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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4 (화)

'로힝야 인종청소' 부인한 미얀마 무슬림, 참수된 채 발견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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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미얀마 군경의 로힝야족 인종청소 의혹을 부인하는 언론 인터뷰를 한 현지 무슬림 주민이 이틀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24일 AFP 통신과 현지 언론에 따르면 미얀마 경찰은 전날 오후 라카인주(州) 북부 응아쿠라 마을 인근 강에서 이 마을 주민인 슈 나르 미아르(41)가 참수된 시신으로 발견됐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그는 지난 21일 현지 언론과 인터뷰를 한 뒤 사라져 실종신고가 접수된 상태였다.

미얀마 대통령궁은 성명을 통해 "살해된 주민은 (언론 인터뷰에서) 미얀마 군과 경찰이 방화나 성폭행, 부당한 체포를 하지 않았다고 밝힌 인물"이라고 밝혔다.

이 지역에서는 지난 10월 무장괴한이 경찰초소를 습격해 경찰관 9명을 살해하는 사건이 벌어진 이후 군과 경찰이 두 달 넘게 무장세력 토벌작전을 벌이고 있다.

미얀마 정부는 이슬람계 소수민족인 로힝야족으로 구성된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조직을 공격의 배후로 지목했다.

하지만 로힝야족 인권단체와 주민들은 군인과 경찰이 민간인을 학살하고 방화와 성폭행을 자행했다고 주장했고, 실제 3만4천 명이 넘는 로힝야족이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로 대피했다.

미얀마 군은 현재까지 이 지역에서 80여명의 로힝야족 무장세력을 사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국제분쟁 전문 연구기관인 국제위기그룹(ICG)은 정부의 끄나풀이란 의심을 받아 무장세력에 의해 살해된 로힝야족 주민도 상당수라고 전했다.

무슬림인 로힝야족은 불교도가 주류인 미얀마에서 방글라데시 출신 불법 이민자로 취급돼 이동의 자유를 비롯한 기본권이 박탈되는 등 박해를 받아왔다.

로힝야족 거주 지역인 라카인주에서는 2012년에도 불교도와 무슬림 간에 대규모 유혈충돌이 벌어져 200여 명이 사망하고 14만 명이 넘는 난민이 발생한 바 있다.

연합뉴스

22일 미얀마 서부 라카인주에서 무장경찰이 방글라데시와의 국경을 순찰하고 있다. [EPA=연합뉴스자료사진]



연합뉴스

21일 미얀마군의 이슬람 무장세력 소탕작전이 진행 중인 미얀마 서부 라카인주 응아쿠야 마을에서 현지 언론이 불타버린 상점의 잔해를 촬영하고 있다. [EPA=연합뉴스자료사진]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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