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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한국에 1조 원 가치 스타트업 200개가 필요하다”, 소프트뱅크벤처스 문규학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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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뱅크벤처스 문규학 대표

오늘 테크 스타트업 전문 엑셀러레이터인 블루포인트파트너스가 개최한 ‘제1회 데모데이’에서 소프트뱅크벤처스 문규학 대표가 ‘당신은 기업가인가?’라는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그는 “대한민국의 미래는 기술 기반 스타트업에게 달려있으며, 세계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독보적인 기술적 진보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아래는 그의 강연 전문을 정리한 것이다.

사업계획서의 90%는 거짓말, 그래도 투자하고 싶은 기업이 있다

기업가를 의미하는 안트로프러너(entrepreneur)는 불어에서 유래했다. ‘착수하다’, ‘모험하다’, ‘감행하다’라는 어원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투자를 고려하는 기업에게 3년, 5년짜리 사업 계획서를 받아서 그 성장 가능성을 평가한다. 그런데 투자를 진행한 후, 1년 뒤 그 사업 계획서를 열어보면 90%가 거짓말이다. 그 사업 계획서에 적혀있는 실적을 제대로 달성한 기업은 하나도 없다.

그렇다면 이들은 기업가인가, 거짓말쟁이인가. 결과적으로는 투자받기 위해 거짓말을 한 거다. 그런데 사실 투자자는 알고도 속아 준다. 그 사업 계획서가 거짓말인지를 이미 알고 있다는 소리다. 그렇다면 왜 거짓말쟁이에게 투자하고 있을까?

거짓말 하는 사람도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 한 부류는 자기가 거짓말을 했기 때문에 전전긍긍하며 힘들어하고 외로워하고 좌절한다. 이런 사람들은 당연히 결과가 좋지 않다. 다른 한 부류는 처음을 거짓말로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전진하고 또 도전한다. 전자인지, 후자인지는 딱 보면 안다.

현실 앞에 고난과 모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툴툴 털고 일어나서, ‘올해 못했으면, 내년에 달성하면 되지’라고 생각하는 자신감 있는 사람에게 우리는 투자하고 있다.

100대 기업 중 48개가 그다음 해에 사라진다

데모데이라는 포털에서 2014년과 2015년, 2년 연속으로 올해 100대 스타트업을 선정했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2014년에 100대 스타트업으로 꼽혔던 기업 중 48개 기업이 그다음 해에 사라졌다는 것이다. 두 가지 경우의 수가 있다. 스타트업 규모를 넘어서 크게 성장했거나, 망해버렸거나. 이곳은 굉장히 격렬한 시장이다.

심지어 글로벌을 내다볼 때, 이미 플랫폼 비즈니스 분야에서는 구글·페이스북·텐센트 등이 아성을 떨치고 있어 이들을 넘어서기 힘들다.

한국은 어떤가. 지난 십수 년 동안 수많은 기업이 온갖 노력을 해왔지만, 결국 돈을 버는 것은 검색포털·상거래·게임이었다. 이들이 진정한 기술적 진보를 끌어냈다고 볼 수 있나?

해외 유력 시장조사기관에서 2016년 전 세계 유망 빅데이터 기업을 모아놓은 도표가 있다. 이 중 한국 기업은 교육 스타트업 ‘노리(knowre)’ 한 곳 뿐이다. 한국은 여전히 정보 통신 강국일까? 더 이상 아니다. 이제는 계급장 떼고 뛰어야 할 때가 왔다. 이제는 세계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독보적인 기술적 진보가 필요한 때라고 생각한다.

1조 짜리 스타트업 200개가 필요하다

중국에는 영화 <300>을 패러디 한 <심천 300>이 있다. 이건 샤오미 수준의 스마트폰을 만들 수 있는 회사가 심천에만 300개가 있다는 뜻이다. 한국엔 몇 개나 있을까. 팬텍 등 몇개 기업이 있었지만, 현재는 역사의 주인공이 아니다.

감히 예언하자면, 이제 대한민국의 미래는 기술 기반 기업에 달려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업인 S 전자의 시가 총액이 200조 원이다. 하지만 핀란드 경제의 40%를 책임지고 있던 노키아가 망할 거라고 예측했던 경제 전문가는 2007년 기준 한 명도 없었다. S 기업도 장담할 수 없다. 평생 부귀 영화를 누릴 것 같았던 중동의 산유국들도 독일과 중국이 전기 자동차 보급에 속도를 내면서 위기를 겪고 있다. 그런 시대가 온다.

처음 스타트업을 시작할 때 200조 원 기업을 만들어야겠다는 목표를 갖는 것은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적어도 1조 가치의 기업 200개가 생겨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난 20년 스타트업 역사상 1조 가치의 기업이 20여 개가 나왔다. 1조짜리 기업 200개가 의기투합한다면 한국에도 미래가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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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정새롬(sr.jung@platu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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