 군 인권 팀장 : 자기가 피해자였는데 나중에 가해자의 위치에 놓이게 된 부분을 중요하게 본 것이고, 저희가 보기에는 쭉 위에서부터 내려오는 악습이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일부 해병대 간부가 피해신고를 받고도 심층 조사를 하지 않은 정황이 드러났다며, 외부 전문기관이 참여하는 조직진단을 실시하라고 권고했습니다.

이에 대해 해병대는 지난해 군 검찰이 포항 부대 선임 A 씨를 형사입건하는 등 법에 따라 조처했다며, 병영 악습을 근절하겠다고 해명했습니다.

YTN 최기성입니다.

▶ 뉴스 덕후들의 YTN페이스북

▶ 내가 만드는 뉴스! YTN제보

[저작권자(c) YTN(Yes! Top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