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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철도·지하철파업 첫날 시민 불편…물류 차질 현실화(종합3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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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 운송률 31.1% 그쳐…장기화땐 여객운송도 타격

서울 지하철 퇴근길 혼잡…시멘트 등 철도운송 비중 높은 산업계 '비상'

연합뉴스

(서울·대전·세종·부산=연합뉴스) 유의주 민영규 서미숙 김동규 윤보람 기자 = 전국의 철도와 지하철 노조가 총파업에 들어간 첫날인 27일 낮 시간 여객 운송은 큰 혼란이 빚어지지 않았지만, 퇴근길에는 일부 서울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화물 운송은 차질이 현실화하는 양상이다. 특히 철도운송 비중이 높은 시멘트 업계는 재고가 떨어지는 3∼4일 후 당장 공급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

정부는 파업이 2주차로 접어드는 등 장기화할 경우 여객운송에도 큰 불편이 생길 것으로 보고 대책을 마련하는 한편 노조 측에 파업중단을 재차 촉구했다.

◇ 파업 참가율 34.4%…철도 운행률 92.2%·화물은 31.1% 그쳐

국토교통부와 코레일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기준으로 근무대상자 8천761명 가운데 3천11명이 파업에 참여해 참가율이 34.4%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KTX와 화물열차 등 전체 철도의 운행률은 92.2%로 집계됐다.

KTX와 통근열차, 전동열차는 대체인력 투입에 따라 평시의 100% 수준으로 정상 운행했다.

그러나 새마을호와 무궁화호는 감축 운행해 평시 대비 73.6%의 운행률을 기록했다.

화물열차는 운행횟수가 평소보다 크게 줄어 운행률이 31.1%에 그쳤다.

파업을 시작한 오전 9시 이전의 정상운행 상황을 포함하면 일일 운행률은 평소의 50% 수준이다. 이는 화물열차의 특성상 낮보다 저녁과 새벽 시간대 운행이 많기 때문이라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서울 지하철 1∼8호선은 출근대상자 7천805명 중 2천380명이 파업에 나서 참가율이 30.5%로 집계됐다.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 참가율은 36.9%, 5∼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도시철도공사 참가율은 21.1%를 기록했다.

이날 출근 시간대(오전 7∼9시) 서울 지하철 운행은 평시와 다름없이 이뤄졌다.

하지만 이날 저녁 4호선 쌍문역에서 대체 투입된 기관사의 실수로 승객이 역에서 내리지 않았는데도 전동차가 출발하는 일이 일어나는 등, 퇴근 시간 시민들이 큰 혼란을 겪었다.

파업 여파로 지하철 일부 구간에서 '차량 몰림' 현상이 빚어져 열차 운행도 줄줄이 지연돼, "지하철이 제때 오지 않는다"는 시민들의 볼멘소리가 이어졌다.

서울메트로는 "열차 간 간격이 많이 벌어지면 후행 열차 기관사가 속도를 높여 거리를 좁히면서 열차 간격을 균일하게 조정하는데, 이날은 대체기관사들이 투입되면서 간격 조정이 원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전체 지하철 운행은 1단계 비상수송대책(운행률 80∼85% 달성)에 따라 평시 대비 83.7% 수준(오후 6시 기준)으로 운영 중이다.

부산 지하철은 근무대상자 1천722명 가운데 851명이 파업에 참여해 49.4%의 참가율을 보였으며 운행률은 평소의 85.2%다.

정부는 파업이 장기화하면 대체인력 투입과 같은 단기 대책만으로는 대응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장기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국토부는 파업이 2주차에 접어들면 KTX를 평소의 90% 운행하도록 계획해놓은 상태다.

최정호 국토부 2차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연 브리핑에서 "필수유지인력과 대체인력을 확보해도 평소 인력의 64.5% 수준이어서 파업이 길어진다면 KTX나 출퇴근 시간 광역철도 등도 운행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며 "나름대로 인력을 총동원해 불편을 최소화하겠지만 (파업 장기화 시) 시민들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시도 파업이 1주일 이상 길어지면 기관사 피로 누적 등으로 사고 위험이 커지는 점을 고려해 2단계 비상수송대책을 적용할 계획이다.

2단계 대책은 출퇴근 시간대 운행률은 100%를 목표로 하되 낮 시간대 운행률은 70% 수준으로 유지하고, 버스 등 대중교통을 추가 투입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 시멘트 등 산업계 운송에 영향…정부, 파업 중단 재차 촉구

산업계에서는 철도 운송 비중이 높은 시멘트 업계가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시멘트 공장이 내륙에 있는 한일시멘트[003300]와 성신양회[004980], 아세아[002030], 현대시멘트[006390] 등의 경우 철도 운송 비중이 높아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막대한 피해가 우려된다.

한 시멘트업체 관계자는 "내륙사들은 보통 시멘트의 철도 운송 비중이 약 60%를 차지한다"며 "일단 파업에 대비해 재고를 준비해뒀지만 시멘트를 보관하는 사이로의 저장량에 한계가 있어 3∼4일 후면 공급에 차질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원 지역에서는 첫날부터 벌크 시멘트 등 화물 운송에 일부 문제가 생겼다.

태백선과 영동선 등 화물열차 운행이 평소 운행횟수의 절반 이하를 밑돌면서 철도를 이용해 벌크 시멘트를 내륙의 완성품 공장으로 보내는 출하량이 평소보다 40∼50%가량 감소했다.

전자, 자동차, 철강 등 다른 업종은 육로 운송 비중이 절대적이어서 아직 별다른 영향을 받지는 않고 있다. 하지만 화물연대까지 파업에 들어갈 경우에는 전체 산업계에 심각한 물류대란이 벌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화물연대도 지난 24일 총파업을 결의해놓은 상태다.

수도권 물류기지인 의왕컨테이너기지(의왕 ICD)는 아직 화물수송에 직접적인 차질은 없지만, 파업 장기화에 따른 '비상사태'를 우려하고 있다.

최정호 차관은 이와 관련해 "육상물류에 문제가 생기는 일은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된다"면서 "현재 화물연대가 요구하는 사항에 대해 지속해서 협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는 노조 측에 파업중단을 재차 촉구하는 한편 법과 원칙에 따라 엄중하게 대처하겠다고 강조했다.

강호인 국토부 장관은 이날 서울역을 방문해 비상수송대책을 점검하는 자리에서 "북한 핵실험과 한진해운 사태로 경제가 위축되고 지진으로 국민이 불안해하는 시점에 철도노조가 불법적인 파업을 강행했다"며 "노조는 불법적 파업을 즉각 중단하고 본연의 자리에 복귀하라"고 촉구했다.

홍순만 코레일 사장은 코레일 서울사옥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예외 없이 적용하고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사규에 따른 징계와 손해배상 청구 등 민·형사상 책임을 엄중히 묻겠다"고 밝혔다.

한편 부산교통공사는 이날 노조의 파업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지도부 7명은 물론 이날 파업에 참가한 조합원 전원을 직위 해제했다. 이날 근무자로 편성됐음에도 파업에 들어간 조합원 844명이다.

br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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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TV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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