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담 : 조원철 연세대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명예교수
이번 지진은 특히 국가 차원의 대응에도 여러 가지 문제점이 부각이 되는 사태였는데요. 과연 우리 방재 시스템에는 문제가 없는 것인지. 방재 전문가이신 조원철 연세대 명예교수 연결해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조 교수님, 안녕하세요.
▶ 조원철 연세대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명예교수:
예. 수고 많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밤에 좀 놀라셨을 텐데요. 지진 직접 느끼셨습니까?
▶ 조원철 연세대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명예교수:
첫 번째 지진 때는 제가 이동 시간이라서 몰랐고요. 두 번째는 저희 안사람하고 TV를 보다가 소파 위에 앉았는데도 진동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이게 곧바로 여쭤봐야 될 것이. 어제 대응 상황에 문제가 많았다는 지적이 나오는데요. 지진 대응 매뉴얼이라는 것도 우리나라에서 갖고 있을 텐데. 어제 긴급재난문자 발송이나 예보 같은 게 좀 전무했다는 느낌이 드는데요. 왜 그런 겁니까?
▶ 조원철 연세대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명예교수:
굳이 변명을 지금 한다고 하면, 가장 최근에 열흘 사이에 국민안전처가 서울에서 완전히 세종시로 옮겼거든요. 옮기는 데에서 문제가 좀 있을 수 있다고 변명을 할 수 있지만 그러나 그것은 아니고요. 물리적으로 사람을 옮기더라도 시스템은 사전에 안정화 시켜야 하거든요. 그렇지 못했던 것이 문제고. 그리고 담당자들이 설마했던 상황이 아니었나 하는 판단도 저희들이 하고 있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아직 자주 겪는 일이 아니다 보니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네요.
▶ 조원철 연세대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명예교수:
예. 그러나 담당자라면 항상 24시간이 아니라 1분 1초까지도 긴장감을 가지고 있어야죠.
▷ 박진호/사회자:
어제 전체적으로 보신 국가안전처라든지, 여러 가지 대응. 어떻게 평가하세요? 전문가로서.
▶ 조원철 연세대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명예교수:
바로 잡겠습니다. 국가안전처는 아니고 국민안전처입니다. 그런데 대응이 늦었습니다. 우리 행정이 지금 늦을 수밖에 없는 게. 행정 조직 상부, 중앙재해대책본부, 중앙 본부에 여러 가지 기구들이 있는데. 이 기구들이 지금 사방에 흩어져 있거든요. 세종시로 흩어져 있고 전부 흩어져 있기 때문에 모집하고 대응하는데 행정 조직으로 갖고 이런 일을 하는 것은. 사후 복구는 몰라도 대응하는 것. 이 지진은 예측이 거의 불가능하지 않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그러나 현 상황이 딱 벌어졌을 때 대응하는 것도 이것은 조직 가지고 하는 게 아니고 본능적으로 각 자치단체에서 맨 먼저 해야 됩니다. 그래서 이 방재 관리, 재난을 사전에 예방하고자 하는 조직은 중앙 부처가 가질 것이 아니라 전국 시, 군, 구. 우리나라에 227개의 시, 군, 구가 있는데. 전부 그 쪽으로, 권한과 책임과 재정 지원을 그 쪽에 다 넘겨줘야 합니다.
▷ 박진호/사회자:
조 교수님은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재난 대비 기구가 필요하다는 말씀이시죠?
▶ 조원철 연세대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명예교수:
그렇죠. 왜냐하면 재난은 현장에서 나는 것이거든요. 현장을 관리할 수 있는 것은 시, 군, 구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거기서 관리하도록. 그리고 우리나라 227개 시, 군, 구의 재난 특성. 또 재난이 일어났을 때 주민들의 반응 속도가 다 다르거든요. 이런 것을 고려해서 중앙 정부는 자치단체가 활동할 수 있도록 기술적으로, 재정적으로 전부 지원해주는 역할을 해야지. 세종시에 앉아서 울산에서, 경주에서 일어난 일을 어떻게 컨트롤합니까?
▷ 박진호/사회자:
사실 국민안전처라는 기구가 세월호 사태를 계기로 만들어진 부분이 큰데요. 당시 논란이 좀 있었습니다만 이럴 거면 왜 새로 만들었느냐. 이런 얘기도 나오는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 조원철 연세대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명예교수:
저는 전체적으로 이런 국가 단위에서 지원 기관을 만드는 것은 필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미국도 1979년에 FEMA라고 하는 연방재난관리청을 만들어서 엄청난 효과를 보고 있거든요. 우리도 미국을 진짜 본 받아서. 우리보다 앞선 나라니까. 본받으려면 중앙 기구는 지원하고 현장에서 일어난 것은 현장지역민들이 수습할 수 있고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지역 중심의. 우리의 안전 관리는 현장으로 가야 합니다.
▷ 박진호/사회자:
지원을 위한 중앙정부 차원의 국민안전처는 필요한 것은 사실이고. 다만 지방자치단체가 좀 더 대비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이런 말씀이시죠?
▶ 조원철 연세대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명예교수:
그렇죠.
▷ 박진호/사회자:
바로 여쭤볼 것이. 일단 이런 지진이 났을 때 어떻게 일반 시민들이 대비를 해야 되는 겁니까? 바로 응급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이 없나요?
▶ 조원철 연세대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명예교수:
제가 뉴스 화면을 보면서 조금 답답한 심정을 가졌습니다. 아이들이 운동장에 나와 운동장 한 가운데에 있으면서도 머리에 책 같은 것들을 덮어쓰고 있더라고요. 이것은 잘못된 교육입니다. 이것은 낙하물이 있을 때, 건물 가까이에 있을 때는 머리를 보호하기 위해서 그래야 하는데. 운동장에 나와서는 자유롭게 상황을 보고 움직일 수 있도록 해줘야 하는데. 선생님들이 좀 지나치게 훈련을 시킨 것을 보고 답답했고요. 그리고 일반인들은 사무실이나 집에 계시다가 만약 지진이 문제가 되면 책상에 있으면 책상 밑에 들어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구조물이 콘크리트 구조물이기 때문에 책상도 못 견뎌요. 가장 안전하게 할 수 있는 것은 벽으로 붙어서는 것입니다.
▷ 박진호/사회자:
벽 쪽으로요. 그러면 천장 부분이 무너질 때 공간이 생기는 것을 감안해서 그렇게 하는 건가요?
▶ 조원철 연세대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명예교수:
그렇죠. 우리가 인명 구조를 해보면 벽 쪽이나 기둥 옆에 계신 분들이 나중에 구조가 됐거든요. 그 다음 문을 빨리 열어놓고 다음 뛰어나갈 수 있는 탈출구를 확보하는 게 중요한데. 벽에 서는 일을 우리가 훈련을 좀 해야겠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그렇군요. 자세한 교육이 필요할 것 같고. 일단 이번에 서울 고층 아파트도 그랬지만 부산에서도 80층짜리 고층 아파트가 흔들렸다고 하는데. 우리 건물들의 내진 설계 상황은 괜찮은 걸까요?
▶ 조원철 연세대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명예교수:
내진 설계. 최근에 규정이 만들어진 다음에 만들어진 것은 상당히 내진 설계가 됐다고 저희도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통적으로 우리가 쭉 30년, 40년 넘은 건물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우리 국가 전체적으로 30% 정도밖에 안 될 겁니다. 그런데 이 내진 설계는 엄청난 돈이 듭니다. 그리고 건물 구조마다 이 내진 설계 방법이 다 달라요. 조그만 집을 하나 하더라도. 그리고 우리나라 규정은 몇 층 이상, 몇 미터 이상만 하게 돼있는데. 그러면 예를 들어서 10층 이상은 하게 돼있고 그러면 9층은 안 해도 됩니까? 이런 숫자적인 규제가 잘못된 겁니다. 하려면 전부 다 해야지. 그러니 이게 행정 편의거든요. 구조적, 역학적인 것을 따져서 이렇게 9층, 10층과 13m, 15m를 나눈 게 아니고. 행정 편의로 했기 때문에 이것은 규정 자체가 문제가 있는 겁니다. 그래서 이것도 앞으로 모든 건물은 크고 적든 간에 내진 설계를 해야 되고. 그 다음에 그 구조물의 특성에 따라서 내진 설계 방법이 다른데.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내진 설계 전문가가 굉장히 적다는 것이 국내에 문제입니다.
▷ 박진호/사회자:
국내예요. 그것도 문제겠군요. 지금 원전에 대한 걱정이 많이 나오는데. 우리 원전들은 내진 설계가 기본적으로 잘 돼있는 건가요?
▶ 조원철 연세대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명예교수:
기본적으로 돼있습니다. 저도 미국의 NRC라고 원자력규제위원회에서 근무해봤고, 국내에 귀국해서도 원자력안전위원을 제가 한 4년 정도 했기 때문에 원자력 상황은 조금은 아는데. 우리 대개 규모 7.0 정도는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가 돼있거든요. 그 7.0이라는 게 먼 데서 오는 게 아니고 바로 직하 지진. 원자력 시설물 지하 10km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을 때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했기 때문에. 저는 그렇게 염려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시설이 원자력 자체는 큰 문제는 없을 텐데. 부속 시설이 그만큼 따라가주냐 하는 것은 우리가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오늘 말씀 감사드립니다.
▶ 조원철 연세대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명예교수:
예.
▷ 박진호/사회자:
연세대 조원철 명예교수와 말씀 나눠봤습니다. 오늘 박진호의 시사 전망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저는 내일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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