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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與野 추경 대치속…핵심증인 채택 '성의'만 남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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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추가경정예산안 심의를 두고 여야가 연일 '치킨게임(Chicken Game)'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새누리당과 국민의당이 기존 입장에서 한 발씩 물러나는 등 이견을 좁혀가고 있다. 추경안 처리의 물리적 시한이 다가오는 가운데 여야가 '핵심증인 없이는 협상도 없다'는 더불어민주당도 수용할 만 한 타협점을 만들어 낼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새누리당은 야당이 제시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정무위원회의 연석청문회안(案)을 수용했다며 양보를 촉구하고 있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25일 오전 최고위원회에 참석해 "6·25전쟁이라는 포화속에서도 추경은 처리됐다. 이번주 내로 추경이 처리돼야 추석 명절 이전에 예산이 정상집행될 수 있다"며 "이제 야당이 결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당 역시 증인채택 문제에 대해 여당의 손을 들어줬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 "청문회 증인채택이 안 돼도 9월 정기국회·국정감사가 있어 얼마든지 추궁할 기회가 있다"며 "만약 양보했다고 돌팔매를 던진다면 국민의당은 경제를 위해 맞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새누리당과 국민의당이 한 발씩 물러선 것은 사상 최초의 '추경안 무산'이라는 정치적인 부담이 적지 않은 까닭이다. 추경안이 이달을 넘겨 사실상 무산될 경우 새누리당으로서는 청문회 핵심증인을 지키기 위해 경제를 포기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추경편성을 선(先) 제안한 국민의당 역시 조선·해운업 부실 진상규명도, 추경에도 실패했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

공은 더민주로 넘어간 상황이다. 앞서 더민주는 지난 23일 의원총회를 열고 이른바 '최종택(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 홍기택 전 KDB 산업은행 회장)'의 증인채택 없이 추경심사는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당론으로 채택한 바 있다. 더민주로서는 증인채택에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는 회군(回軍)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더민주는 정부·여당이 '성의'를 보일 경우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정책회의에서 "이정현 대표가 나서야 한다. 꽉 막힌 정국을 해결해 달라고 호소한다"며 "정국을 풀기 위해 친박(親朴) 실세가 국회에 출석하도록 설득해달라"고 요구했다. 이는 전날 변재일 정책위의장이 "안 전 수석, 최 전 부총리 중 한명은 청문회에 나온다는 의사표시가 있어야 한다"고 발언한 것과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여당의 손을 들어준 박 위원장은 이날 '국회선진화법 개정'을 주장하며 더민주를 압박했다. 그는 "타협과 합의가 없으면 정기예산안 외에는 아무것도 안되는 진짜 이상한 국회"라며 "새누리당과 국민의당이 합의해도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이 더민주 소속이어서 (예결위를) 소집하지 않으면 (추경안 처리가)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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