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6 (금)

112에 “총격” 신고됐는데…숨진 김 경감은 전달 못받고 출동

댓글 4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겨레] 김 경감 도착 전 총격 신고 접수됐지만

총에 맞은 뒤에야 총기 소지 무전 받아

동료들 “알았다면 방탄복 챙겼을 것”

강북서 “총기 소지 알렸다” 해명



서울 강북구 오패산터널 인근에서 성병대(46)씨가 쏜 총에 맞아 숨진 강북경찰서 번동파출소 소속 고 김창호(54) 경감이 성씨가 총기를 소지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 경감이 타고 출동한 순찰차에는 방검복이 있었는데, 방탄효과도 어느 정도 있어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20일 번동 파출소 동료 경찰관들 설명을 종합하면, 사건이 발생한 19일 오후 6시25분께 김 경감과 동료 한 명은 강북구 번동 길거리에서 폭행 사건이 발생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오후 6시29분 현장에 도착한 이들은 성씨의 총기 공격을 받을 때까지 성씨가 총기를 소지했는지 몰랐다고 한다. 한 동료경찰은 “총기 사건인지 알았다면 방탄복을 챙겨 입었을 것”이라며 “그랬다면 이렇게 안타깝게 숨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비통해했다.

성씨는 오후 6시20분께 동네 주민인 이아무개(67)씨에게 한 차례 총을 쏜 뒤 이것이 빗나가자 도망가는 이씨를 쫓아가 둔기로 머리를 때렸다. 그 뒤 전자발찌를 끊고 오패산터널 쪽으로 달아난 뒤 허공을 향해 총 여러발을 쐈다. 실제로 김 경감이 도착하기 전 ‘총격 소리가 난다’는 112신고가 접수됐다. 이때문에 현장에 일찍 도착한 경찰들에게 ‘총기 사고’라는 정보가 제대로 전파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김 경감과 함께 출동했던 경찰관은 “도착할 때까지 총기 사건이라는 걸 몰랐다”고 말했다. 김 경감이 타고 갔던 순찰차에는 방검복이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방검복도 어느 정도 방탄효과가 있다. 특히 사제총이었기 때문에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강북경찰서 관계자는 “총기 사고라는 신고내용이 출동한 경찰관 태블릿에 자동으로 뜬다. 그들이 도착 전 ‘용의자가 총기를 소지하고 있다’는 무전도 전파됐다. 왜 전달받지 못했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 경감은 전날 아내, 아들과 함께 1박2일 여행을 다녀온 뒤 바로 출근했다가 사고를 당했다. 특히 이날 야간 근무였던 김 경감은 동료들이 서울지방경찰청에 교육을 받는 일정이 있어 평소보다 일찍 출근해 대신 근무를 서다 사고를 당했다. 김 경감의 아들은 현재 의무경찰로 복무중이다.

이철성 경찰청장은 이날 오후 김 경위의 시신이 안치된 서울 송파구 경찰병원을 찾아 조문하고 김 경감에게 훈장을 수여했다. 김 경감은 이날 경위에서 경감으로 특진이 추서됐다. 이 청장은 “범인 검거 중 순직하셔서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고인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경찰 본연의 임무인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데 모든 역량을 집결할 것”이라고 했다.

경찰은 이날 살인, 살인미수, 특수공무집행방해죄 등의 혐의로 성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오전엔 성씨의 집을 압수수색해 총기 제작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도구들과 화약을 모으는 데 이용된 완구용 폭죽 여러개를 수거했다. 압수한 휴대전화와 컴퓨터는 디지털포렌식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성씨는 출소 뒤 경찰의 중점관리 대상자였으나 지난 7월 자료보관 대상자로 우범자 관리 등급이 낮아진 것으로 드러났다. 허승 고한솔 김지훈 기자 raison@hani.co.kr

▶ 발랄한 전복을 꿈꾸는 정치 놀이터 [정치BAR]
▶ 콕콕 짚어주는 [한겨레 카드뉴스] [사진으로 뉴스 따라잡기]
▶ 지금 여기 [오늘의 사설·칼럼] [한겨레 그림판] [영상뉴스]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전체 댓글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