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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박진호의시사전망대] "AI 방역 매뉴얼만 102가지…다 지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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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담 : 이용건 오리협회 부안군지부장 & 서상희 충남대 수의학과 교수

이용건 오리협회 부안군지부장
- 부안군 24개 중 15개 오리농가 18만2300마리 살처분
- AI로 세번째로 살처분, 정부 늑장대응에 안이한 태도
- 정부 소독과 매몰이 방역다한 것, 시스템 전면개조해야
- 사육 오리만 살처분, 야생 오리는 왜 그냥두나?
- 방역 매뉴얼만 102가지, 열악한 농가들 다 갖출 수 없어

서상희 충남대 수의학과 교수
- AI 바이러스 초등 대응 지연으로 전국 확산된 것
- AI 무조건 살처분? 재고려 필요
- 동남아처럼 백신과 제한적 살처분으로 가야
- AI, 농가 단순 방역으로 막을 수 있는 바이러스 아냐
- AI 계란 속 침투 안돼, 익혀 먹으면 안전
- AI 인체 감염은 백만개 바이러스 폐에 노출돼야 전이
- 닭 오리 '복지'사육이 AI 예방책? 비용 문제가

▷ 주영진/사회자:

지난달 16일 전남 해남 닭 농장과 충북 음성의 오리 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인 AI가 발생한 지 한 달도 안 돼서 살처분한 닭과 오리가 1,200만 마리를 넘어섰습니다. 어제부로 경기도 김포시에서도 의심 신고가 접수돼 인근의 인천, 강화군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고 합니다. 방역을 강화했는데도 불구하고 정말 속수무책이다. 이런 생각밖에 들지 않는데요. 이번 시간에는 탄핵 정국에 가려졌던 AI 상황을 점검해 보려고 합니다. 먼저 잘 키웠던 오리를 AI 때문에 살처분할 수밖에 없었던 전북 부안군의 이용건 씨 전화로 연결해서 상황이 어떤지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이용건 선생님.

▶ 이용건 오리협회 부안군지부장:

네. 반갑습니다.

▷ 주영진/사회자:

예. 요즘 심경이 말이 아닐 것 같은데요. 이번에 피해가 어느 정도나 됐는지 궁금합니다.

▶ 이용건 오리협회 부안군지부장:

현재 우리 면에는 오리 농가가 총 24개 농가가 있는데 이 중에 15개 농가가 매몰했어요. 마리 수는 18만 2,300마리고요. 이 중에 양성 농가가 2개, 음성이 13개 농가가 나왔습니다.

▷ 주영진/사회자:

예. 그러면 AI 의심 신고하시고 얼마 만에 살처분하신 겁니까?

▶ 이용건 오리협회 부안군지부장:

그러니까 지금 폐사체 검사에서 나와서 그 다음에 의심 신고 농가. 그래서 약 이틀 만에 전부 다 매몰 처리했죠.

▷ 주영진/사회자:

일단 죽은 오리 폐사체를 검사해서 그 결과가 나오고 이틀 만에 살처분하셨다. 이런 말씀이시죠? 그런데 이번에 오리를 12,000마리 묻으셨다고 하는데. 과거에도 이렇게 많이 묻으신 적이 있으십니까?

▶ 이용건 오리협회 부안군지부장:

지금 세 번째나 묻었습니다. 2008년도에 한 번 묻고요. 2014년도에 묻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또 묻고요.

▷ 주영진/사회자:

애써 키운 오리를 그야말로 산 채로 묻을 수밖에 없었던 그 심경. 저로서는 상상이 잘 안 될 정도인데. 가슴이 많이 아프실 텐데요. 정부가 늑장 대응한 것 아니냐. 이런 얘기가 나오는데. 현장에서 느끼시기에도 그렇습니까?

▶ 이용건 오리협회 부안군지부장:

네. 그렇습니다. 굉장히 정부가 늑장 대응뿐만 아니라 안이한 태도로 움직였다고 생각해요.

▷ 주영진/사회자:

가령 어떤 부분이 그렇게 느껴지셨어요?

▶ 이용건 오리협회 부안군지부장:

첫 번째는 방역 소독과 매몰입니다. 우리 축산 농가가 하는 일이 소독과 매몰. 이 두 가지는 우리가 항상 하는 일입니다. 이것을 지금도 현 정부는 하고 있으니. 그래서 시스템을 바꾸자는 겁니다. 우리가 안 죽고 건강하다면 매몰 구제, 보상 이런 것 필요하겠습니까? 그래서 이 방역 체계 시스템을 전반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 주영진/사회자:

지금 말씀하신 것을 보니까 정부 대응에 대해서 상당히 분노하고 계시다. 이런 느낌이 드는데요. 이런 말씀하신 내용들을 정부에서 나온 당국자와 이야기하고, 건의하고. 그래보셨습니까?

▶ 이용건 오리협회 부안군지부장:

지금 농산부에서 나온 주무관님하고도 이야기 해보았습니다.

▷ 주영진/사회자:

그런데 그 쪽 정부쪽에서는 어떤 반응이 없었습니까?

▶ 이용건 오리협회 부안군지부장:

정부쪽에서는 할 수가 없다는 얘기예요. 어제 6시경 우리 지역에 몇 십만 마리의 가창오리가 군무를 일으키고 있는데. 가창오리 다 잡아야죠. 집에서 사육하는 오리는 죽이면서 야생 오리는 왜 그냥 놔두는지 모르겠습니다.

▷ 주영진/사회자:

혹시 일각에서 나오는 이야기가 우리 축산 농가들도 열심히 미리 대비한다고는 하시는데. 평소에 이 방역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지 않느냐. 이런 얘기도 있는 게 현실입니다. 그런 얘기 좀 들어보셨습니까?

▶ 이용건 오리협회 부안군지부장:

정부에서는 그러죠. 방역 매뉴얼 102가지나 만들어서 점검합니다. 정부에서 방역 점검을 하고 있어요. 하고 있는데 지금 우리 사육 농가들이 좀 열악합니다. 열악해서 정부가 갖춘 102가지를 다 갖출 수가 없어요.

▷ 주영진/사회자:

이런 조류 인플루엔자 발생할 때 일반 소비자들. 사실은 걱정도 많고 닭이나 오리, 달걀 같은 것들 먹을 수 있는지 걱정도 많은데. 직접 닭, 오리 사육하시는 입장에서 일반 소비자들에게 당부하실 말씀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 이용건 오리협회 부안군지부장:

지금 우리가 AI, 조류 인플루엔자가 걸렸다고 소비자들이 기피를 하고 있는데. 이것 끓여먹으면 아무 문제없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축산 농가는 날마다 여기 살고 있는데도 아무 문제없이 건강하게 잘 살고 있습니다. 그러니 소비자들께서도 안심하시고 우리 닭 먹어도 된다는 생각입니다.

▷ 주영진/사회자:

예.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전국오리협회 부안군지부장 이용건 선생님과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이번 AI는 역대 최악의 피해 사례로 기록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2003년 이후 연례행사처럼 매년 발생하고 있는데. 유독 올해 피해가 이렇게 커진 이유가 무엇인지. 또 중국에서 인체 감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나오면서 불안감도 상당히 커지고 있는데. 관련해서 충남대학교 수의학과 서상희 교수와 자세한 말씀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서상희 교수님.

▶ 서상희 충남대 수의학과 교수:

네. 안녕하세요.

▷ 주영진/사회자:

이번 AI가 역대 최악의 피해 사례로 기록될 수도 있다. 이런 전망도 나오고 있는데요. 이렇게 올해 피해가 커진 이유가 있습니까?

▶ 서상희 충남대 수의학과 교수:

예. 여러 가지 복합적으로 볼 수 있는데요. 저는 기본적으로 10월 28일 날 철새 분변에 대해서 바이러스 샘플을 확보하고.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 확인하는 게 11월 11일. 상당히 지연됐거든요. 그래서 기본적으로 사실 새에서 바이러스가 나오면 그게 50%, 50%거든요. 다시 말하면 새들이 밤에 농장에 가서 오염될 수도 있고요. 결국은 방역 시스템이라는 것은 새로운 바이러스가 국내에 도입되면 신속하게 진단이 이뤄져서 초동 방역이 중요한데요. 사실 하루에 움직이는 사료 차량이나 우리 전국적으로 수의사도 그렇고 엄청나게 많이. 그 다음에 출하하려면 출하 차량도 움직이거든요. 그래서 바이러스 측면에서는 엄청나게 전파될 수 있기 때문예요. 저는 초동 대응이 상당히 지연됐다. 그래서 큰 원인이 될 수 있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주영진/사회자:

초동 대응을 제 때 하지 못해서 피해가 커졌다는 말씀이신데. 조류 인플루엔자 발생할 때마다 말이죠. 늘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는 게. 저렇게 산 채로 매몰하는 대량 살처분만이 유일한 방법인가. 이런 생각들 하시는 분들이 있어요.

▶ 서상희 충남대 수의학과 교수:

예. 기본적으로 선진국 경우는 10년, 20년에 한 번 정도 고병원성 AI가 발생하거든요. 그런 경우에는 살처분하면 가장 깨끗하게 빨리 처리할 수 있어서 그렇게 하는데요. 국내는 거의 중국이나 동남아 수준인데 살처분 정책을 도입하다 보니까 상당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거죠. 그래서 중국, 동남아 경우도 대다수 국가들이 백신과 제한적인 살처분을 병행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우리도 지금쯤은. 사실은 백신을 한다고 변종 바이러스 생기는 것도 과학적으로 성립되지 않거든요. 그런데 무조건 살처분 정책하는 것은. 저는 지금쯤은 우리가 고려해야 된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주영진/사회자:

살처분이 아닌 다른 대응 방식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 수 있을까요?

▶ 서상희 충남대 수의학과 교수:

기본적으로 백신을 도입하는 겁니다. 백신을 하고 바이러스 검사를 제대로 해서. 바이러스가 없는 농장은 세상에 100%는 없잖아요. 그러면 제한적으로 살처분하면. 이런 피해는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요. 우리나라는 가금류를 수출하는 국가가 아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저는 백신 정책을 하고 살처분을 병행하면 많은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주영진/사회자:

그러니까 지금처럼 발생 농가로부터 반경 500m인가요? 500m 이내의 모든 가금류를 살처분하는 이런 방식에서. 발생 농가의 가금류만 살처분하는. 이런 식으로 변화할, 바꿀 필요가 있다는 말씀이시죠?

▶ 서상희 충남대 수의학과 교수:

그런데 문제는 백신을 도입하지 않고는 상당히 어렵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국내가 알다시피 좁은 국가에 많은 가금류를 사육하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선택적으로 발생 농장만 살처분을 하면 좋은데. 사실 관계당국에서 바이러스 검사하면 거의 다 감염이 돼있거든요. 벌써요. 그래서 살처분하는 건데요. 백신 정책을 도입하지 않고는 살처분을 줄이기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 주영진/사회자:

조금 전에 제가 이야기 나눠본 이용건 선생님 말씀이. 왜 이렇게 축산업자들이 키우는 닭과 오리만 문제 삼느냐. 야생 철새들은 왜 가만 놔두고. 이런 얘기들을 했는데. 야생 철새에 대한 대응. 이런 건 없습니까?

▶ 서상희 충남대 수의학과 교수:

사실 상당히 어렵고요. 기본적으로 저희들이 농림부도 그렇고 바이러스 검사를 계속 하고 있는데. 거의 5,000건에 하나 나올 수준이거든요. 그래서 결국은 바이러스는 사실 고병원성 AI 같은 경우는 농민들이 단순한 방역으로 막을 수 있는 바이러스는 아니기 때문예요. 저는 국가적인 총체적 시스템이. 그동안 보면 다 농민들이 신고한 후에 바이러스 검사하고 500m 예방적 살처분을 하고. 그런 게 쳇바퀴처럼 계속 돌고 있거든요. 그래서 국가적 근본적인 체제를 바꾸지 않고는 해결이 어렵지 않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 주영진/사회자:

예. 일단 많은 분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것은요. 이 조류 인플루엔자가 발생하면 닭과 오리, 달걀 먹어도 되는지. 이런 부분 아니겠습니까?

▶ 서상희 충남대 수의학과 교수:

그런데 AI 경우는, 중국 경우는 위생이 안 좋아서 감염되는 것이고요. 특히 국내 경우는 위생이 좋고. 특히 AI 경우는 사실 막이 있는 바이러스라서, 세포막을 떼고 나면 다시 말하면 열에 너무나 약한 바이러스이기 때문예요. 끓여 먹으면 좋고. 특히 조류 인플루엔자는 다행히도 특히 조류 인플루엔자는 다행히도 난계대전염, 다시 말해 계란 속으로 들어가는 바이러스는 아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거의 계란 경우도 시중에 나올 때는 세척하고 나오기 때문예요. 그래서 안에는 바이러스가 없는 바이러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끓여 드시면 안전하고. 그동안 그렇게 해서 큰 문제가 없었습니다.

▷ 주영진/사회자:

예. 저희는 깨끗한 위생 환경을 갖춘 나라이니만큼. 잘 익혀만 먹으면 별 문제가 없다. 이런 말씀이신 것 같고요.

▶ 서상희 충남대 수의학과 교수:

예. 인체 감염은 소위 말하면 백만 개 이상의 바이러스가 폐에 노출되어야 가능하거든요. 그런데 국내는 그런 환경이 아니기 때문에. 과학적으로도 큰 문제는 없으리라고 생각됩니다.

▷ 주영진/사회자:

그리고 닭과 오리, 가금류를 키우는 축산업자들. 어떤 농장에서는 최근 3년 동안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가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 왜 그런가 하고 봤더니 닭을 8시간 이상 자게 하고 닭들이 마음껏 움직일 수 있게 했다. 이런 얘기들이 있는데. 일반 양계 농가는 밤에도 전등 켜놓고 닭들이 밀집돼있는 상태에서 사육하지 않습니까? 이런 환경들이 혹시 AI 발생과 관련돼있는 것 아니냐. 이런 이야기도 있는 것 같던데. 어떻게 보십니까?

▶ 서상희 충남대 수의학과 교수:

기본적으로 바이러스는 결국은 숙주의 면역 시스템과의 싸움이거든요. 결국은 위생 환경이 좋으면 바이러스에 감염되더라도 바이러스 복제량이 줄기 때문예요. 그러면 감염원도 줄기 때문에. 복지 상태나 건강하게 지내면 도움이 되는데요. 그렇지만 현실적인 문제가 다가오는 거죠. 예를 들면 비용이 많이 들잖아요. 그러면 계란 값이나 가금류 값이 올라가니까. 우리 국민들 사실 아주 저렴한 가격으로 닭고기나 계란을 소비하는데. 그런 현실적인 문제까지 고려해야 되니까. 저도 무조건 복지적으로 하라. 이렇게 하기도 상당히 어려운 측면도 있습니다.

▷ 주영진/사회자:

현실적으로 AI 막을 수 있는 뾰족한 대책은 마련하기 쉽지 않은데. 어쨌든 간에 앞으로도 계속 관심을 갖고 정부에서 제대로 대응할 수 있도록 우리 서상희 교수님 같은 전문가 분들이 정부를 향해서 여러 가지 내용들 건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서상희 충남대 수의학과 교수:

네. 감사합니다.

▷ 주영진/사회자:

지금까지 충남대 수의학과 서상희 교수와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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