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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신율의출발새아침] "당정 12월까지? 누진제 완화는 한달후라도 즉시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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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신율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6년 8월 29일(월요일)
□ 출연자 : 석광훈 에너지시민연대 정책위원

-당정 전기요금 개편? 다 할 수 있을지 의문
-다양한 선택형 요금제, 국가독점 전력시장에서 나오기 어려워
-선택형 요금제, 한전 같은 사업자와 궁합 안 맞아
-선진국 요금제 하고 싶다면 경쟁체제 논의해야
-선택형요금제 당정협의로? 맞지 않아
-전기요금제 통해 전기 수요관리? 구시대적 발상
-누진제 완화, 한 달 후라도 즉시 시행 가능
-당정, 12월까지? 문제 회피하려는 의도 아닌가

◇ 신율 앵커(이하 신율): 지난 주말부터, 언제 더웠냐는 듯이 아주 선선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습니다만, 올 여름 아주 뜨거웠던 날씨만큼이나 뜨거웠던 이슈가 바로 '누진제'였죠. 그래서 당정이 전기 요금제를 바꾸자, 머리를 모았고요. 이르면 올해 12월부터 바뀐 전기요금 개편안이 적용될 수도 있다고 하는데요. 좀 더 자세한 이야기, 에너지시민연대 석광훈 정책위원과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석광훈 에너지시민연대 정책위원(이하 석광훈): 네, 안녕하세요.

◇ 신율: 이르면 12월부터 바뀌는 모양이에요?

◆ 석광훈: 네.

◇ 신율: 뭐가 바뀌는 거예요?

◆ 석광훈: 사실 아직 논의가 시작단계라서 아직 구체적인 수준의 논의가 오가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다만 지금까지의 정황으로 볼 때는 정부당국인 산업부는 가급적 현재의 누진제를 변화 없이 유지시키려는 입장인 것 같고요. 여당 의원들은 일본이나 이런 해외 사례를 참고해서 이런 저런 아이디어를 내놓는데 아직은 추상적인 아이디어만 내놓고 있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 신율: 그런데 지금 손보는 게 가정용 전기요금만 손보는 거죠?

◆ 석광훈: 주택용 외에도 다른, 산업용이나 농사용, 교육용 같은 것도 손을 보겠다고 했는데요. 과연 그걸 다 할 수 있을지, 솔직히 조금 의문스럽습니다.

◇ 신율: 네, 그런데 지금 석광훈 위원께서 보실 때, 전기요금이 어떤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보십니까? 지금 말들만 나오는 상황에서 이런 제안을 하시는 것도 중요할 것 같거든요. 어떻게 보십니까?

◆ 석광훈: 일단 주택용 누진제 같은 경우에는 너무나 터무니없이 배율이 놓고, 또 기후변화로 인해서 여름철 폭염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일어난 현상입니다. 그래서 주택용 누진제 같은 경우는 매우 현실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먼저 완화를 해야 할 것 같고요. 차일피일 미루는 것은 맞지 않다고 봅니다. 그 다음에 지금 선택형 요금제 같은 것이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요. 휴대전화처럼 소비자가 선택을 해서...

◇ 신율: 예를 들면 59요금제, 그러면 5만 9천원이면 전기를 마음껏 쓸 수 있는, 그렇게 되는 걸 말씀하시는 거예요?

◆ 석광훈: 네, 그런데 아마도 그런 방식으로 가기는 어려울 것 같고요. 예를 들면 일본처럼 인터넷이라든가 휴대전화 요금제와 결합된 상품들이나 이런 것들이 나와야 할 텐데요. 문제는 그런 선택형 요금제가 나오려면 사실 전력 시장에 다양한 전기 사업자들이 있어서, 다양한 기술과 다양한 업종을 배경으로 해서 그런 상품들을 내놔야 하는데, 문제는 국가독점 전력 시장에서는 그런 요금제가 나오기 어렵습니다. 왜냐면 하나의 사업장은 보통 자기가 잘하는 기술이 있고, 그 기술에 이해관계가 맞춰져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 요금의 변화를 원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미국이라든가 유럽에서 지난 반세기 동안 실제로 겪어 온 경험입니다. 그래서 사실 그런 선택형 요금제하고, 지금 한전과 같은 국가독점 사업자하고는 궁합이 맞지 않습니다. 좀 미스매치가 생기게 됩니다. 그래서 사실 지금 어떻게 보면 맞지 않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 신율: 그런데 지금 말씀하시는 걸 들어보면, 전력 사업의 민영화를 해야 한다, 이런 말씀이세요?

◆ 석광훈: 민영화의 찬반 여부를 떠나서요. 우리가 선택형 요금제라든가, 선진국들 같은 그런 요금제를 정말 하고 싶다고 한다면 경쟁 체제에 대해서 논의해야 한다, 그런데 이런 것은 현재 정부와 여당 간의 당정협의 같은 그런 소규모의 협소한 논의 가지고는 안 될 것 같고요. 보다 광범위하게 범국민적인 의견 수렴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사실은 그런 선택형 요금제를 위해서 당정협의로 결정하겠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이것은 맞지 않고요. 아마 그것은 이번 정부가 임기 말 상황인데, 이 정부에서 논의되는 것보다는 차기 정부에서 논의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 신율: 하지만 일단 할 수 있는 건 해야 할 거 아니에요?

◆ 석광훈: 그렇죠. 지금 당장 급한 건 당연히 누진제를 완화시키는 것이 조금 더 현실적으로 급한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 신율: 그러면 누진제를 몇 단계로 만들어야 한다고 보세요?

◆ 석광훈: 누진제를 사용하는 국가들이 대부분 2~3단계고요. 그 단계보다도 중요한 것이 요금배율인데요. 우리가 지금 11.7배까지 차이가 나지 않습니까? 그런데 대부분의 국가들은 지금 2배를 넘지 않습니다. 기껏해야 1.6배, 1.8배, 이런 수준인데요. 그 정도가 제가 봤을 때 상식적이면서 시장 원리에 더 맞는 누진제가 아니겠는가? 이렇게 생각이 됩니다.

◇ 신율: 그런데 제가 궁금한 게, 우리나라 누진제는 그럼 왜 그렇게 만들어놨어요?

◆ 석광훈: 사실 현재의 6단계는 30여 년 전에 만들어졌는데요. 그 당시에는 이랬습니다. 중화학 공업을 육성하기 위해서 석탄과 원전 같이 연료비가 저렴한 발전 설비의 이용을 최대화시키고, 그 대신 피크 시간대에는 전기 사용을 최대로 억제시켜서 연료비가 비싼 발전 설비를 줄이자, 이런 것이 정부의 정책이었습니다. 그러다보니까 그런 극단적인 형태의 수요관리 요금제를 적용시켰는데요. 현재 중화학 공업체들이 아무리 전기요금을 싸게 공급한다고 해서 더 이상 그렇게 중화학 공업이 성장할 상황이 아니고요. 그런 측면에서 봤을 때 이런 종류의 요금제, 그러니까 강력하게 징벌형으로 요금을 매겨서 피크를 줄이겠다, 이런 정책은 현재 시대적으로 맞지 않는 정책이라고 생각됩니다.

◇ 신율: 이명박 정권 때 이게 한 번 바뀌지 않았나요?

◆ 석광훈: 이명박 정부에서도 누진제를 한 번 개선하겠다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그리고 박근혜 정부 들어와서도 이게 몇 차례 논의가 되었는데, 결과적으로는 모두 다 산업부의 반대로 유야무야 됐던 것이죠.

◇ 신율: 그런데요. 지금 일부에서는 이 걱정을 하는 게, 누진제를 완화해서 사람들이 부담 없이 전기를 썼을 경우에 블랙아웃이 되는 거 아니냐? 이런 이야기도 있잖아요?

◆ 석광훈: 우리나라 주택용 같은 경우는 실제로 부하 관리라든가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그렇게 많은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지금 문제가, 공급과잉이 너무 심화되어서, 공급 측에서 나타나는 문제가 지금 제대로 논의되고 있지는 않지만, 예를 들면 피크시를 위한 설비인 가스 발전 설비를 건설하는 업체들이 너무 많이 늘어나서, 지금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입니다. 어떤 발전기들은 아예 이용률이 10%도 안 돼서 문을 닫아야 할 형편이거든요. 그런 측면에서 봤을 때 지금 과도한 주택용 누진제는 어느 정도 완화를 하고, 장기적은 수요 관리 문제는 앞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선진국의 스마트 미터라든지, 이런 조금 더 다른 기술체제, 조금 다른 시장체제를 검토해서 순차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이지, 이것을 그렇게 30년 전에 억압적인 방식으로, 요금제를 통해서 수요 관리를 하겠다는 것은 구시대적인 발상인 것 같습니다.

◇ 신율: 지금 어쨌든 12월에는 적용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 지금 이렇게 되었는데요. 제가 궁금한 게 법을 바꿔야 할 사안인가요? 뭔가요?

◆ 석광훈: 제가 봐도 굉장히 궁금한데요. 앞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주택용 누진제에 대해서는 지난 3~4년 동안 아주 구체적으로 검토를 한 경험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 누진제를 완화하는 문제는 별도의 준비 기간이 필요 없습니다. 그건 한 달 후에도 즉시 시행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지금 현안이 된 게 누진제인데, 갑자기 다른 요금제, 선택형 요금제, 이런 것들이 나오면서 이걸 지금 12월까지 하겠다고 하는데, 지금 목표가 굉장히 불확실한 목표를 세워놓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문제의 해결을 이런 것을 통해서 회피해가려고 하는 것 아닌가? 그런 의도도 약간 느껴집니다.

◇ 신율: 네, 잘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석광훈: 네, 감사합니다.

◇ 신율: 지금까지 석광훈 에너지시민연대 정책위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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