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성남시장이 3일 서울 종로구 경희궁 경내에서 경향신문과 신년 인터뷰를 하며 대선 구상을 밝히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parkyu@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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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정국’을 거치면서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로 발돋움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성남시장(53)은 3일 “남들은 다 성장, 성장 하는데, 그거야말로 포퓰리즘”이라며 “경제적 기회와 자원을 공평하게 분배해야 하고, 경쟁질서의 공정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이날 경향신문 접견실에서 가진 대권주자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면서 “가장 좋은 방법은 주 방위군을 시켜 노조 파업을 지원한 루스벨트 대통령처럼 노조를 강화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시장은 또 “이 사회 기득권자는 재벌로 불리는 경제권력이다. 이 거대한 기득권과 싸울 의사를 명확하게 제시해야 한다”면서 “법대로 하면 재벌은 해체된다”고 밝혔다.
- 왜 지금 이재명인가.
“이 시대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불공정이다. 공정국가 건설은 부정부패를 저지르지 않고 공적 권한을 공정하게 행사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저는 오늘 이 순간에 이르기까지 그 궤도에서 한 번도 이탈한 적이 없다. 치열하게 기득권자들, 부당함, 부조리, 불공정에 대항해 싸웠고 이겨왔다. 작지만 증명할 수 있는 성과를 만들어냈다. 이 사회 기득권자는 재벌로 불리는 경제권력이다. 이 거대한 기득권과 싸울 의사를 명확하게 제시해야 한다. 나는 재벌체제 해체를 주장한다. 재벌 해체는 쉽게 할 수 있다. 법대로 하면 된다. 과도한 지배력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하고 부당내부거래, 일감 몰아주기를 다 배임죄로 처벌하면 된다. 중소기업 기술 탈취는 특허법 위반이다. 근로기준법은 주 52시간 이상 일 시키지 말라고 돼 있지만 지켜지지 않는다. 법대로 정상 고용하면 일자리 60만개가 생겨난다. 불법에 대해서는 형사처벌을 명확하게 해야 한다는 거다.”
- ‘사이다’ ‘싸움꾼’ 이미지가 지지층을 확장하는 데 장애가 된다는 시각도 있다.
“내가 싸우는 상대는 이 나라를 범죄 국가로 만들어버린 부패한 기득권 집단이다. 척결해야 된다. 옆집과는 공존해야 한다. 하지만 옆집에 숨어 있는 강도는 잡아서 제거해야 한다. 지금 보수·진보 중에서 보수 쪽으로 이동해야 된다는 것은 부정과 부패를 조금은 용인해야 된다는 뜻이다. 나는 지금 이 포지션을 계속 유지할 거다. 일부러 선택받기 위해 포지션을 옮길 생각은 전혀 없다. 그렇게 해서 세상은 바뀌지 않는다.”
- 검찰이 사회개혁을 위한 중요 수단이겠다.
“검찰 개혁이 중요하다. (검찰이라는) 이 칼이 녹슬어서 부패해졌다. 시스템 문제가 아니라 인사권자 문제다. 윤석열 같은 사람 총장 시켜놔봐라. ‘마음대로 수사하라. 내 가족이고 아들이고 다 구속하라’고 하면 신나서 다 때려잡는다. 그렇게 해보는 게 내 꿈이다.”
- 급등했던 지지율이 최근들어 주춤하고 있다.
“내가 어느 날 갑자기 대선 후보가 된 게 아니다. 2015년 2월 처음으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에 들어갔다. 종북몰이 당할 때 다들 이재명이 죽는다고 생각했지만 그날이 내가 정치적으로 태어난 날이다. 종북몰이에 맞서 치열하게 싸우는 정치인을 대중이 발견한 거다. 그러다 촛불 국면에서 지지율이 갑자기 상승했다. 그래서 저는 쉽게 사라지지 않을 거라고 본다. 다만 잘 싸워왔다는 평가는 내 지지율에 이미 반영된 거고, 이제는 ‘미래를 같이 나눌 수 있는 사람인가’ 하는 고민이 시작될 것 같다. 그래서 정책 부문 준비를 많이 한다.”
- 지지율에 비해 조직과 세력이 취약한 것 아닌가.
“세력과 인물을 다 채워놓았다가 당 후보가 되면 당의 다른 사람들은 어디로 가나. 민주당이라고 하는 로봇 태권브이가 있다. 거기 조종간을 잡으면 되지 마징가제트를 왜 만드나. 문간방, 옆방, 앞방, 건넌방 다 차지하고 새로 들어오는 사람에게는 손가락 빨고 마당에 서 있으라고 하면 누가 하겠나.”
- 이재명표 경제정책을 한 단어로 요약하면.
“공정경제다. 남들은 다 성장, 성장 하는데, 그거야말로 포퓰리즘이다. 성장 자체가 모든 사람에게 이익 되는 시대는 지났다. 경제적 기회와 자원을 공평하게 분배해야 하고, 경쟁질서의 공정성을 회복해야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주 방위군을 시켜 노조 파업을 지원한 루스벨트 대통령처럼 노조를 강화하는 거다. 나는 이게 경제성장 방법이라고 본다. 여기에 조세정책을 좀 조정해야 한다. (추가 조세 수입) 28조원, 30조원을 갖고 기본소득이든 청년수당이든 아동수당이든 국민들 손에 쥐여주면 경제는 산다.”
- 외교·안보 원칙은.
“자주적 균형외교를 지향해야 한다. 한·미관계는 확대, 발전시켜 나가야 하지만 종속관계로 전락해선 안된다. 미국에는 중국 핑계대고 얻고, 중국에선 미국 핑계대고 얻어야 한다. 필리핀이 그러고 있지 않나. 한반도 주변국들에 우리 운명을 맡길 게 아니라 우리가 주도권을 갖고 협의해서 만들어내야 한다. 정전협정은 평화협정으로 전환해야 한다. 개성공단 폐쇄는 불법이기 때문에 복구해야 한다. 금강산 관광도 복구하고 남북경협도 복귀해야 한다.”
- 대선 전 사드 배치가 이뤄지면 어떻게 할 건가.
“철수시켜야 한다. 원래 사드라는 게 고정배치용이 아니라 이동배치용이니까 훈련 때나 위기 시에만 배치하자, 그것을 설득해야 한다.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비율도 독일과 일본보다 우리가 높다. 방위비 분담금을 깎자, 오히려 이렇게 설득해야 되는 거다.”
- 미국 측이 주한미군을 철수할 수도 있다고 나오면 ‘할 테면 하라’고 해야 하나.
“그렇다. 그리고 각오를 해야 한다. 언제까지 달라는 대로 다 줄 건가. 우리도 자주국방 해야 한다. 전시작전통제권도 환수하고. 방위비도 우리가 (북한보다) 많이 부담하고 하니까 충분히 자체 방어할 수 있다. 미군이 요구한다고 부당하고 과도한 요구 들어주면서 종속국가처럼 그럴 일이 아니고 미군 철수에 대비해야 된다.”
- 문재인 전 대표의 장단점은.
“훌륭한 분이고 한국을 태평성대로 만들 유능한 분이 맞다. 세종 같은 성군이 될 분이라고 하지 않았나. 다만 지금은 특수상황이다. 혁명적 변화가 필요하고 실제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선 거친 야전형 장수가 필요하다.”
- 당내 경선 과정에 생긴 앙금이 풀리지 않아 대선 본선 때 당력을 모으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지난 대선 때) 안철수 지지층과 문재인이 화해하지 못하고 적대화됐고 그것이 선거에 상당히 영향을 미쳤다. 이번에는 그렇게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팩트에 근거한 비판은 수용해도 된다. 허위사실 유포는 안된다. 모멸적 표현과 비방·음해는 안된다. 권투할 때도 세게 때리는 건 좋은데, 때리고 막는 거 다 좋은데, 침 뱉고 꼬집고 그러지 말라는 거다. 아직 잘 안되는 측면이 있는데 마지막에 후보가 정리해야 한다.”
- 민주당은 야권통합론을 다시 꺼내들었다.
“국민들은 통합, 연대, 단일화를 할 수 있는 사람을 원할 것이다. 나는 민주당 국민경선 과정에서 이것이 상당수 반영될 거라고 본다. 자기가 (대통령) 하기 위해서 (국민이라는) 주인의 (통합) 열망을 깬다면 그건 지배자의 행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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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성남시장
경북 안동 출생(53) / 중·고 검정고시, 중앙대 법학과 / 병역 면제(장애6급) / 변호사(사법시험 28회) / 성남 참여연대 집행위원장, 민주통합당 기초자치단체장 협의회 의장 / 성남시장(재선)
경북 안동 출생(53) / 중·고 검정고시, 중앙대 법학과 / 병역 면제(장애6급) / 변호사(사법시험 28회) / 성남 참여연대 집행위원장, 민주통합당 기초자치단체장 협의회 의장 / 성남시장(재선)
<인터뷰 | 김광호 정치·기획에디터, 정리 | 정제혁·김한솔 기자 jhj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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