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귀국 전 "큰일났다 정신바짝 안차리면 다 죽는다"

박영선 "국내 지인에게 전화해 증거인멸 검찰수사 무마 시도"

CBS노컷뉴스 박지환 기자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국조 특위) 영상 캡처

최순실씨가 지난 10월말 독일에서 귀국하기 직전 국내 지인에게 "정신 바짝 차리지 않으면 다 죽는다"고 지시한 녹음 파일이 공개됐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14일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국조 특위)에서 최순실씨의 통화 녹음 파일 2개를 공개했다.

통화 상대자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최씨가 귀국해 검찰에 소환되기 직전에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나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 등 미르·K스포츠재단 기금모금과 관련 입맞추기를 시도한 정황이 드러난 셈이다.

박 의원이 공개한 녹음파일에 따르면 최순실씨는 통화 상대방에게 "나랑 어떻게 알았냐고 하면 가방관계로 납품했다고 하지말고, 옛날 지인통해 알았다고 해라"고 지시했다.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국조 특위) 영상 캡처

고영태씨가 운영했던 가방회사인 '빌로밀로'도 언급하며 고씨와의 관계를 부인하는 듯한 내용이었다.

최씨는 이어 "그냥 체육에 관심 있어 연결해줬다고 하라" "고원기획이나 다른걸 좀 하려다 도움받으려 했다가 못받았다고 해야한다"라며 검찰 수사 등에 대비하는 모습도 보였다.

대기업의 '발목'을 비틀어 수백억원을 강제 모금한 미르재단과 관련해서도 입맞추기는 이어졌다.

최씨는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이 언론과 인터뷰한 것을 언급하며 "큰일났다. 정신바짝차려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최씨는 "걔네(이성한 사무총장 등)들이 완전 조작이고, 얘네들이 이걸 훔쳐서 했다는 걸로 몰아가야 한다" "이성한이도 아주 계획적으로 돈도 요구했다는 것으로 분리 안시키면 (우리는) 다 죽는다"는 등 사건 전반을 치밀하게 은폐하려한 정황도 포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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