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 평균 5GB 데이터 쓰는 시대 개막
데이터 로밍 무제한 요금제는 사용자가 원하는 통신방식에 따라 하루 사용료가 다르다. 3G를 선택하면 약 1만원, LTE는 약 1만6000원에 데이터를 무제한 쓸 수 있다. 사용료 차이는 데이터 다운로드 속도 차이로 이어진다. LTE(75Mbps)는 3G(14Mbps)보다 이론상 7배 이상 빠르다. 물론 방문국의 통신환경에 따라 사용자가 체감하는 데이터 속도는 달라진다.
통신방식별 트래픽 현황
미래창조과학부가 발표한 5월 기준 통신 가입자당 데이터 사용량 통계를 보면 LTE 가입자는 월 평균 5GB 이상을 사용하며, 하루 평균 166MB 이상을 쓴다. 해외에 나간 사용자의 로밍 데이터 사용량은 평소 국내에서 이용하던 사용량과 비슷하거나 더 많은 경우가 태반이다. 페이스북,인스타그램,카카오톡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자신이 방문한 여행지를 자랑하려는 욕구가 강한 탓이다.
문제는 국내처럼 SNS를 통해 사진이나 동영상 등 콘텐츠를 잠시 이용하다 보면 인터넷 속도가 갑자기 느려져 정상적인 이용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스마트폰에 표시된 안테나 수를 보면 통신상태가 양호하지만, 실제 사용자의 데이터는 전송이 거의 안되는 기현상이 벌어진다.
속도 저하의 이유가 무엇인지 이통사에 문의하면, 돌아오는 답변은 '서비스 품질(QoS:Quality of Service)' 제약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데이터 사용량이 많은 사용자의 통신 속도를 제한하는 경우가 있는데, 해외 이통사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이통3사가 헤비 유저로 판단해 속도 제한을 거는 기준은 명확치 않으나 음성,문자를 무제한으로 쓸 수 있는 데이터중심 요금제 출시 후 속도 제한을 걸고 있다. 가입자에게 월간 GB급 데이터를 제공한 후 속도를 4Mbps 수준으로 낮춘다.
해외는 한국보다 기준이 더 엄격하다. 통상 해외에서는 하루 이용량 100MB를 헤비유저의 기준으로 삼는다. 100MB는 유튜브나 페이스북에 있는 영상을 몇 개만 봐도 소진되는 양이다. 100MB가 넘으면 향후 약 하루 동안 데이터 다운로드 속도가 0.1~0.2Mbps 수준으로 확 떨어진다. 텍스트를 주로 전하는 카카오톡 등 메신저만 사용하면 모를까 사진이나 영상 등을 보내는 것은 포기해야 된다.
이용자가 해외 현지 편의점 등을 통해 선불 유심을 사서 스마트폰에 꽂으면, 로밍 데이터를 이용할 때와 달리 속도 제약이 거의 없다. 해당 이통사가 일정 데이터를 제공하겠다는 약속으로 판매하는 상품이므로 QoS 정책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평소 해외를 자주 나간다는 최영찬(42)씨는 "예전에는 해외에 나가기 전 데이터 로밍 무제한 요금제를 꼭 가입했지만, QoS 때문에 불편한 경우가 많았다"며 "최근에는 로밍 데이터를 이용하는 대신 현지에서 저렴하게 구입한 선불 유심으로 데이터를 사용하며 QoS 문제를 해결했다"고 말했다.
◆ 이통사, 혼란 주는 '데이터 로밍 무제한' 요금제 이름 변경해
과거 이통사들은 '데이터 로밍 무제한 요금제'라는 명칭을 사용했지만, 이 용어는 소비자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 QoS와 상관없이 무조건 빠른 속도의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T로밍데이터 원패스', KT는 '데이터로밍 하루종일', LG유플러스는 '스마트로밍 데이터요금제' 등으로 이름을 변경했다. 요금제 안내 페이지에는 '1일 100MB 이상 초과시 속도 200Kbps 이하로 제한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통사 관계자는 "국내 이통사가 해외 이통사의 QoS 정책 개선을 요구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데이터 사용량이 많으면 이통3사가 제공하는 3만~4만원 수준의 로밍 요금제를 이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IT조선 이진 기자 telcoji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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