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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김범주의 친절한 경제] 10살 사장이 연봉 3억…'미성년자 사장님' 206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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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친절한 경제입니다. 우리나라 회사 사장님들 중에서 만 18살이 안 된, 그러니까 미성년자 대표가 무려 2백 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미성년자들이 모두 서비스 회사라든지, 아니면 제조 회사 대표는 아닐 것 같은데요.

<기자>

자기들이 잘해서 회사 차린 거면 미담으로 가야 되는 건데, 그건 아니고요, 매년 국회의원들이 건강보험공단에 물어봅니다.

정식 등록된 회사 중에 대표로 이름이 올라서 따박따박 월급 받고 건강보험 내는 미성년자가 몇 명이나 되나 하는 건데, 올해 전국에 206명이 있습니다.

눈치를 채셨겠지만, 이 중에 190명, 거의 전부가 부동산 임대업 회사 사장인데, 이 중에서 가장 나이가 어린 사장님이 몇 살일까요?

<앵커>

글쎄요, 몇 살일까요?

<기자>

작년에 태어난 1살짜리가 인천에서 임대업 회사 사장을 하고 있는데, 아마 돌잡이로 집문서를 잡지 않을까 싶습니다. 월급이 얼마인지는 잠시 뒤에 보여드릴게요.

그 전에 미성년자 중에 가장 많은 월급을 받는 경우부터 보면 부산에서 어업회사 하는 10살 사장이 월급이 3천입니다. 연봉 3억 6천, 서울에서 임대업 하는 4살 사장님도 연봉이 대기업 임원급인 1억 6천 받고요, 아까 말씀드린 1살 사장님은 선배들에 비하해서 초라한 월급 340만 원 정도지만, 대한민국 1살 중엔 최고 연봉자입니다.

이게 모두 불법은 아니에요. 법으로는 어제 태어난 경우도 대표로 올릴 수가 있습니다. 실제로 회사나 건물을 제대로 증여세 내고 물려받아서 자기 걸로 갖고 있을 수도 있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도 물론 있죠.

1살 아이가 걸음마도 못 뗐을 텐데, 건물 관리하러 다니고 월세 받으러 다니지는 못할 거고, 주인이 부모인데 아기를 회사 대표로 앉혀서 월급 주고 편법으로 세금을 조금 어떻게 한다든가, 다른 가능성도 있는 게 사실이기 때문에 국세청이 꼼꼼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앵커>

그런데 부자들은 이렇게 물려줄게 많이서 그런지 갈수록 아이를 더 많이 낳고, 가난한 집은 갈수록 아이를 덜 낳는다. 이런 씁쓸한 조사 결과도 있다고요.

<기자>

이것도 건강보험에서, 왜냐하면 소득자료가 거기서 나오기 때문에 분석을 해보니까 그렇게 나온 건데, 방금 1살 사장님 월급이 340만 원이었잖아요. 우연찮게, 출산 양극화 현상의 기준이 바로 이 금액입니다.

1살 사장님 월급보다 더 버는 부모들은 갈수록 아이를 더 낳고 있어요. 월 330만 원 이상 버는 고소득층은 최근 4년 사이입니다.

아이를 3% 넘게 더 낳았지만, 월급 150에서 330만 원 사이는 11% 정도 줄었고, 월급 150만 원 이하 하위층은 낳은 아이 수가 23% 넘게 줄었습니다. 이러다 보니까 신생아 중에 저소득층 아이는 15%밖에 안됩니다.

지금 돈벌이로는 집 구하는데 월세 내고, 아이 분유랑 기저귓값 충당하면서 생활을 해 나가는 게 버겁다는 게 젊은 부부들의 이야기인데, 월 2백 정도 버는 부부를 한 번 만나봤어요. 이 부부의 이야기를 한 번 들어보시죠. 지금 보는 게 월 급여, 밑이 잔액입니다.

[월 소득 2백만 원 신혼부부 : 둘이서 사는 건 괜찮은데 아기가 태어나면 이 월급 가지고 서울에서 원금을 갚아 나가면서 집을 늘려가면서 아이를 키우기에는 좀 무리가 있죠.]

맞벌이를 하는 경우도 조금은 돈을 더 번다고 해도 사정은 사실 좀 비슷하죠.

[맞벌이 주부/결혼 2년 차 : '아 이제 아기를 낳아야 하지 않을까' 싶은데 수입 대부분을 한 50% 이상을 주거 비용으로 다 지출해 버리니까.]

아이한테 부동산 임대업 회사는 못 물려 주더라도 기본적인 거 해주는 거 힘들어서 포기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라는 게 수치로 나오는 건데, 이건 이제 '아이 낳으면 행복해요.' 수준의 캠페인으로는 해결해 줄 수가 없는 문제입니다.

이런 부모 소득과 출산율의 상관 관계를 들여다본 게 별로 없는데, 정부 당국자들이 이 자료를 가져다가 유심히, 의미 있게 연구를 좀 해봐야 될 것 같습니다.

[김범주 기자 news4u@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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