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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탐사플러스] 내부 문건까지 제공…군납 정보 '줄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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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군납 비리 의혹에 브로커만 등장하는 건 아닙니다. 현역 장교가 군수품 입찰 전에 미리 정보를 유출하고, 군 내부 문서까지 제공해가며 특정 업체를 밀어주기도 합니다. 납품 이후엔 군 부대에 접대를 한 정황까지 있는데요.

계속해서 정제윤 기자입니다.

[기자]

해군에서 사용하는 영국 회사의 방호벽입니다.

그런데 도입되기 전, 업체가 미리 판매권을 계약했습니다.

업체는 어떻게 미리 도입 정보를 알았을까.

취재진이 입수한 해군본부 감찰실의 조사 문건입니다.

중령 이모씨가 도입을 추진 중이던 방호벽 구매 정보를 예비역 대위 출신인 백모씨에게 전달했다는 겁니다.

백씨는 군수물자 납품 업체 대표로 있으면서 2012년에 해당 영국 회사에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해군 측과 이미 납품하기로 협의가 됐다고 말합니다.

이 메일을 본 뒤 영국 업체가 백씨에게 국내 판매권을 준 겁니다.

판매권을 확보한 백씨는 이후 입찰을 통해 정식 납품을 했습니다.

[정해진/전 군수업체 관계자 : (내부 관계자로부터) 어떤 계획을 갖고 있으며, 예산은 얼마가 되며, 수요량은 얼마를 계획을 하고 있고, 향후에 어느 수준으로 구매 진행이 될 거야'라는 소스들을 받죠. 이00 중령이 자기 사관학교 후배거든요. 후배한테 소스를 주는 거죠. 구매 검토하라고…]

이 뿐이 아닙니다.

백씨는 군에 들어가는 천막 입찰도 따냈습니다.

입찰이 있기 전 군에서 만든 문서입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천막이 필요하고, 내년 예산은 얼마인지도 나와 있습니다.

백씨는 군의 이런 구매 계획 역시 미리 입수했습니다.

이렇게 사전에 입수한 문서들 중엔 실제 군에서 뽑은 출력물임을 알 수 있게 관계자 이름이 찍힌 표시까지 보입니다.

이런 과정에서도 역시 '접대 의혹'이 나타납니다.

백씨가 업체 직원과 주고받은 문자에선 군에서 회식비 지원을 요청해 자신의 카드를 줬다며 얼마나 먹을지를 걱정합니다.

정작 백씨는 자신이 해외 군수품 정보가 많아 군측에서 자문을 구해온 것 뿐이라고 해명했습니다.

해군은 해당 부대에 비위 사실을 통보했지만, 관련자들에 대해 어떤 조치가 이뤄졌는지는 민간 측에 밝힐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정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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