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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차세대 반도체 '흑린' 두께 자유자재로 조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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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연, 산화하는 단점 역이용해 박막 두께 원하는 대로 식각

(대전=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차세대 반도체 소재로 주목받는 '흑린'의 박막 두께를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권혁상·김정원 박사와 포스텍 류순민 교수 공동 연구팀은 흑린의 단점을 역이용해 흑린 박막을 원하는 두께로 식각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연합뉴스


인(P) 원소로 구성된 흑린은 그래핀처럼 한 층으로 된 2차원 물질로, 두께가 원자 수준으로 얇고 그래핀에는 없는 밴드갭이 있어 쉽게 전류를 통제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그래핀을 이을 차세대 전자소자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공기 중 빛과 반응해 빠르게 산화한다는 치명적인 단점 때문에 상용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흑린은 산소와 수분, 빛이라는 세 가지 조건을 주면 빛에 의해 흑린 속 전자가 들떠 물속 산소로 전달되면서 활성산소를 형성, 표면이 자연 산화된다.

연구팀은 오히려 산소와 빛을 이용해 흑린 박막을 원하는 두께로 식각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우선 밀폐된 공간에 흑린을 넣고 1기압의 산소를 유지함으로써 상대 습도를 낮춰 산화반응을 억제했다.

이어 자외선을 쪼여 만들어진 활성산소를 이용해 자연 산화에 비해 100배 이상 빠른 반응 속도로 흑린 표면을 식각, 짧은 시간에 원하는 두께로 박막을 제조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오존(O₃)을 이용하면 흑린의 식각 반응이 잘 일어난다는 것을 확인했으며, 부산물로 만들어지는 산화물을 물로 세척하면 완전히 제거할 수 있고 흑린의 자연 산화를 지연시키는 데도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화학회'(ACS)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에이씨에스 나노' 지난달 1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jyo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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