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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공정위발(發) '투자절벽' 무섭네…이통3사 상반기 투자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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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헬로 M&A 당사자 SKT, '불확실성'에 상반기 투자 '반토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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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희진 기자,주성호 기자 =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3사의 2분기 실적 발표가 마무리되면서 상반기 이통3사의 설비투자(캐팩스·CAPAX)가 지난해의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는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M&A)건에 대한 정부 인가 심사가 진행된 기간으로 공정거래위원회가 8개월이나 심사 결과를 끌면서 상반기 '투자절벽'이 초래됐다는 지적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이통3사의 상반기 설비투자는 총 1조4367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2조590억원에 비해 30.2% 감소했다.

CJ헬로비전 M&A의 당사자인 SK텔레콤의 투자 감소폭이 가장 컸다. SK텔레콤의 상반기 설비투자는 31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2% 급감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분기, 2분기 각각 3190억원, 3480억원을 투자했지만 올해 1분기는 투자액이 780억원에 그쳤다. 2분기 투자는 3120억원으로 늘었지만 상반기 투자는 지난해의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졌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1월2일 이사회를 열고 CJ헬로비전을 인수해 인터넷(IP)TV 사업을 하는 유선 자회사 SK브로드밴드와 합병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12월1일 미래창조과학부, 방송통신위원회, 공정위 등 3개 부처에 인가 신청을 냈다. 하지만 기업결합 심사를 맡은 공정위가 8개월이나 시간을 끌면서 높아진 경영 불확실성에 SK텔레콤의 투자활동이 '올스톱'된 셈이다.

이번 M&A를 결사 반대한 KT, LG유플러스도 투자를 줄였다. 상반기 KT의 설비투자는 637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6% 감소했다. LG유플러스는 4875억원으로 12.7% 줄었다.

공정위가 기업결합 심사 결과를 내놓는 데 8개월이나 허비하는 동안, M&A 당사자인 SK텔레콤이 투자를 유보한 데 이어 경쟁사인 KT, LG유플러스도 M&A 저지에 화력을 집중하면서 정작 본업인 사업상 투자를 줄인 것이다.

이통3사의 상반기 설비투자는 당초 목표치에도 크게 미달한다. SK텔레콤의 상반기 투자 집행액은 목표치의 14.8%에 불과하다. SK텔레콤은 지난 28일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올해 설비투자 목표액을 기존 2조원에서 2조1000억원으로 1000억원 상향조정했다.

KT가 연초 제시한 올해 설비투자 목표액은 2조5000억원이다. 올 상반기 기준으로 실제 집행액은 목표액의 25.5%에 불과하다. LG유플러스의 경우, 연초 목표치 1조5000억원의 32.5% 수준으로 이통3사 중 LG유플러스가 그나마 가장 적극적으로 투자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통3사는 지난해도 목표치에 미달하게 투자를 집행한 바 있다. 지난해 SK텔레콤의 투자 목표액은 2조원이었지만 실제 집행액은 1조8913억원으로 94.6%를 기록했다. KT는 2조3970억원을 투자해 목표액(2조7000억원) 대비 88.8%에 그쳤다. LG유플러스는 1조4103억원으로 목표액(1조7000억원)의 83%을 투자했다. 이통3사는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동반 역성장'하면서 투자에 소극적이었다.

이때문에 CJ헬로비전 M&A가 투자가 늘어날 '모멘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공정위는 이례적으로 '금지' 결정을 내렸다. 게다가 8개월에 걸친 장기 심사에 이통3사의 '투자절벽'이 현실화됐고 통신장비업체 등 납품업체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통신장비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이통사들의 설비 및 망투자 지출 감소세로 경영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올해는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M&A 이슈로 어려움이 더했다"며 "하반기 대규모 투자에 희망을 걸고 있다"고 말했다.

네트워크 투자는 국내 ICT 업계 경기에 '선순환' 구조를 작동시키는 핵심 활동이지만 상반기 내내 '젖줄'이 막혀 있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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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3사의 상반기 마케팅 비용도 감소했다. 마케팅 비용은 유통 대리점, 광고업체는 물론 소비자 혜택과도 직결돼 있다.

이통3사는 상반기에 총 3조7693억원을 마케팅비에 썼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5% 감소한 수치다. 이 역시 SK텔레콤의 감소폭이 두드러졌다. SK텔레콤의 상반기 마케팅 비용은 1조43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3% 줄었다. KT는 1조3471억원으로 2.6% 감소했다. 이통3사가 M&A 이슈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출혈경쟁'을 자제한 탓이다. 그나마 LG유플러스는 9842억원으로 마케팅비를 전년 동기 대비 0.5% 늘렸다.

업계 관계자는 "공정경쟁을 활성화해 시장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이를통해 소비자 편익을 증대시키는 게 목표인 공정위로 인해 오히려 상반기 내내 투자가 위축된 결과를 낳았다"며 "이 과정에서 ICT 분야 중소기업이 가장 큰 피해를 본 격"이라고 지적했다.
2bri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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