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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5초마다 끼이익"…아슬아슬한 '자전거 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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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타고 도심 5km 타보니 차도·인도 모두 '불안'…'자전거 교통사고' 3년간 1만여건, 도로 확충·분리가 우선]

머니투데이

자전거 우선도로에 주정차 된 차량.


#. 24일 오후 2시 서울광장 옆 '따릉이 대여소'. 서울시 공공자전거인 따릉이를 빌려 정부서울청사로 향했다. 자전거 표시가 있는 도로로 진입하려던 찰나, 차량 한 대가 클락션을 울리며 무섭게 달려오는 바람에 급하게 멈춰섰다. 겨우 진입해 달린지 5초, 이번엔 자전거 도로에 주차돼 있는 택시 때문에 다시 브레이크를 잡았다. 결국 인도로 올라왔지만 불안하긴 마찬가지였다. 갑자기 멈춰서거나 스마트폰을 보며 한눈을 파는 행인들을 피하느라 제대로 주행할 수 없었다.

서울시가 '공공자전거'와 대여소를 꾸준히 늘리고 있지만 달릴 수 있는 도로는 여전히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전거도로가 차도·인도와 제대로 분리돼 있지 않은 탓에 도심 속 자전거 타기는 불안한 실정이다. 차량과 사람을 피하며 곡예주행을 하느라 자전거 교통사고도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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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서울시에 따르면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서울시내에서 발생한 자전거 교통사고는 1만1377건이다. 사망자는 90명, 부상자는 1만2034명에 달한다. 특히 부상자수는 2013년 3410건에서 2014년 4295건, 지난해 4329건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자전거 교통사고 중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은 자전거와 자동차가 충돌하는 경우로 전체 사고의 75%(8591건)를 차지했다. 이어 자전거와 사람이 부딪치는 경우가 1374건으로 뒤를 이었고, 자전거끼리 난 사고가 1265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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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우선도로를 점유한 차량들. 차량과 함께 도로를 쓰면 속도 차이가 크기 때문에 사고가 나기 쉽다./사진=남형도 기자


실제 자전거 사고가 왜 발생하는지 파악하기 위해 자전거를 타고 도심을 주행해 봤다. 지난 24일 오후 2시부터 약 1시간 동안 서울시의 공공자전거 따릉이를 타고 서울광장~청계천~종로일대~정부서울청사(왕복 약 5km)를 달렸다.

'자전거 도로'가 별도로 분리돼 있지 않은 점이 가장 불편했다. 차들과 함께 달리는 '자전거 우선도로'에 진입하니, 속도 차이 때문에 불안감이 컸다. 뒤에서 클락션을 계속 울리는가 하면, 추월하려는 차량 때문에 사고가 나기 쉬워 보였다. 특히 자전거 도로에 주차된 관광버스, 승용차들 때문에 차도로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 여러번 반복됐다. 불쑥불쑥 등장하는 오토바이 때문에 급제동 한 것도 수차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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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도로를 배려하지 않은 높은 턱. 길이 끊겨 있거나 제대로 정비돼 있지 않은 것도 사고 유발 요인이다./사진=남형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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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는 인도대로 불안했다. 자전거가 어디로 달려야 하는지 표시조차 안돼 있는 곳이 대다수였다. 결국 사람들 틈을 비집고 곡예 운전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수초에 한 번씩 급제동 하는 것이 반복됐다. 갑자기 튀어나온 사람 때문에 넘어질 뻔 하기도 했다. 또 인도는 차도와 달리 포장 상태가 좋지 않은 곳도 많아 주행이 불편했다.

그나마 있는 자전거 도로도 정비가 엉망이었다. 횡단보도 옆에 나란히 있는 붉은색 자전거 도로를 따라가니, 높은 턱이 나와 내려서 자전거를 끌어올려야 했다. 가다가 자전거 도로가 끊긴 곳도 종종 보였다.

도로에서 만난 자전거 운전자 김모씨(23)는 "자전거를 탈 수 있게 대여소는 많이 늘어났는데, 정작 제대로 탈 수 있는 도로는 별로 없다"며 "자전거를 마음 편히 탈 수 있게 인도나 차도와 분리하고 확충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남형도 기자 hum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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