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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박진호의시사전망대] 소녀상 철거요구 거세지는 日 자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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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담 : SBS 최호원 도쿄 특파원

▷ 박진호/사회자:

외교부는 최근 위안부 지원 재단의 운용과 관련해 위안부 생존자에겐 1억원, 사망자 유족에겐 2000만원의 현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글로벌 뉴스> 오늘은 한국과 일본 양쪽에서 논란이 일고 있는 위안부 피해자 현금지급 문제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최호원 특파원.

▶ SBS 최호원 도쿄 특파원 :

네, 도쿄입니다.

▷ 박진호/사회자: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현금 지급안은 지난주 한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결정이 된 것이죠?

▶ SBS 최호원 도쿄 특파원 :

네, 맞습니다. 지난주 수요일이었죠. 도쿄에서는 한중일 외교장관 회담이 열렸는데요. 3국 회담을 핵심으로 해서 한중 한일 중일간 양자 회담들도 함께 열렸습니다. 이 가운데 한일 양자 회담에서 두 나라는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현금 지급에 합의했습니다. 수요일 오전 일본 내각이 각의를 통해 위안부 지원 재단, 이른바 '화해와 치유 재단'이죠. 이 곳에 10억엔을 출연하기로 공식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오후 한일 회담에서 양측이 이 10억엔을 어떻게 쓸 것인지를 집중 논의했는데요, 그 결과 일단 위안부 피해 생존자에게는 우리 돈 1억원을, 그리고, 돌아가신 분들의 유가족에게는 최대 200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물론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아픔을 돈으로 헤아리는 것 자체가 적절치 않습니다. 하지만, 과거 이미 일본 아시아여성기금이라는 단체를 통해 배상사업이 이뤄진 바 있습니다. 일본 아시아여성기금은 1997년부터 2002년 사이에 일본 국민들의 성금을 모아 국내 위안부 생존자 61명에게 1인당 500만 엔을 지급했습니다. 2000년 평균환율을 적용하면 5,400만 원 정도입니다. 그리고, 현재 국내 범죄피해자 구호금은 최대 7,600만 원입니다.

그러니까 합의안에 나온 생존자 기준 1억원이라는 금액은 물가 상승을 고려해볼 때 과거 아시아여성기금 당시 500만엔보다 약간 더 많은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위안부 할머니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역시 반대 의견이 많죠?

▶ SBS 최호원 도쿄 특파원 :

네, 한 마디로 말하면, '이건 돈의 문제가 아니다'라는 겁니다. 대표적인 위안부 피해자이신 90살 김복동 할머니는 개인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 정부가 사죄하기 전엔 돈을 안 받겠다"고 밝혔습니다. 위안부 할머니들을 돕는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등 시민단체들도 강력히 반대를 하고 있습니다. 살펴보면, 이들 단체와 가까운 피해자 분들 약 10여 명은 현금 수령 자체를 거부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위안부 생존자 할머니 46명 모두가 반대 의견을 가진 것을 아닌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일본 언론들도 지난해 12월 한일 위안부 합의 당시에도 적지 않은 위안부 할머니들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보도하면서 이번 현금 지급안에도 일부 피해자들은 찬성을 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김태현 화해와 치유 재단 이사장도 최근 국내 언론인터뷰에서 생존 할머니 가운데 29명 정도가 현금 지급안에 찬성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그런데, 이번 현금 지급은 배상금, 사죄금 어떤 성격의 돈입니까?

▶ SBS 최호원 도쿄 특파원 :

일단 한일 양국은 치유금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위안부 할머니들이 바라던 배상의 의미는 담겨 있지 않은 겁니다. 배상은 법률적으로 잘못한 측이 피해를 입은 측의 손해를 물어주는 것을 말합니다. 하지만, 일본 측은 배상의 개념을 끝까지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과거 일본 아시아여성기금의 경우에도 배상금이라는 표현은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사과금'이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또, 당시엔 생존피해자들에게 500만엔을 지급하면서 일본 총리의 사죄 편지를 함께 전달했는데요, 이 편지에는 사죄와 반성이라는 표현이 들어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총리 편지는 사죄 서한, 돈은 사과금으로 표현했죠.

하지만, 이번에 치유금은 가해나 피해의 의미를 명확히 구분하지 않은 표현으로 과거 아시아여성기금 때보다 후퇴했다는 평가입니다. 또, 일본 아베 총리의 사죄 서한도 함께 전달될지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현금 지급안, 일본 내 반응은 어떻습니까?

▶ SBS 최호원 도쿄 특파원 :

네, 일본도 100% 찬성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당초 일본은 자신들이 출연하는 10억 엔을 한국 측이 위안부 지원을 위한 사업비로 사용하길 원했습니다. 개별 피해자에게 현금을 지급하는 것은 사죄금이나 배상금의 성격이 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입니다. 또, 개별 지급을 할 경우 피해자 분들이 돌아가실 때 다시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등 반일 성향의 시민단체에 기부할수도 있지 않느냐, 이런 우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우리 정부가 개별 지급의 필요성을 강력히 요구해 이번 합의가 이뤄진 겁니다. 금액도 당초 일본 측은 아시아여성기금의 500만엔을 상한선으로 생각했지만, 결국 우리 측의 요구대로 1억원 지급에 합의를 했습니다.

다만, 일본은 우리 정부에 이 돈이 최대한 의료나 간호, 또는 요양 등에 한정해서 쓰일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를 한 상태입니다.
이 돈이 관련 시민단체에 흘러들어가는 것을 최대한 막겠다는 겁니다.

▷ 박진호/사회자:

일본의 소녀상 철거 요구도 더욱 거세지고 있죠?

▶ SBS 최호원 도쿄 특파원 :

네, 일본 정부의 대변인 격인 스가 관방장관은 "일본 정부의 10억엔 출연금 지급이 완료되면, 지난해 12월 한일 위안부 합의에 따른 일본 측 책임을 다 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계속해 한일 합의에 근거해 양국이 합의 사항을 이행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일본 측이 요구한 소녀상 철거를 한국 정부가 속히 실천하라고, 돌려말한 겁니다.

일본 여당인 자민당 내에서도 소녀상 철거 요구가 더욱 거세지고 있습니다. 자민당 내 외교부회와 일본의 명예와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특별위원회라는 곳에서 합동 회의를 갖고, 외무성에 앞으로 한국 정부에 소녀상 철거를 강력히 요구하도록 촉구하기로 했습니다.

물론 자민당의 경우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당 총재로서 위안부 합의에 대해선 여러 의원들에게 여러 차례 입단속을 시키고 있는 상황입니다. 상당수 의원들은 아베 총리의 눈치를 보며 말을 아끼고 있지만, 이제 조금씩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는 모습입니다. 지금까지 도쿄였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말씀 잘 들었습니다, SBS 최호원 도쿄 특파원 와 함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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