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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4 (화)

[박진호의시사전망대] 오준 대사 "친했던 中 외교관들, 北 비핵화 확실히 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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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담 : 오준 전 UN 대사

- 최순실 사태, 韓 대외 신뢰도에 우려는 없어
- 北 대북제재 시간도 인내심도 필요
- 유엔 인권결의안 장기적으로 효과 기대
- 北 석탄 60% 수출 삭감, 김정은 선택의 기로에 설 것
- 美 예방조치로써 선제타격 검토는 아냐
- 中, 비핵화 추구하면서 김정은 정권 불안하게 만드는 거 조심할 뿐
- 트럼프 강경대북책? 큰 변화는 있지 않을 것
- 트럼프 대비, 韓 통상 변화 가능성에 대비해야
– 반기문 한국에 기여할 수 있는 역할 숙고중
- 반기문 대선출마 후 도움 요청한다면... 글쎄요

▷ 박진호/사회자:

2년 전이었죠. 북한의 심각한 인권 상황을 국제 사회가 주목하기 시작한 시점. ‘북한 주민들이 우리에게는 그저 아무나가 아닙니다’라는 말로 UN 회의장을 감동시킨 대한민국 대표의 즉석 연설이 큰 화제가 됐었습니다. 그리고 이 분은 국민 대사라는 호칭과 함께 이례적으로 대중이 이름을 기억하는 현직 외교관이 됐습니다. 바로 오준 UN 대사인데요. 3년여의 임기를 마치고 최근 귀국하신 오준 대사와 얘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오 대사님, 안녕하세요.

▶ 오준 전 UN 대사:

예. 안녕하세요.

▷ 박진호/사회자:

UN 대사로 일하신지 3년 정도 됐는데. 전체 외교관 경력으로 보면 저희가 찾아보니까 무려 38년이네요?

▶ 오준 전 UN 대사:

네. 좀 길지요.

▷ 박진호/사회자:

이제 퇴임하시는 건가요?

▶ 오준 전 UN 대사:

네. 제가 이달 초에 귀국했고요. 다음 달 한 달 후쯤은 외교부를 퇴직할 예정입니다.

▷ 박진호/사회자:

그렇군요. 먼저 한국의 최근 사태, 최순실 국정농단과 관련한 국제 사회의 시각이 궁금한데요. 혹시 우리 외교의 대외 신뢰나 활동에 영향을 주는 게 아닌지 걱정인데요. 어떻습니까?

▶ 오준 전 UN 대사:

그 문제는 제가 UN을 떠나기 전에 이미 나왔고요. 그래서 다른 나라의 외교관들도 우리나라에서 그런 대규모 촛불집회가 계속 되고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절차가 시작되니까 관심을 많이 표명하죠. 우려를 받는 것도 사실이고요. 그렇지만 또 한편으로는 우리가 안정적인, 민주적인 질서 내에서 이러한 절차를 모두 밟고 있고. 그리고 집회들도 계속해서 열리고 있지만 모두 평화적으로 질서 있게 열리고 있기 때문에. 이런 유사한 일이 있는 다른 나라와 비교해볼 때는 아주 예외적이라고 할 정도로 질서가 있고 그래서. 그 점부터 평가되고 있거든요. 다른 나라에서도. 저는 그렇게 우리의 대외 신뢰도에까지 영향을 준다. 이렇게는 생각 안 합니다. 우려들을 가진 것은 사실이지만.

▷ 박진호/사회자:

알겠습니다. 특히 이게 외교관으로서 불행인지, 행운인지. UN 대사로 계신 동안 북한 김정은 정권의 본격적인 핵실험, 또 인권 문제가 부각이 되면서 참 누구보다 바쁘셨는데요. 가장 힘드셨던 순간이 언제입니까?

▶ 오준 전 UN 대사:

제가 3년 임기 동안 핵 문제나 인권 문제를 많이 다루었는데요. 어찌 보면 다룰 수밖에 없는 상황들이 있었는데요. 그런 것을 어떤 때는 북한에 대한 제재나 북한인권결의안 채택. 이런 것들이 효과를 나타내기에는 시간이 걸리거든요. 특히 북한처럼 폐쇄적인 체제를 유지하는 경우에는 제재도 시간이 걸리고 여러 가지 인내심이 필요한 건데. 너희들 결의를 아무리 채택해도 효과가 없지 않느냐. 북한 인권 상황도 나아지는 게 없지 않느냐. 그런 부분에 대한 조바심이랄까. 그런 것과 현실을 조화시키는 것. 그것이 좀 어려웠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말씀하셔서 짚어보겠는데. 새로운 대북 제재 결의. 2321호. 북한 수출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석탄 수출 제한이 포함이 됐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씀하신 대로 대북 제재의 실효성에 대한 회의론이 계속 돼왔어요. 오 대사님 의견은 어떻습니까?

▶ 오준 전 UN 대사:

저는 장기적으로 효과를 가져온다고 봅니다. 아무리 북한이 폐쇄적인 경제를 가지고 있지만. 지금 특히 석탄의 경우는 북한 전체 수출량의 1/3 정도인데. 석탄을 앞으로 60% 정도는 수출이 삭감되니까 효과를 가져올 수밖에 없고요. 북한 정권이 이런 제재 하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느냐 하는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박진호/사회자:

그렇군요. 오 대사님은 UN 대사로서 북한에 대한 비군사적 제재를 줄곧 강조해 오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최근에 워싱턴이나 미국에서는 심상치 않게 선제타격론이 잇따라 거론되고 있는데요. 이것이 현실이 되는 게 아니냐. 이런 우려도 국내에 많은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 오준 전 UN 대사:

선제타격론은 선제타격이 무슨 뜻이냐에 따라서 사실은 평가가 다를 수 있는데요. 선제 타격이 북한의 공격이 완전히 임박했다. 그런 상황에서 그것을 막기 위한 타격. 그런 것은 미국 뿐 아니라 어느 나라든지 저는 검토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게 아니고 단순히 예방적인 조치로써 미리 선제 타격을 한다는 것은 국제적으로도 매우 드물고요. 저는 그런 기준의 선제 타격이 검토되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북한의 심각한 공격 징후가 확인될 때에 선제 타격이 거론될 수 있겠지만. 단순히 핵 시설을 무력화시킨다든지 이런 공격은 현실성이 없다는 말씀인 거죠?

▶ 오준 전 UN 대사:

그렇죠.

▷ 박진호/사회자:

이 대북 제재를 하다보면 언제나 중국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UN에 계신 3년 동안 중국의 대북 정책이 실질적으로 변화를 했다고 보고 계십니까?

▶ 오준 전 UN 대사:

중국의 대북 정책은 저는 북한을 비핵화해야 한다, 북한이 핵무기를 가지면 안 된다는 부분에 있어서는 중국이 우리나 미국이나 일본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중국으로서는 북한의 비핵화를 추구하면서도 북한 정권을 지나치게 불안정하게 만드는, 그런 것을 조심하기 때문에. 그런 태도가 어떤 때는 중국이 북한의 비핵화를 원하지 않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가져올 때가 있는데. 저는 중국이 안보리 상임이사국 중 하나로서, 또 핵무기를 합법적으로 가진 5개국 중 하나로서 북한의 비핵화가 중국의 이익에 맞는다고 생각합니다.

▷ 박진호/사회자:

그것은 뉴욕에 있는 중국 외교관들을 실제 만나시면서 느끼신 거죠?

▶ 오준 전 UN 대사:

그렇습니다. 중국 외교관들, 특히 중국 대사와는 제가 개인적으로 잘 아는 사이이기 때문에 많은 대화를 나눴는데. 그런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그렇군요. 일단 중요한 부분은 이거예요. 미국 대선의 트럼프 당선이 우리나라 외교에도 큰 불확실성을 던지고 있는데. 최근에는 국무장관이라든지 정부 구성도 예상 밖인 점이 많았고요. 그 동안 트럼프의 언급을 보면 미국이 고립주의로 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데요. 한반도 정책이 많이 달라질 것으로 보십니까?

▶ 오준 전 UN 대사:

미국의 한반도 정책은 미국의 중요한 안보 정책의 일환이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다 하더라도 저는 근본적인 변화가 있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사업가 출신으로서 경제 정책이라든지, 기타 국내적인 고용이나 이민, 의료보험. 이런 정책에 있어서 오바마 대통령과는 다른 정책을 취할 가능성이 높지만. 대외 안보 부분에는 저는 큰 변화가 있지는 않을 것으로 예측합니다.

▷ 박진호/사회자: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그러면 한국 외교 당국이 좀 유의하고 대비해야 할 부분이 있을까요?

▶ 오준 전 UN 대사:

우리도 미국과의 통상 관계라든지 다른 경제적인 부분들이 있으니까요. 그런 부분들에 있어서 정책의 변화나 새로운 이니셔티브. 이런 것들이 있을 가능성에는 대비해야겠죠.

▷ 박진호/사회자:

알겠습니다. 방송 들으시는 분들이 많이 궁금해 하시는 부분이라 여쭤보는데. 지금 반기문 UN 사무총장의 퇴임이 열흘 정도 남아서 국민들의 관심이 높습니다. 사실 뉴욕 근거리에서 반 총장 보시고 또 잘 아실 텐데요. 최근의 반 총장님 생각을 들어보신 적이 있습니까?

▶ 오준 전 UN 대사:

글쎄요. 그것을 제가 반 총장님 생각을 대신해서 말씀드릴 수는 없는데. 제가 보기에는 반 총장님이 퇴임 후에, 10년 동안 UN 사무총장을 한 것을 기반으로 해서. 계속 국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역할을 할 것인지, 아니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우리 모국 한국에 기여할 수 있는 역할을 모색할 것인지. 그것을 놓고 숙고하고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런데 반 총장이 어떠한 결정을 하느냐는. 어떻게 생각하면 반 총장 개인의 거취에 관한 문제를 넘어서 현 시점에서 우리나라 전체에 영향을 주는 문제이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우리 국민들도 반 총장이 어떠한 역할을 하는 것이 우리나라에 앞으로 도움이 되느냐. 이렇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문제가 아닌가.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 박진호/사회자:

혹시 귀국 인사 하셨을 텐데 별 말씀 없으셨어요?

▶ 오준 전 UN 대사:

그냥 서울에 가서 잘 하고 지내라고 하셨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혹시 반기문 총장이 대권 도전 선택하신다면 워낙 오준 대사님은 오랜 동료시고 후배시기 때문에 함께 하시는 게 아닌가. 이런 얘기들도 나오고 할 것 같은데요.

▶ 오준 전 UN 대사:

저는 지금 퇴임 후에는 후진들을 위한 대학에 강의를 한다든지. 또 시민 사회에서 활동한다든지. 그런 계획을 가지고 있는데요. 글쎄요. 그것은 반 총장이 정치를 한다면 하는 가정이 있고, 또 반 총장이 저에게 도움을 요청한다는 가정이 두 개나 있기 때문에. 제가 대답을 하지 않겠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알겠습니다. 오 대사님은 워낙 국민 대사로 지칭되는 분이기 때문에. 퇴임 후 계획도 궁금하고요. 또 수필집도 내신 적이 있어요. <생각하는 미카를 위하여>라는 책. 특히 오 대사님 보면서 외교관을 꿈꾸는 청년들이 꽤 있을 텐데요. 어떤 말씀을 해주시겠습니까?

▶ 오준 전 UN 대사:

글쎄요. 저는 제가 그런 강연이나 책을 쓸 때도 그렇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우리 젊은 세대들에게 열린 마음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늘 얘기합니다. 열린 마음을 갖고 특히 우리나라가 세계 속에 이러한 지위, 지금 굉장히 부상하여 왔는데. 그런 역할을 계속하고 우리가 우리 민족과 국가의 진로를 세계 속에서 찾아가려면. 우리 자라나는 세대들이 열린 마음으로 세계를 바라보고 우리의 정체성, 우리의 진로에 대한 분명한 생각을 갖는 것이 중요하지 않나. 늘 그렇게 생각합니다.

▷ 박진호/사회자:

예. 알겠습니다. 오늘 이른 아침에 말씀 감사드립니다.

▶ 오준 전 UN 대사:

네. 안녕히 계세요.

▷ 박진호/사회자:

지금까지 오준 UN 대사 말씀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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