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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철도파업 이틀째 승객 불편·산업계 피해 '가중'(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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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열차 운행률 31.5%…물류 차질 가시화

새마을호·무궁화호 60%대만 운행…'큰 혼란은 아직 없어'

연합뉴스

대기중인 열차들.[연합뉴스 자료사진]


(전국종합=연합뉴스) 김준호 기자 = 철도노조가 총파업에 들어간 이틀째인 28일 KTX와 수도권 전동열차, 통근열차 등의 운행은 비교적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무궁화호와 새마을호 등을 이용하는 승객들이 불편을 겪고, 시멘트 등 물류 수송 차질이 현실화되고 있다.

충북과 강원지역을 중심으로 시멘트 수송에 차질이 빚어졌고, 부산신항역과 부산진역 화물량은 파업 전보다 절반 이하로 뚝 떨어지는 등 산업계 피해가 가중되고 있다.

새마을호와 무궁화호 등 일반열차 운행이 평소 60% 수준으로 감축되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열차를 이용하려던 시민이 달라진 운행시간 등으로 불편을 호소했다.

◇ 시멘트 등 물류 운송 '비상'…산업계 피해 가시화

충북과 강원지역은 벌크 시멘트 등 화물운송에 일부 차질을 빚으면서 피해가 나타나고 있다.

충북지역 화물열차 운행률이 평소 3분의 1 수준에도 못 미치면서 제천·단양 지역에 몰려 있는 시멘트 업계 피해가 커지고 있다.

시멘트 업계는 제품 수송의 상당 부분을 철도에 의지하고 있어 파업 일수가 거듭될수록 출하 차질에 따른 영업손실 누적이 우려된다.

코레일 충북본부는 화물열차 운행률에 맞춰 전날부터 업체별 수송물량을 평소의 3분의 1 수준으로 크게 줄였다.

업체별 철도 수송물량을 보면 한일시멘트가 열차 230량에서 80량으로 줄었고, 아세아시멘트는 120∼140량에서 40량으로 감소했다. 성신양회도 철도 수송물량이 3분의 1로 줄었다.

시멘트 업계는 파업을 앞두고 수송 차질에 대비해 지역별 물류센터에 확보해둔 재고가 짧으면 3∼4일, 길어도 일주일이면 바닥이 날 것으로 보고 있다.

각 업체는 철도를 대체할 육상운송 수단 확보에 나섰지만, 가용 차량에 한계가 있는 데다 열차에 비해 수송 능력이 크게 떨어져 제품 공급에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특히 시멘트 업종은 생산라인을 1년 365일 쉬지 않고 가동하는데 출하 차질로 공장에 재고가 쌓이면 이번 주말이나 내주 초쯤 기계설비를 세우고 감산에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강원지역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태백·영동선 화물열차는 이번 파업으로 하루 30회 운행에서 14회로 줄어 운행률이 46.7%에 그치는 등 파행이 이어졌다.

화물열차의 감축 운행으로 시멘트 등 물류의 철도 수송은 하루 평균 1만1천t에서 5천여t으로 절반 이하를 밑돌았다.

파업이 장기화하면 도내 시멘트 물류 수송 차질은 물론 공장 가동 중단에 따른 2차 피해도 우려된다.

쌍용양회 영월공장 관계자는 "파업이 장기화하면 출하량이 줄어 재고가 쌓이면 불가피하게 생산량을 줄일 수밖에 없어 차질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코레일 강원권 물류사업단 김성진 과장은 "벌크 시멘트를 내륙의 완성품 공장으로 보내는 물량이 크게 줄고 있다"며 "필수유지인력과 대체인력 투입 등으로 철도 수송 차질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도권 물류기지인 경기 의왕컨테이너기지(의왕ICD)의 화물수송도 비상이 걸렸다.

이날 철도 수송량은 발송 기준 442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로, 발송해야 할 화물 948TEU의 46.6%에 머물렀다.

의왕ICD는 미처 발송하지 못한 화물 506TEU를 그대로 적치했다.

아직 도착 화물이 집계되지는 않았으나 총 철도 수송량은 하루평균인 1천320TEU의 68.5%인 905TEU(발송 433TEU, 도착 572TEU)를 기록한 전날과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의왕ICD 내 철도 수송을 담당하는 오봉역의 화물열차 운행횟수가 평소의 48% 수준인 32회로 줄어든 탓이다.

물류회사들은 수송이 급하거나 위험물, 중량이 큰 화물을 가려내 열차에 가득 실어 내려보내고, 철도 수송을 대체할 화물차량을 수배하는 등 자체적으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의왕ICD 관계자는 "철도파업으로 철도 수송이 막혀 물류 비상사태가 점차 현실화하고 있다"며 "벌써 의왕ICD 내 곳곳에 미처 수송하지 못한 컨테이너가 조금씩 쌓여 간다"고 전했다.

부산신항역과 부산진역은 파업 전에는 각각 하루 1천401TEU, 534TEU의 컨테이너 화물을 처리했지만, 현재 화물량이 절반 이하로 뚝 떨어진 상태다.

코레일 측은 파업이 일주일이 넘어가면 적체된 화물수송을 위해 대체인력을 투입해 현재 하루 37회 수준의 화물열차 운행을 46회 정도로 늘릴 계획이다.

◇ 새마을·무궁화호 감축 운행…승객 불편 가중

주로 장거리 승객이 이용하는 KTX는 평소대로 운행되면서 큰 혼란을 빚지는 않았다. 다만 새마을·무궁화호 같은 일반열차가 평소 60% 수준으로 감축 운행하면서 이용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이날 오전 경기지역 주요 역사에서는 출근길 큰 혼잡은 없었다.

일부 지하철 대기 시간이 평소보다 길어지면서 승객들이 불편을 겪기도 했다.

안양에서 용산으로 출근하는 김모(31)씨는 "파업 여파에 혹시나 해서 평상시보다 30분 일찍 나오긴 했지만, 크게 붐비지는 않았다"며 "퇴근 시간에는 비슷한 시간대 사람들이 많이 몰릴 것 같아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대체인력이 투입되는 부산역도 비교적 차분한 모습을 유지했다.

새마을·무궁화호는 평소 대비 60%대 운행률을 보여 일부 승객이 불편을 겪고 있지만, 아직 큰 문제는 없는 상태다.

코레일은 출퇴근 시간 외에 비교적 승객이 적은 열차를 우선해 배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레일 부산·경남본부 관계자는 "파업참여율이 높지 않아 아직은 열차 운행에 큰 무리는 없다"고 말했다.

이날 부산역을 이용한 승객 박지영(37·여)씨는 "철도 노사가 머리를 맞대고 합의점을 도출해 파업을 잘 마무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A-트레인(정선아리랑열차)과 O-트레인(중부내륙열차), 바다 열차 등 관광 열차는 운행이 전면 중단됐다.

다만 경춘선 전동열차와 ITX-청춘열차는 정상 운행되고 있다.

한편, 이날 오후 3시 현재 화물열차 운행이 평시 149대에서 47대로 줄면서 운행률이 31.5%에 그쳐 파업 초기부터 물류 차질이 가시화하고 있다.

KTX와 수도권 전동열차, 통근열차는 평시와 같이 100% 운행률을 보였으나, 새마을호와 무궁화호는 운행률이 각각 61.3%와 63.1%에 머물렀다.

전체 열차 운행률은 89.8%였다.

kjunho@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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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춰선 화물열차.[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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