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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신동빈 구속영장 기각…초라한 수사 성적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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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롯데그룹 수사는 지난 6월 10일, 호텔롯데를 비롯한 롯데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을 검찰이 동시에 압수수색하면서 시작됐습니다. 압수수색 분량만 트럭 여러 대에 달할 만큼 의욕적인 출발이었습니다. 그동안 신격호 총괄회장을 비롯한 500여 명의 롯데 임직원들이 조사를 받았고, 검찰이 비리의 정점으로 지목한 신동빈 회장에겐 구속영장이 청구됐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오늘(29일) 신 회장에 대한 영장을 기각했습니다. 넉 달 가까이 진행된 롯데그룹 수사의 성적표는 이 한 가지 사실만으로도 낙제점이라고 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정성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새벽 4시까지 대기하던 신동빈 회장은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안도하는 표정이 역력했습니다.

자칫 롯데 경영권을 잃을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을 면했기 때문입니다.

[신동빈/롯데그룹 회장 :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우리 그룹에 여러 가지 미흡한 부분이 많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책임지고 고치겠습니다. 좀 더 좋은 기업을 만들겠습니다.]

신 회장이 경영권 승계를 위해 회사의 이익을 빼돌린 만큼 구속 수사가 필요하다는 검찰의 논리를, 법원은 법리상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검찰은 영장 재청구를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신 회장을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길 거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탈세 혐의를 받고 있는 신격호 총괄회장과 횡령 혐의를 받고 있는 신동주 전 부회장도 불구속 기소 대상입니다.

이미 재판에 넘겨진 신영자 이사장과 신격호 회장의 셋째 부인 서미경 씨까지 총수 일가 5명이 재판을 받는 선에서 수사는 마무리 수순만 남았습니다.

총수 비자금은 찾아내지 못했고, 이명박 정부 당시 제2롯데월드 인허가 과정의 정관계 로비 의혹은 손도 대지 못했습니다.

롯데 경영비리 전반을 수사하겠다고 공언한 애초 목표에 비하면 초라한 결과입니다.

검찰로선 수사 도중 이인원 부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어 총수 일가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연결고리가 끊긴 게 뼈아픈 대목입니다.

(영상취재 : 최준식, 영상편집 : 유미라)

[정성엽 기자 jsy@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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