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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DTIㆍLTV 완화 2년의 궤적③] 신기록 제조기 된 가계부채…1300조 돌파 초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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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이후 가계부채 증가율 10%대로 껑충

-주택담보대출이 가계부채 증가 견인

-정부 ‘대출 옥죄기’ 해법…높은 대출이자에 소비절벽 우려 지적도


[헤럴드경제=황유진 기자] 가계부채가 역대 최대 기록을 잇달아 새로 쓰고 있는 가운데 이런 추세라면 연말까지 1300조원을 돌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4일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국내 가계부채(가계대출+판매신용) 총액은 1257조원을 넘어섰다. 올 상반기 동안 54조원이나 늘어난 셈인데 이는 상반기 기준으로 한은이 가계부채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2년 4분기 이후 역대 최대 규모다.

올 하반기에도 은행의 가계대출은 급증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 올 7월에는 은행의 가계대출이 6조3000억원 늘었고 8월엔 8조6000억원, 9월에도 6조1000억원이나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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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9월 은행의 가계대출 규모는 한은이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8년 이후 매년 9월 기준으로 지난해 6조2000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2010년부터 2014년까지 9월 평균 증가액 1조6000억원과 비교하면 3.8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보통 9월은 추석 명절에 따른 상여금 등으로 가계의 대출수요가 적은 달인데도 증가액이 전월대비 6조원 이상 늘었다”면서 “지난 8월의 8조6000억원보다 줄었다고 해도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가계부채 증가 규모는 DTI(총부채상환비율) 및 주택담보인정비율(LTV) 등의 부동산 규제 완화와 저금리 기조가 강화된 2014년 이후 급증하기 시작했다.

2014년 이후 올 2분기까지 2년 6개월 동안 가계부채는 238조원 늘었는데 이는 지난 2010년부터 2013년까지 4년 간 가계부채 증가액 243조원과 맞먹는 수준이다.

가계부채 증가율을 연도별로 보면 2011년(8.7%)→2012년(5.2%)→2013년(5.7%)→2014년(6.5%)→2015(10.9%)로 지난해 처음 10%대로 올라섰다. 올해는 상반기에만(6월말 기준) 11.4% 증가했다. 4분기 연속 10%대의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급증하는 가계부채는 주택담보대출이 견인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2013년 4분기 가계대출의 48.2%였던 주택담보대출 비중이 올해 2분기 50.9%(640조원)으로 증가했다.

지난 8월 은행 가계대출은 8조7000억원 증가해 올해 들어 가장 많이 증가했는데 이 중 70%인 6조1000억원이 주택담보대출이었다. 9월 은행 가계대출 증가액 6조1000억원 중에서도 87%가 주택담보대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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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


한은 관계자는 “최근 들어 주택담보대출이 가계대출 증가를 견인하는 추세를 나타내고 있어 전체 가계부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정부가 사실상 은행들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에 나서는 등 가계대출 고삐를 죄면서 10월엔 가계부채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중은행도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일제히 올리는 등 대출 관리에 나선 상황이다.

그러나 ‘대출 옥죄기’가 가계의 이자부담을 높이고 소비절벽을 초래하는 또 다른 악순환을 몰고 올 수도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12월에 금리 인상이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연내는 물론 내년 1분기에도 금리를 내리기 어렵다고 본다”며 “시장금리가 당분간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대출금리 인상기조에서 1300조원에 육박하는 부채를 지닌 가계에 신용위험 경고등이 켜질 것”으로 내다봤다.

hyjgo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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