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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박진호의시사전망대] "애사심에 달걀 사재기…영세업자·서민 어쩌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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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담 : 정혜경 기자

- 중소형 마트 중심으로 계란 한 판 만원 등장
- 이런 와중에 SPC 조직적 사재기 정황 포착
-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애사심에 사재기…SPC측 해명
- SPC 내부고발자 회사에서 임직원 대상 조직적 지시했다고 밝혀
- SBS 보도 후 매체들 관심 쏟아지자 함구령 및 문서 파기 지시

▶ SBS 곽지현 리포터:

AI 여파로 계란값이 천정부지로 올랐습니다. 이에 대한 시민들의 목소리 들어봤습니다.

▶ 시민 1:

사러갔는데 너무 비싸서 안 샀어요. 만 원 넘는다고. 큰 마트 같은 곳에서는 사재기를 한다고 들었어요. 그러면 안 되죠. 같이 먹어야지.

▶ 시민 2:

고등학교 2학년 딸내미가 계란 프라이 해먹으면서 엄마 이거 비싼데 먹어도 돼? 그러면서 물어보더라고요. 그런데 아이들이 그런 얘기를 할 때 엄마 입장에서 좀 갑갑했어요. 제일 흔하게 먹을 수 있는 게 사실 계란이었잖아요. 제일 애들 쉽게 먹을 수 있는 게. 애들도 그걸 뉴스에서 너무 많이 들어서, 애들이 자기들이 해먹으면서도 좀 부담이 되는지 물어보더라고요. 먹어도 되냐고.

▶ 시민 3:

저는 현재 빵집 제가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장 있죠. 아무래도. 저희같이 빵집 운영하는 사람들은 계란이 필수입니다. 계란 반죽을 해야 하고 계란이 제일 많이 들어가니까 힘듭니다. 가격이 2배 이상 올랐으니까. 돈 주고도 물량이 없어서 못 살 정도예요. 카스텔라하고 당과자 빵 같은 것. 저번 주에는 없어서 못 팔았어요. 많이 찾으셨는데.

▶ 시민 4:

분식이요. 떡볶이하고 라면 같은 것. 계란 많이 들어가는데. 오늘 또 주문하려고 했더니 없다고 하더라고요. 가계 자체에 계란이 한 판도 없다고. 어제 슈퍼 가서 사려고 했더니 한 판에 만 원이 넘어요. 1인당 한 판씩인데 그게 10,800원인가 그러더라고요. 그냥 뒤도 안 돌아보고 나와 버렸어요. 시간이 더 가면 갈수록 더 힘들어지고, 모든 물가가 다 올라가니까. 농민들은 더 심하실 것 아니에요. 고통이.

▶ 시민 5:

이럴 때일수록 더 사재기하지 말고. 서로 다 어려우니까. 잘 지켜나갔으면 좋겠어요.

▶ 시민 6:

사재기 하지 맙시다. 다 같이 골고루 먹고 살아야 하지 않을까요.

▷ 박진호/사회자:

계란 가격이 올라서 부담을 느끼시는 소비자 분들 많습니다. 시사전망대가 거리로 나가서 소비자들의 말을 직접 들어봤습니다. 며칠 전에 8천 원 정도 한다는 보도가 나왔는데. 계란 한 판이 이미 만 원이 넘어간 곳이 많고요. 또 물량도 모자라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조류 인플루엔자 사태. 우리 일상으로 파고들고 소비자들에게 큰 피해를 주고 있습니다. 이 와중에 대기업이 달걀 사재기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SBS 보도국 경제부 정혜경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어서 오세요.

▶ SBS 정혜경 기자:

안녕하세요.

▷ 박진호/사회자:

이제(27일) 한 판에 만 원도 넘는다는데요.

▶ SBS 정혜경 기자:

아직까지 탑3 대형마트에서는 만 원을 넘은 달걀은 없는데요. 중소형 마트 중심으로,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만 원이 훨씬 넘어선 곳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SPC가 계란, 달걀을 얼마나 사재기해서 이렇게 논란이 되는 건가요?

▶ SBS 정혜경 기자:

일단은 SPC 측에서 해명한 규모는 500판 정도인데요. 일단 저희가 취재한 바로는 하루에 전사 직원을 대상으로 해서 500판을 목표로 최소한 이틀 정도는 사재기를 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그 이상이 될 수도 있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이 논란이 불거지고. 초반에는 좀 엉뚱한 해명이 나와서 논란을 키운 것 같아요.

▶ SBS 정혜경 기자:

그렇죠. 먼저 이 소식이 알려지게 된 게 한 매체에서 실제로 사재기를 해서 주차장에서 달걀을 모으는 장면을 촬영한 것을 보도한 뒤부터인데요. 그 때 취재하던 기자에게 SPC 측이 해명한 바로는.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애사심에서 달걀을 사들인 것이다. 그런 식으로 얘기를 했었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그런데 이게 거짓이라는 사실이 어떻게 드러난 거죠?

▶ SBS 정혜경 기자:

아무래도 SPC 내부에서도 이렇게 마트에서 달걀 사려고 회사 들어왔나. 자괴감 느끼시는 직원들이 조금 많았을 것 같습니다. 내부에서 고발이 일단 나왔고요. 전사에서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달걀 사재기 캠페인을 벌였다는 증거가 된 문건을 저희가 입수할 수 있었고요. 그래서 회사에서 조직적으로 사재기를 공모한 것이라는 정황이 드러나게 됐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지금 한 청취자 분이 문자메시지 보내셨는데. 지금 달걀 한 판에 1만 4천 원이라고 보내주셨네요. 이럴 수가 있군요. 사재기를 한다는 보도 이후에도 SPC 측에서 계속 사재기를 했다는데. 이게 사실입니까?

▶ SBS 정혜경 기자:

일단은 보도가 나온 시점에서 많은 매체들이 저희 말고도 확인을 들어간 상황이었는데. 저희가 만난 내부 고발자 얘기로는. 그 때도 오히려 함구령을 내리고 이전에 배포했던 문서를 파기하라는 지시가 내려오면서 여전히 사재기가 이뤄졌다. 그런 증언을 들었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그렇군요. 결국 정혜경 기자가 SPC 측 관계자를 직접 만나보신 것은 아니고 좀 취재를 하셨을 텐데요. 반성은 하고 있었습니까?

▶ SBS 정혜경 기자:

일단 저희가 내부 문서를 입수한 뒤에 해명을 제대로 듣지는 못했지만. 그 전에 확인 취재를 했을 때는 직원들이 애사심에 회사가 어려우면 이렇게 달걀을 살 수도 있는 것 아니냐. 우리 회사가 바보 같다고 하시면 어쩔 수 없지만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서 서로 돕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냐. 이런 반응을 보여서 조금 의아했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애사심에서 충분히 벌일 수 있는 일이다. 아까 한 시민 분은 힘들수록 나누자는 얘기를 하셨었는데. SPC 측 입장은 결국 대기업이 앞장서서 사재기 경쟁 하자. 이런 얘기처럼 들릴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 SBS 정혜경 기자:

예. 그렇습니다. 일단 이번 AI로 인해서 촉발된 달걀 수급 사태 가장 큰 피해자는 아무래도 달걀 구하기가 어려운 소규모 영세업자들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결국에 SPC를 비롯해서 모든 유통업체에서 달걀 구매 전에 뛰어들었고. 이 업체들이 결국 가져오게 되는 새로운 공급처는 거래량이 작은 영세업자들의 거래처입니다. 그래서 갈수록 달걀 수급이 어려워지는 영세업자들이 정작 마트에서 달걀을 사서 대자니 너무 가격이 높고 하니. 조금씩 상황이 더 어려워지고 있는 측면이 있는데. 대기업에서는 이런 영세업자들의 거래처를 가져가는 한편. 또 시민들이 프라이 해먹을 달걀까지도 직원들을 시켜서 사재기를 하고 있다는 것은. 충분히 도의적으로 지탄을 받을 수 있는 내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위급한 상황에서 대기업이 힘을, 권력을 휘두른 거네요. 이게 SPC 회사 규모를 생각하면 단순히 달걀이 많이 필요해서 그러려니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것 같은데요. 정혜경 기자는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 SBS 정혜경 기자:

그렇죠. SPC 측의 해명처럼 단순히 애사심으로만 이렇게 이해가 될 수 있는 측면이라고 보기에는 좀 어려울 것 같고요. 아무래도 저희가 보도한 이후에 SPC 쪽에서 달걀 수급의 현실적인 어려움을 느끼고 일부 생산 라인 가동을 중단하기도 했는데. 일단 영세업자들과 상생하는. 이전부터 대형 유통업체들이 당면한 문제들이 그런 것이었거든요. 특히나 이렇게 공동적으로 서로 나눠야 하고. 공동의 어려움에 대응해야 되는 시점에서. 자사 이기주의로만 대처한다면 그것은 조금 도덕적 해이적 측면에서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그런 생각이 좀 들기도 합니다.

▷ 박진호/사회자:

사실 경제부 기자들이 취재를 하다보면 기업 관계자들을 많이 만나기 때문에. 기업의 어려움. 이런 차원에서 시각을 많이 갖잖아요. 정혜경 기자는 이번에 취재하면서 자영업자 분들, 소비자 분들 많이 만나보셨을 텐데. 종합적으로 어떤 느낌이 들었습니까?

▶ SBS 정혜경 기자:

물론 여러 경제 주체들이 있고. 각자의 생산 활동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최소한의 재료라든지 이런 것들이 있는데. 가장 큰 피해를 도대체 누가 보고 있느냐에 대한 생각은 다들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달걀 수급에 차질이 빚어졌다는 소식이 처음 전해질 때부터 영세업자들을 만났는데요. 아무래도 가장 현실에서 당장 내일 가게 문을 닫아야 하는 사람들이 발생하기 마련이거든요. 이럴 경우에는 조금씩 어려움에 같이 공동 대처하자는 생각이라든지. 그런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박진호/사회자:

참 쓸쓸한 기분이 드는 소식이었습니다. 정혜경 기자 잘 들었습니다.

▶ SBS 정혜경 기자:

감사합니다.

▷ 박진호/사회자:

지금까지 SBS 보도국 정혜경 기자와 얘기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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