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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김진태 '폭로' 개인적 일로 치부하는 與 지도부 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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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 "靑 배후 아니다" 선긋기…당차원 대응 요청

당 지도부, '대응 말라' 암묵적 방침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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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영신 기자,김정률 기자 = "저 혼자 총알 막기 어렵습니다. 당 지도부에서 나서줘야하는 게 아닙니까"

조선일보 송희영 주필이 대우조선해양으로부터 호화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한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은 30일 당 의원총회에서 답답함을 토로하며 한 말이다.

김 의원은 지난 27일과 29일 두차례에 걸쳐 송 주필이 대우조선으로부터 비용이 수억원대에 달하는 유럽 외유를 제공받고 우호적인 사설을 내보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두번째 기자회견에서 송 주필의 실명을 공개했고, 송 주필은 이런 논란에 휘말린 이상 정상적인 직 수행이 불가하다는 변을 남기고 사표를 냈다.

집권 여당 의원이 유력 보수 언론 매체를 상대로 파괴력이 큰 폭로를 한 여파가 여권을 비롯한 정치권을 덮쳤으나 당 지도부에서는 이와 관련한 언급이 일절 나오지 않고 있다.

야권에서는 현재 김 의원의 폭로 배후에 청와대가 있다고 보고 있다.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관련 의혹을 최초 제기한 조선일보와 청와대 간 '전쟁'이 시작됐는데, 이 가운데에서 김 의원이 청와대의 반격을 대리하고 있다는 설이다.

청와대가 사정기관을 동원해 조선일보 관련 정보와 자료를 김 의원에게 제공하고, 김 의원이 그 선봉에 서게됐다는 시나리오다.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는 이날 김 의원을 겨냥해 '청부 폭로'라고 규정하고 "그것이 청와대가 제공한 것이라면 국회의원으로서 자기 자존감을 버린 그야말로 '하수인'으로 전락한 것이다. 같은 국회의원으로서 치욕스럽다"고 직격했다.

청와대와 김 의원 모두 이런 지적에 분명히 선을 긋고 있다. 김 의원은 이날 의원총회 신상발언과 개인 성명을 통해 "우병우 수석과 송희영 주필 건은 완전한 별개로 오히려 우병우 사건으로 송희영 사건을 물타기 하지 마라"며 "폭로 근거의 출처가 청와대와 검찰·경찰, 국가정보원이 아님을 분명히 밝힌다"고 분명히 했다.

김 의원은 자료의 출처를 밝히지 않는 것은 '제보자 보호' 때문이고, 자신이 폭로에 나서는 이유는 "워낙 사안이 심각해 국민에게 알리는 것이 도리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말하자면 본인의 의협심에 따른 행동이라는 얘기지만, 야권을 중심으로 쏟아지는 역공을 김 의원 혼자 고스란히 받는 데 대한 부담감 역시 상당해 보인다.

김 의원은 의총에서 "(당에서) 다들 너무 점잖게 구니 저 혼자만 총대를 메고 총알을 막기 어렵다. 그러니 무슨 하명을 받아서 한다는 얘기가 퍼지는 게 아니냐"며 "당에서 목소리를 내줘야하는 게 아니냐"고 호소했다.

당 지도부는 공식적으로 이 폭로 건에 대해 언급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자칫하면 여권 전체와 유력 언론사의 전면전으로 비쳐질 수 있다는 부담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 핵심 관계자는 "야당의 공세가 있더라도 김 의원 폭로와 관련해 당 차원의 브리핑 등 대응을 하지 말라는 지도부의 암묵적 방침이 있다"며 "김 의원 개인의 일이기 때문에 당 차원에서 나설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의원 개인의 문제 만으로 덮고 넘어가기에는 사안의 중대성과 파장이 워낙 심각한 터라, 당 안팎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 중진 의원은 뉴스1과 통화에서 "솔직히 청와대 배후설이 제기될만도 하다"며 "개인 행동이라고 하더라도 그 영향이 당 전체에 미치고 있는데 그냥 김 의원 혼자 총알받이로 둘 건지 답답하다"고 말했다.

비박계를 중심으로 당내에서는 친박계 청와대 수석비서관을 지낸 이정현 대표가 '민생행보'를 방패삼아 우병우 수석 논란과 김 의원 폭로 건을 '무대응'으로 일관하는 데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편 김 의원은 강원도 춘천이 지역구인 재선으로, 새누리당 내에서도 손꼽히는 보수·강경파다. 19대 국회 초반부에는 중립 성향으로 분류됐지만 각종 현안에 대한 그의 강경론은 주로 친박계와 궤를 같이하며 친박 쪽으로 기울었다는 시각이 크다.

결정적으로 19대 국회 때 유승민 전 원내대표 사퇴 정국, 최근 김희옥 비대위 당시 권성동 사무총장 경질 요구 등에서 강성 친박계와 단체행동을 함께하며 친박으로 거듭났다는 평이다.

eriwh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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