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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31 (금)

문재인 “사드, 취소 전제로 다음 정부에 넘기자는 것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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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사드 찬성’ 의식…‘사드 반대론’과 거리 조절

신영복 추도식·촛불 참석…연 이틀 ‘반풍 차단’ 행보

경향신문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15일 서울 구로구 항동 성공회대 미가엘성당에서 열린 신영복 교수 1주기 추도식에서 추모곡을 부르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64)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한반도 배치 문제와 관련해 “한·미 간 이미 합의가 이뤄진 것을 그렇게 쉽게 취소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15일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사드 문제는 다음 정부로 미루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어 “사드 배치 결정을 취소한다는 방침을 가지고 다음 정부로 넘기라는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문 전 대표는 그간 절차적 정당성 및 대중국·러시아 설득 문제를 이유로 사드 배치 결정을 차기 정부로 미뤄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이런 입장이 ‘사드 배치 반대’를 전제로 한 것은 아니라고 구체적으로 부연한 것은 처음이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사드 배치 필요성을 주장하고, 여권에서 ‘문 전 대표=사드 반대론’으로 안보관 공세를 가시화하자 ‘사드 반대론’과 거리 조절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성공회대 성미가엘 성당에서 엄수된 신영복 성공회대 교수 1주기 추도식에 참석한 뒤 “사드 배치 문제를 다음 정부로 넘기는 게 옳다는 주장을 제가 하고 있는데, 사드 배치를 그대로 강행하겠다거나, 사드 배치 결정을 취소하겠다거나 하는, 어떤 방침을 갖고 요구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음 정부에서 충분히 공론화 과정을 거치고, 외교적 노력도 기울이고 해서 합리적인 결정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전 대표는 주말 박종철 열사 30주기, 문익환 목사 23주기, 신영복 교수 1주기 등 추도식에 잇달아 참석해 정권교체 당위성을 거듭 강조했다.

문 전 대표는 신 교수 추도식에서 “선생님은 더불어민주당의 ‘더불어’라는 당명을 주고 가셨다”며 “많은 촛불들과 함께 더불어 정권교체하고 세상을 꼭 바꾸겠다”고 했다. 광화문 촛불집회에도 참석했다. ‘민주화운동-촛불혁명-정권교체’의 연속성을 내세워 지지층 결집을 꾀하고 반 전 총장과의 차별화를 시도한 것이다.

문 전 대표는 전날 ‘더불어포럼’ 창립식에 참석하며 대세론 확산에도 주력했다. 이 자리에서 “털어도 털어도 먼지가 나지 않는 사람”이라고 자평한 뒤 “부정부패 척결과 정경유착 고리를 끊어내는 것은 (제가) 가장 적임자”라고 했다. 더불어포럼은 문 전 대표를 지지하는 사회 각계 인사들 모임으로, 효암학원 채현국 이사장이 상임고문을 맡았으며, 김응용 전 프로야구 감독 등 23인이 공동대표로 참여했다.

<정제혁 기자 jhj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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