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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트럼프 쇼크]환율 1200원? "브렉시트보다 충격 오래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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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급등·채권 금리 하락해 변동성 확대

트럼프 공약 이행 관건…美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

뉴스1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될 가능성이 커진 9일 오후 원달러 환율이 전일대비 14.50원 오른 1149.50원에 장을 마감했다.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명동사옥 딜링룸의 딜러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2016.11.9/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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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정연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후보의 당선이 사실상 확정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전망이다. 특히 최순실 리스크로 고초를 겪은 국내 시장은 예상치 못한 트럼프 공포까지 덮쳐 환율 급등과 채권 금리 하락 등의 파고에 휩쓸리게 됐다.

9일 달러/원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14.50원 오른 1149.50원으로 마감했다. 6원 내린 1129원에서 개장한 환율은 오전 11시 넘어 트럼프 후보 가능성이 커졌다는 소식에 1157.30원까지 28원가량 치솟았다.

국내 시장은 브렉시트라는 큰 충격을 한 차례 겪어 학습효과가 있었음에도 그에 버금가는 충격 양상을 보였다. 이날 환율의 일중 변동 폭은 28.6원이었다. 브렉시트 당시 6월 24일 환율은 29.7원 오른 1129.9원으로, 일중 변동 폭은 33.10원이었다.

외환당국의 비공식적인 구두 개입에도 역부족이었다. 실제 급격한 변동이 있었던 1157원대 등에서 당국의 개입으로 추정되는 물량이 확인되기도 했다.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1157원대에서 눈에 띄었다. 오후장에서도 상승세가 잘 안 꺾이니 들어온 듯하다"며 "다만 환율의 방향을 바꾸기는 어려웠다"고 말했다.

◇브렉시트 때 기록 1180원 돌파하나

금융시장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트럼프 후보가 보호무역주의를 자극하는 일종의 '쇄국' 정책을 공약으로 내걸었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중국을 겨냥한 통상 압박도 예고해 위안화에 따른 원화 변동성 확대도 불가피하다. 내우외환이 심한 원화의 약세는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 초단기 여파에 그쳤던 브렉시트와 달리 대통령 이슈는 즉각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켜 그 영향이 내년까지도 지속할 수 있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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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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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브렉시트 때 기록했던 달러/원 1180원대는 도달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다수다. 이를 넘어 1200원대를 달성할 것이냐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관건은 미국 금리 인상 기대 후퇴 속 달러화의 추가 강세 재료가 나오냐는 것이다.

정성윤 현대선물 연구원은 "트럼프의 사실상 당선으로 그 충격은 브렉시트보다 더 퍼지고 오래 이어질 수 있다. 당분간 안정을 찾기 힘들 것"이라며 "신흥국 경제가 개선되지 않는 상황에서 트럼프 정책 변수가 작용해 단기적인 흐름마저 예측하기 어려워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1170~1180원까지 도달 가능해 보인다"고 전망했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정책 강도가 수정될 것이란 기대가 반영된다면 예상보다 빨리 안정을 찾을 수도 있다, 이날 미국 S&P선물 등의 지수 고려하면 브렉시트 대비 충격은 70% 정도였다"며 "만약 금융 불안이 확대하면 연내 금리 인상이 제한돼 달러 강세 압력도 줄어들 것이다. 1200원 도달은 추가 달러화 강세 재료가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수출 등 환율에 따른 국내 교역 여건에는 중국과 미국의 역할이 절대적인 만큼 셈법도 복잡해졌다. 보통 원화 약세는 수출 호조로 이어질 수 있으나 이번은 사정이 다르다. 트럼프 정책이 공약대로 진행된다면 국내 교역의 절대적인 규모가 감소할 수 있어서다.

하건형 연구원은 "국내는 중국을 거쳐 미국으로 들어가는 중간재 생산을 많이 하고 있다"며 "원화 약세가 단순히 트럼프 정책 여파를 떠나 국내 시장 펀더멘탈에 대한 우려로 야기될 수도 있어 문제"라고 진단했다.

◇12월 인상 가능성 저하…금리 하락세 지속

이날 불거진 안전자산 선호 심리로 채권금리도 비교적 큰 폭으로 하락했다. 국고채 3년물은 전일보다 2.3bp 하락한 1.402%, 10년물은 3.1bp 내린 1.671%를 기록했다. 3년 국채선물은 전일보다 15틱 상승한 110.50, 10년 선물은 무려 60틱 오른 130.60으로 마감했다.

대선 결과를 초강세로 선반영한 국내 채권시장은 오늘 밤 미국 채권시장이 어느 정도 반응할지에 주목하고 있다. 길게는 12월 인상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연내 금리 방향을 좌우할 것으로 봤다.

특히 전문가들은 지난 11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물가와 경기 판단에 대한 의견은 개선됐음에도 인상 가능성은 모호하게 표현한 점을 주목하고 있다. 그 배경에는 이번 대선 결과의 불확실성을 염두에 뒀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다수다.

김진평 삼성선물 연구원은 "당선 이후 발언이나 공화당이 제기하는 이슈에 따라 연말까지 불확실성이 시장을 지배해 연준의 금리 인상에도 부담이 생길 것이다. 12월 인상이 어려워 보인다"며 "연말까지 금리는 낮은 흐름을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j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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