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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4 (화)

아웅산 수치, 아세안 장관 초청 '로힝야 학살' 직접 해명(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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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석자들 대체로 만족…"미얀마, 현지 상황 공개·인도적 지원 약속"

연합뉴스

아세안 외무장관들에게 로힝야족 학살 문제 설명하는 아웅산 수치[AP=연합뉴스]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미얀마의 실권자인 아웅산 수치 국가자문역 겸 외무장관이 이슬람계 소수민족인 로힝야족 '인종 청소' 논란에 대해 처음으로 직접 해명에 나섰다.

19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수치 자문역은 이날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회원국 외무장관들을 최대 도시 양곤으로 초청해 미얀마군의 무장세력 토벌작전과 로힝야족 상황 등을 설명하고 사태 해결을 위한 협력을 요청했다.

이번 회의는 로힝야족 무장세력 토벌을 빌미로 100명에 육박하는 사망자와 3만 명이 넘는 난민을 유발한 미얀마군의 군사작전에 관해 최고 권력자인 수치 자문역의 설명을 들을 수 있는 자리로 주목을 받았다.

미얀마군은 지난 10월 9일 무장괴한의 경찰초소 습격으로 9명의 경찰관이 목숨을 잃은 뒤 서부 라카인주(州)의 로힝야족 거주지를 봉쇄한 채 대대적인 군사작전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군인들의 로힝야족 학살과 방화, 성폭행 주장이 이어졌고 이로 인해 2만 명이 넘는 로힝야족 난민이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로 도피했다.

그러나 미얀마 정부가 로힝야족에 대한 잔혹행위를 부인해왔고,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등 인근 무슬림 국가에서는 로힝야족 학살 반대 시위가 이어졌다.

그동안 로힝야족 차별 논란에 대한 언급을 회피하면서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아온 수치 자문역이 이날 비공개로 진행된 회의에서 어떤 해명을 내놓았는지는 즉시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회의 참석자들은 미얀마가 주최한 이번 회의에 대체로 만족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세계 최대 무슬림 국가인 인도네시아의 렛노 메르수디 외무장관은 진솔한 의견교환이 있었다고 평가하면서 "미얀마가 아세안 회원국들에게 정기적으로 상황을 알리고 로힝야족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도 시작하기로 했다"고 합의 내용을 전했다.

돈 쁘라뭇위나이 태국 외무장관도 이날 회의에서 나온 로힝야족 관련 브리핑에 대해 "모두가 만족할만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동안 로힝야족 문제를 가장 강력하게 비판해온 말레이시아는 이 문제를 아세안 지역내 문제로 보고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니파 아만 말레이시아 외무장관은 사전에 배포한 발언문을 통해 "로힝야족 인권 문제 개선 속도가 더디다. 이런 상황을 국제테러조직인 IS(이슬람국가)가 이용할 수 있다"며 "이 문제는 지역적인 문제로 함께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미얀마 정부는 이번 회의를 계기로 소수민족 탄압에 대한 국제사회의 부정적인 여론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시도에 나섰다.

우선 국영 언론을 통해 그동안의 사태 진행 상황을 상세하게 알리는가 하면, 그동안 봉쇄했던 미얀마군 작전지역을 일부 언론에 공개하기로 했다. 현장취재에 참여하는 언론사 중에는 정부의 영향을 받지 않는 일부 독립언론과 교도통신, EPA 등 외신도 포함됐다.

다만, 국영 언론이 이날 보도한 토벌 작전의 경과는 미얀마군의 로힝야족 학살을 부정해온 정부측 주장을 대변하고 있는데다, 그동안 로힝야족 학살 문제를 비판적으로 다뤄온 내외신들이 대거 취재 허용 대상에서 빠져 의혹을 완전히 해소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부정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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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르타에서 열린 로힝야족 학살 규탄집회에 등장한 아웅수치의 가면[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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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군 지지 시위[epa=연합뉴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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