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7 (토)

[단독]넥슨 향하는 칼끝…檢, 수상한 돈흐름 모두 들여다본다

댓글 2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진경준’과 분리해 특수부서 수사

[동아일보]
동아일보

검찰이 김정주 NXC 회장(48·넥슨 창업주)과 넥슨의 기업 비리 의혹을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3부로 떼어내 분리 수사하는 것은 일본과 한국을 넘나드는 넥슨의 복잡한 지분 구조와 자금 흐름에서 의심스러운 정황이 포착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이 친구이자 고위 검찰 간부인 진경준 검사장(49·구속)에게 뇌물을 건네 회사 리스크 전반을 관리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검찰 조직의 신뢰에 치명상을 안긴 점도 넥슨 사건이 특수부에 배당되는 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120억 원대 넥슨 비상장 주식과 제네시스 승용차, 해외여행 경비 등 각종 뇌물을 받아 챙긴 진 검사장과 그에게 뇌물을 건넨 김 회장의 관계와 비리 구조 규명이 예상보다 빠르게 일단락됐다. 따라서 이제 관심사는 ‘은둔의 경영인’으로 불리던 김 회장과 넥슨의 기업 비리 수사의 시점과 강도, 수사의 방식에 모아지고 있었다.

검찰은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심우정)가 면밀히 검토한 넥슨의 자금 흐름, 이금로 특임검사팀이 축적한 넥슨 관련 비리 첩보를 모두 모아 특수3부에서 수사한다는 결론을 내리고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이금로 특임검사팀에서 넥슨의 기업 비리를 수사하는 방안까지 검토됐지만 특임검사의 주요 수사 대상은 ‘검사 진경준’의 비리가 중심이다. 중요 보직에 있는 이금로 인천지검장, 문홍성 대전지검 특수부장과 파견 검사들이 원래 근무지를 오래 비워두기 어렵다는 현실적 문제도 영향을 미쳤다.

검찰은 김 회장이 NXC의 부동산 임대업 알짜 자회사 엔엑스프로퍼티스를 자신의 개인회사 와이즈키즈로 편입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배임 의혹과 관련해 김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두고 있다. 검찰은 또 김 회장 부부가 개인 돈을 들여 2003년 설립 당시 지분을 25%씩 사들인 투자업체인 VIP투자자문의 자금 흐름을 살펴볼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NXC는 지분 100% 자회사인 ‘VIP사모펀드’를 만들어 VIP투자자문에 NXC의 여유자금을 맡기고 있다. 김 회장 내외가 주요 주주로 있는 투자자문회사에 회삿돈을 맡기고 수수료를 지급하고 있는 것이다. 또 VIP투자자문의 대표는 지난해까지 VIP사모펀드의 운영이사를 겸직하다 금융당국으로부터 개선을 요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자문과 운영을 함께하면 나중에 책임 소재를 가리기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검찰은 2005년 국내에서 큰 수익을 내고 있던 게임회사 넥슨코리아를 분사해 적자 기업인 넥슨재팬에 매각함으로써 회사에 1조527억 원대 손실을 끼친 혐의(배임), 2006년 10월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뒤 넥슨홀딩스 주식 107만 주를 헐값으로 매입해 1070억 원을 횡령한 의혹 전반을 수사한다. 지주회사 NXC의 벨기에 법인에 넥슨재팬 주식을 저가로 현물 출자해 NXC에 7993억 원대 손해를 입힌 의혹도 있다. 특히 넥슨그룹 매출의 68%가 한국에서 발생하지만 상당수가 배당 형식으로 일본으로 흘러가는 과정의 위법성 전반도 조사 대상이다. 넥슨이 지주회사 NXC를 제주도로 이전하면서 3000억 원의 세금을 감면받았지만, 실제 업무는 경기 성남시 판교 사무실에서 이뤄지는 점 등에 법인세 포탈 의혹이 있는지도 확인할 방침이다.

한편 NXC가 보유한 넥슨 일본법인 지분이 2011년 상장 이후 유럽 등 세제 혜택이 많은 나라로 옮겨간 것으로 드러났다. 27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NXC의 넥슨 일본법인 지분은 2016년 3월 38.61%로, 2012년 9월(54.36%) 대비 15.75%포인트 낮아졌다. 반면 넥슨 유럽법인 NXMH B.V.B.A가 보유한 해당 지분은 같은 기간 10.34%포인트 높아진 19.26%였다. NXMH B.V.B.A의 주소는 2009년까지 네덜란드에 있다가 이후 벨기에로 옮겨졌다. 이 회사에는 한국인 대표를 포함해 총 10여 명이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관석 jks@donga.com·김준일·신무경 기자

[☞오늘의 동아일보][☞동아닷컴 Top기사][☞채널A 종합뉴스]
[☞오늘의 인기 무료 만화 '빅툰']
ⓒ 동아일보 & dong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