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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현장클릭]'인식차'가 부른 카톡·아프리카TV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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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 친구 추천 늘렸다 '원상복귀'… 아프리카TV, 인기 BJ 유튜브 '망명' 사태]

머니투데이

국내 주요 인터넷기업 카카오와 아프리카TV가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자사의 핵심 서비스에 대해 이용자들과 다르게 인식하면서 논란을 자초했다.

카카오는 지난 19일 모바일메신저 카카오톡의 친구 추천 범위를 넓힌 '알 수도 있는 친구' 기능을 도입 하루 만에 폐지했다. 이용자들이 원하지 않는 대상이 추천 목록에 나타나면서 사생활 침해 논란까지 불거졌기 때문이다. 헤어진 연인과 일부러 친구를 맺지 않은 사람들까지 목록에 나타나면서 이용자들의 비판이 불러왔다. 이 기능은 페이스북의 '알 수도 있는 사람'처럼 SNS에서는 일반적으로 제공된다. 카카오는 친구 추천 알고리즘 개편을 통해 사용성 강화를 노렸다. 카카오톡 소통 생태계를 활성화하려는 의도가 담겼다. 하지만 카카오의 시도는 이용자들의 거센 항의 속에 해프닝으로 끝났다.

이용자들이 불특정 다수와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SNS와 달리 모바일메신저는 개인적 영역으로 분류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번 사례에서 확인됐다. 대규모 이용자 기반을 활용한 모바일메신저와 SNS의 사업모델이 비슷해지고 있는 것과는 정반대 현상이다. 카카오가 이번 사태에 빠르게 대응했지만, 6년 넘게 서비스 중인 카카오톡 이용자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점이 아쉽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업데이트는 카카오가 카카오톡 이용자들의 성향을 면밀히 분석하고 있지 못해 벌어진 사태로 보인다"며 "사전에 내부 설문만 돌렸어도 실제 업데이트가 이뤄지진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개인방송 플랫폼 아프리카TV 역시 인기 BJ들의 유튜브 망명 사태로 도마 위에 올랐다. 표면적인 갈등 원인은 상업 방송에 대한 이해충돌이다. 자세히 살펴보면 아프리카TV라는 서비스를 플랫폼과 미디어 중 어떤 유형으로 인식하는지에 대한 차이에서 빚어진 논란이다.

최근 인기 BJ 대도서관(나동현)과 윰댕(이유미)은 아프리카TV에서 유튜브로 활동무대를 옮기겠다고 선언했다. 아프리카TV가 게임 광고 방송을 문제 삼아 사전 협의 없이 방송 정지 처분을 내린 데 따른 반발이다. 대도서관은 플랫폼 사업자인 아프리카TV가 BJ들의 개인적인 활동에 과도하게 개입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김이브, 벤쯔 등 인기 BJ들 역시 아프리카TV 처분을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비판 여론에 동참했다. 이 와중에 아프리카TV가 최근 유튜브 동시 방송 송출을 중단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아프리카TV는 이용약관에 따라 관리자로서 적절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스스로를 '라이브 소셜 미디어'로 규정한 것처럼 미디어로서 관리 측면을 강조하고 있다. 유튜브보다는 방송사에 가깝다는 의미다. 아프리카TV를 개방과 자유로운 이용에 중점을 둔 플랫폼으로 바라보는 이용자들과 명확한 인식차가 드러난다. 아프리카TV 임직원들이 지난 18일부터 전국 4개 지역을 돌면서 이용자들과 대화를 나누기 시작한 점은 그나마 다행이다.

인터넷 플랫폼 사업의 특성상 이용자들이 늘어나고 보편적인 서비스로 거듭날 경우 소유의 개념이 불명확해진다. 이용자들의 주인의식이 강해지면서 기업의 역할과 활동에 제약이 따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기업과 이용자들 간 소통이 중요한 이유다. 기업의 일방적인 결정은 이용자들의 이탈을 부를 뿐이다.

서진욱 기자 sj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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