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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떠나보낸지 1년' 시대의 스승, 신영복을 기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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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복 유고집·대담집 2주 만에 초판본 소진…19일 추모콘서트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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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문고 광화문점에 마련된 신영복 선생 저서 매대. 교보문고는 "타계한 뒤 1년 동안 판매량이 (전년 대비) 70% 늘었다"고 밝혔다. /사진=구유나 기자


혼란스러운 시대, 떠나간 '시대의 스승'에 대한 그리움은 여전했다. 1년 전 타계한 고(故) 신영복 선생의 유고집 '냇물아 흘러흘러 어디로 가니'와 대담집 '손잡고 더불어'는 출간 2주 만에 초판본 2만 5000권을 소진했다.

16일 교보문고에 따르면 고인이 타계한 지난해 1월 15일부터 올해 1월 14일까지 1년 동안 신영복 선생의 저서 판매량은 전년 대비 70%가량 늘었다.

신영복 선생을 추모하는 전시회와 콘서트도 이어진다. 서울 인사동에 위치한 동산방화랑에서는 19일까지 '만남: 2017 신영복 선생 1주기' 전시회를 연다. 이번 전시회에는 고인이 마지막으로 쓴 '더불어숲' 작품을 비롯해 유작 서화 14점, 고인과의 만남 이야기를 담은 작품 16점 등 총 30점이 전시된다.

특히 고인이 서울시에 기증했던 작품 '서울', 동물보호 시민단체 카라의 임순례 감독에게 선물한 '더불어숨', 옥중에서 써 노촌 이구영 선생에게 선물한 '춘향전 병풍' 등도 이번 전시회에서 만날 수 있다. 또 이철수 화백이 고인의 글씨를 넣어 창작한 작품 2점도 함께 선보인다. 관람료는 무료다.

19일 저녁 8시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선 추모콘서트 '만남'이 진행된다. 공연 제목 '만남'은 일찍이 고인이 남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작은 만남이 모든 변화의 시작"이란 글귀에서 따왔다.

이번 콘서트에는 그의 동료이자 제자였던 성공회대 교수밴드 '더숲트리오'를 비롯해 성공회대 제자인 방송인 김제동씨, 가수 윤도현씨, 성공회대 인문학습원을 통해 인연을 맺었던 가수 이은미씨 등이 무대에 오른다.

또 작곡가 김형석씨와 퓨전밴드 ‘두번째달’이 추모 음악을 연주한다. 고민정 KBS 아나운서와 배우 문소리씨는 고인의 글귀를 낭송할 예정이다. 공연의 수익금 전액은 추모사업기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공연예매는 인터파크에서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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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와 공연으로 고(故) 신영복을 추모하는 움직임이 이어진다. 추모 콘서트는 오는 19일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열린다. /사진=머니투데이DB


신영복 선생은 1959년 서울대 경제학과에 입학, 재학 중에 4·19와 5·16을 모두 겪었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경우회'와 공장야학 등 진보 성향의 학생 활동에 참여했다. 졸업한 뒤 숙명여자대학교와 육군사관학교에서 경제학을 강의했다.

그의 삶이 바뀐 때는 1968년, 당시 27살이던 그는 이른바 '통일혁명당' 사건에 연루돼 1심과 2심에서 사형 선고를 받았다. 대학 독서회와 연합서클 세미나를 지도한 이력에 반국가단체 구성죄가 적용되면서다. 그는 파기환송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20년 20일을 감옥살이를 했다. 살아 생전 4분의 1에 달하는 시간을 감옥에서 보낸 셈이다.

그는 1988년 수감생활 이야기를 담은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펴냈다. 시대의 아픔과 고뇌를 담은 책은 큰 반향을 일으키며 그를 '시대의 스승' 반열에 오르게 했다. 이후 성공회대에서 경제 및 사회학 과목을 강의하며 '나무야 나무야'(1996), '더불어 숲'(1998), '담론'(2015) 등 수많은 저서를 남겼다.

박다해 기자 doall@mt.co.kr, 구유나 기자 yuna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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