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6 (금)

욕-막말 않고도 월수입 2000만원 ‘BJ계 유재석’

댓글 5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시청자 130만 끌어모은 ‘대도서관’

아프리카TV 떠나 유튜브로 옮겨… 별풍선 대신 콘텐츠따라 광고수익

“中등 해외시장 개척 나설 것”

동아일보

인터넷 방송계의 유재석’으로 불리는 BJ(개인방송운영자) 대도서관 (본명 나동현). 방송에선 장난스러운 말투를 쓰지만 1인 방송의 미래를 이야기하는 그는 진지하고 차분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대도서관(본명 나동현)은 ‘인터넷 방송계의 유재석’으로 불리는 톱 BJ(개인방송 운영자)다. 인터넷에서 그의 방송을 보는 시청자만 130만 명에 이른다. 그는 최근 1인 방송을 독점해 온 동영상 플랫폼인 ‘아프리카TV’를 떠나 유튜브로 무대를 옮겼다. 그의 이적은 다른 유명 BJ들의 연쇄 이탈을 불러 1인 방송 시장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19일 서울 서초구 우면동 EBS방송센터에서 나 씨가 그리는 1인 방송의 미래를 들었다.

그는 “아프리카TV에서 한국 시청자만 대상으로 방송했지만 유튜브는 국내외 시청자를 대상으로 방송을 하는 플랫폼”이라며 말을 꺼냈다. 개인방송 운영자가 무대를 유튜브로 옮기면 무엇이 달라질까. 그는 “콘텐츠 경쟁력과 BJ들의 위상이 높아지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부분의 국내 BJ들은 아프리카TV 생방송 중 시청자가 주는 ‘별풍선’(현금 아이템)을 수입원으로 삼는다. 플랫폼을 유튜브로 옮기면 당장 별풍선을 받을 순 없지만 콘텐츠의 질에 따라 광고 수익을 얻는다. 이 때문에 BJ들이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콘텐츠 대신 양질의 콘텐츠를 생산할 것이라고 그는 내다봤다.

나 씨는 2010년부터 1인 방송을 시작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신규 콘텐츠 개발을 하는 평범한 직장인이었지만 과감히 회사를 나와 BJ가 됐다. 그의 주요 콘텐츠는 게임. 아프리카TV의 1인 방송이 욕설과 선정성 논란에 시달리는 와중에도 방송에서 욕과 막말을 하지 않아 인기를 얻었다.

나 씨는 2013년 한 케이블 방송에서 수입을 공개하며 BJ도 엄연한 콘텐츠 사업자임을 알렸다. 그 전까지는 혼자 카메라를 켜고 ‘원맨쇼’를 하는 BJ가 전문 직업인으로 인정받기 힘들었다.

“수입을 공개하기로 한 건 전략적인 판단이었어요. 직업인으로서 BJ가 평범한 직장인보다 더 큰 돈을 번다는 사실을 아무도 모르던 때였거든요.”

그의 수입은 월 2000만 원 정도. 방송이나 기업과의 미디어 협업 등으로 얻는 수익을 더하면 한 달 수입이 웬만한 기업 직원의 연봉과 맞먹는다.

“사실 수입이 민감한 부분이잖아요. 그런데 1인 방송 시장의 크기를 키우기 위해 일부러 인터뷰마다 밝히고 있어요. 제가 그래도 선두주자인데 수입이 적으면 BJ에 대한 대중이나 시장의 인식이 개선되기 어렵겠죠.”

나 씨는 유튜브에서 중국 등 해외 시장의 문을 두드리기 위한 콘텐츠를 곧 선보일 예정이다. 최근 어린이 콘텐츠 전용 스튜디오를 마련해 이르면 이달 말부터 방송을 시작한다. 그는 “다른 BJ들에게 억지로 유튜브로 오라고 할 수 없지만 여기서 성공한다면 자연스레 많은 BJ들이 넘어올 것 같다”며 “그럴 경우 BJ들이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방송만 한다는 선입견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전체 댓글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