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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불경기’ 변해야 산다 ①] 불황속 ‘대형마트’ ... 업종의 장벽을 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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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요새 대형마트 누가가나요? 가까운 기업형 슈퍼마켓(SSM)이나 저렴한 인터넷 쇼핑을 이용하고 말죠.”

최근 유통업계는 대형마트에 위기가 찾아왔다고 말한다. 지난해부터 물가상승률이 0%대에서 1%대 초반을 오가는 불경기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대형마트의 실적 부진이 유독 심각하다.

통계지표가 이런 분석을 뒷받침한다. 지난 8월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대형마트의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1.3%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같은기간 백화점이 4.1%, 편의점과 온라인쇼핑은 두자리수 성장을 한 것과 비교했을 때, 대형마트의 성장률은 더욱 뼈아프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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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3사는 불황 타개를 위한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기존에 취급하지 않던 상품을 판매하거나 다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이는 모습이다.취급하지 않던 상품들을 주류 판매품목으로 편입시켰다. 이마트의 일렉트로마트, 홈플러스의 제너럴 리퍼블릭과 롯데마트가 추구하는 3세대형 마트, 체험형 매장인 양덕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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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의 부진 원인은 다른 유통업체보다 심각한 경쟁력 악화다. 대형마트는 할인매장을 표방하며 식료품ㆍ생활필수품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해 왔지만, 최근 이런 장점을 잃었다. 저렴한 가격에 물건을 판매하는 SSM과 편의점이 보급되면서 고객은 대형마트에 가지 않아도 집근처에서 저렴한 물건을 구입할 수 있게 됐다.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대형마트보다 한참 싼 가격으로 물건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대형마트는 두 신흥 세력 앞에서 설자리를 일어가기 시작했다.

이에 대형마트 업계는 불황 타개하려고 분주하게 뛰고 있다. 기존에 취급하지 않던 상품을 판매하거나 다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이는 모습이다. 다른 유통업계에서나 취급하던 상품들을 판매하기 시작한 것이다. '하이퍼스토어(Hyperstore)'. 대형마트의 영어 명칭에 걸맞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 판매범위를 점차 늘려가는 과정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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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3사는 불황 타개를 위한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기존에 취급하지 않던 상품을 판매하거나 다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이는 모습이다.취급하지 않던 상품들을 주류 판매품목으로 편입시켰다. 이마트의 일렉트로마트, 홈플러스의 제너럴 리퍼블릭과 롯데마트가 추구하는 3세대형 마트, 체험형 매장인 양덕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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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는 전자제품매장 일렉트로마트 매장수를 점차 늘려가고 있다. 대형마트가 진행하는 사업분야 중에서 가장 매출증가율이 떨어지는 것이 ‘가전’부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지난 8월 조사결과에서는 매출 증가율이 전년 동기대비 0.2% 늘어나는 데 그쳤다. 가전제품은 부피가 커서 오프라인 판매시 상당한 공간을 차지한다. 직접 매장에 전시되는 경우 외에도 물건을 보관해둘 공간이 추가로 들어간다. 그렇다고 매장에서 제외할 수는 없으니, 매출이 부진한 가전부문은 골칫거리로 치부되기도 했다.

하지만 일렉트로마트가 이런 애로사항을 해결했다. 쇼핑에서 소외됐던 남자들을 쇼핑 제도권으로 편입하며 가전 매출에서 재미를 보고 있다.

일렉트로마트의 모토는 ‘남자들의 놀이터’다. 남성들이 즐겨 찾는 가전제품 매장, 인기애니메이션의 피규어 매장과 주류 코너를 함께 배치했다. 매출성과가 뜨거웠던 반응을 반영한다. 일렉트로마트는 출범 1년 반 만에 10개 매장을 오픈했다. 첫번째 매장인 일렉트로마트 이마트 킨텍스점은 오픈 10개월만에 매출 300억원을 달성하는 성과를 거뒀다.

홈플러스는 최근 패션기업인 파크랜드와 손잡고 남성 SPA(제조ㆍ유통 일괄형)라이프스타일숍 ‘제너럴 리퍼블릭’을 선보였다. 유통업계는 각자 자체브랜드(PB)를 갖고 있지만, 자체브랜드에 맞게 실속, 보급형 의상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홈플러스는 파크랜드와 손잡고 슈트와 드레스 셔트, 남성용 액세서리를 판매하는 매장을 선보였다. 업체측은 이전에 선보이지 않던 고급 의류제품의 입점이 매출증대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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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3사는 불황 타개를 위한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기존에 취급하지 않던 상품을 판매하거나 다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이는 모습이다.취급하지 않던 상품들을 주류 판매품목으로 편입시켰다. 이마트의 일렉트로마트, 홈플러스의 제너럴 리퍼블릭과 롯데마트가 추구하는 3세대형 마트, 체험형 매장인 양덕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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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모 홈플러스 몰 남성스포츠팀장은 “‘그루밍족’처럼 자신에게 투자하는 남성이 늘어남에 따라 유통업계도 남성 전용 쇼핑공간 마련에 신경을 쓰고 있다”며 “제너럴 리퍼블릭은 유행에 민감하고 합리적인 소비를 지향하는 남성의 요구에 맞춰 쇼핑공간은 물론, 라이프스타일도 체험할 수 있는 이색공간”이라고 말했다.

롯데마트는 대형마트들은 ‘체험형 마트’를 도입하겠다고 나섰다. 상품을 구입하는 행위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쇼핑 자체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듦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체험형 마트를 통해 ‘상품판매’에만 국한돼 있던 마트의 쓰임을 ‘즐기는 마트’까지 확장하며, 백화점과 대형 쇼핑센터도 경쟁상대로 삼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한국처럼 백화점이 명품숍과 세일매장을 모두 포괄하는 국가에서 롯데마트가 ‘체험형매장’을 모토로 삼고 백화점, 쇼핑센터와 경쟁에 나선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도 “최근 대형마트가 할인점(discount store)에서 대형마트(hyper store)로 명칭이 완전히 바뀐 상황”이라며 “대형마트는 물건을 사기 위한 장소에서, 직접 다향한 물건을 만져보고 즐길 수 있는 ‘대형 쇼핑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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