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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4 (화)

“천경자의 미인도는 위작… 한국 검찰, 과학감정 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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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감정회사 ‘뤼미에르’ 기자회견

25년째 지속되고 있는 천경자 ‘미인도’ 진위 공방이 더욱 가열되고 있다. 최근 검찰의 진품 발표에 유족 측이 ‘가짜’ 결론을 내린 프랑스 감정회사 뤼미에르를 내세워 적극 공세에 나섰다.

프랑스 뤼미에르 광학연구소 페니코 소장은 천경자 화백의 차녀 김정희씨 등 유족과 함께 2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품’이라는 검찰 발표를 반박했다. 페니코 소장은 “검찰의 지시와 의뢰에 따라 이른바 ‘미인도’에 대해 실시한 철저한 과학 감정의 결과 보고서를 검찰에 제시했으나 검찰은 우리 의견을 무시하고 또 비판했다는 것에 충격을 받았다”며 “자외선에서 적외선에 이르는 13개의 스펙트럼 필터와 특수 카메라 렌즈를 활용해 ‘미인도’와 1977~85년 제작돼 진품임이 명백한 작품 9점 등 총 10점을 정밀 비교분석한 광학·수학적 데이터를 통해 작품 간 차이점을 분석한 결과 ‘미인도’가 위작임을 밝혀냈다”고 설명했다.

세계일보

장 페니코 프랑스 뤼미에르 테크놀로지 광학연구소 소장이 2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위작 미인도 사건 감정보고서 프랑스 뤼미에르 테크놀로지 공개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이재문 기자


페니코 소장은 “천 화백의 그림은 동양화이며 우리가 주로 다루는 서양 채색화와 다르다는 것에 대한 일각의 비판이 있지만 우리는 안료가 아니라 빛의 움직임과 확산·양태를 중점적으로 연구하기 때문에 문제 될 것 없다”고 했다.

한편 ‘미인도’ 수사를 진행한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는 이날 기자회견에 대해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뤼미에르 테크놀로지가 감정 실시 후 제출한 의견서를 채택하지 않자 검찰 수사가 ‘비과학적’이라고 밝힌 점은 유감”이며 “검찰은 미인도 수사과정에서 현재 가능한 모든 과학감정 기법을 동원했고, 소장이력까지 철저히 규명한 만큼 특정 작가의 그림들 간 차이가 있다는 것이 위작이라는 것과는 다르다”고 반박했다.

편완식 미술전문기자 wansi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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