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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평화가 함께" 佛성당테러 현장 지척서 무슬림 초청 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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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멜 신부 추모…"무슬림, 초대 응해 신의 이름으로 폭력 거부"

연합뉴스

미사가 열린 루앙대성당 [AFP=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극단주의 세력이 테러로 프랑스 사회의 종교 대립을 조장하고 있다는 우려 속에 가톨릭과 이슬람이 함께하는 미사가 열렸다.

31일(현지시간) AFP·AP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무슬림 100여 명은 이날 가톨릭 신자 2천 명과 함께 프랑스 루앙대성당에서 열린 미사에 참석했다.

루앙대성당은 지난 26일 무슬림 테러범 아델 케르미슈와 압델 말리크 나빌 프티장이 자크 아멜 신부를 잔인하게 살해한 생테티엔 뒤 루브래 성당에서 몇 ㎞ 떨어지지 않은 곳이다.

미사를 집전한 도미니크 레브런 대주교는 "오늘 아침 우리는 무슬림 친구들에게 특별한 환영인사를 전한다"며 "이들이 미사에 참석한 것만으로 신의 이름으로 죽음과 폭력을 거부한다는 것을 확인해줬다. 모든 가톨릭 신자의 이름으로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미사가 열린 루앙대성당에는 경찰과 군인이 배치됐지만 탐문 검색은 하지 않았다.

그러나 옆에 앉는 신도끼리 서로 손을 잡거나 입맞춤을 나누는 '평화의 인사' 시간이 이날 미사의 가장 가슴 아픈 순간이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레브런 대주교는 평화의 인사 시간에 신자들 속에 있던 무슬림 지도자들을 찾아 인사를 건넸다. 이날 미사에는 생테티엔 뒤 루브래 성당 테러 당시 현장에 있었던 수녀 3명도 참석했다.

파리 모스크의 이맘(이슬람 성직자)이자 프랑스 무슬림신앙위원회 화장인 달릴 부바쾨르도 이날 프랑스 가톨릭의 상징인 파리 노트르담 성당에서 열리는 미사에 참석했다.

한편 프랑스에서 잇따른 무슬림 테러가 프랑스 내 '종교 전쟁'을 부추기려는 시도라는 우려가 계속해서 제기되는 가운데 테러에 맞서 종교 간 화합을 꾀하는 움직임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이날 리옹에서는 무슬림 신앙위원회와 가톨릭 단체가 합동으로 '형재애 행진'에 나섰다.

수백명의 사람들이 '이것은 종교전쟁이 아니다', '우리는 모두 형제고, 자매다'라고 쓰인 배너를 들고 침묵행진에 참여했다.

두 단체는 성명을 통해 "분노나 공포를 위한 여지를 남기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단합을 위해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슬람 출신 교수, 예술가 등도 주간지 르 주르날 뒤 디망슈에 "우리 무슬림은 책임을 질 준비가 됐다"는 내용을 담은 편지를 실었다.

이들은 "프랑스에서 종교는 사적 영역이었기 때문에 그동안 침묵했다"면서도 "하지만 이슬람교가 사회적 이슈가 되고, 현 상황이 참을 수 없으면서 입을 열 수 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viv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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