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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10대 IS조직원 佛성당에 난입, 86세 신부 참수…교황청 경악, 서방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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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를 집전하던 86세된 노신부가 10대 IS(이슬람국가)조직원에 의해 참수당하는 끔찍한 비극이 일어났다.

26일(현지시간) 프랑스 언론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프랑스 북부 루앙시 인근 생테티엔 뒤 루브래 성당에 IS 조직원 2명이 난입, 자크 아멜(86) 신부와 수녀 2명, 신도 2명 등 5명을 인질로 잡고 위협하다 오전 8시43분쯤 아멜 신부의 목을 흉기로 그어 살해했다.

이들은 살해전 신부를 강제로 무릎 꿇리고 제단에 올라가 아랍어로 설교한 뒤 성당을 떠나면서 "알라 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는 뜻의 아랍어)"라고 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범행 후 성당을 빠져나왔지만 먼저 빠져나온 수녀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 기동대(BRI)에 의해 모두 사살됐다.

5명의 인질 중 1명은 중상을 입었지만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프랑수아 몰랭스 파리 검사장은 "테러범 2명 중 1명이 아델 케르미슈로 올해 열아홉 살이며 두 차례 시리아로 들어가려다 적발돼 전자팔찌로 감시를 받고 있었다"고 밝혔다.

몰랭스 검사장은 다른 한 명의 신원은 주거지를 압수수색하면서 계속 확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케르미슈의 전자팔찌는 오전 8시30분부터 4시간동안 비활성화되고 외출이 허용됐다.

케르미슈는 지난해 형과 사촌의 신분증으로 시리아에 들어가려다 독일, 터키에서 체포돼 송환됐다.

테러범들에게 희생된 자크 아멜 신부와 함께 인질로 잡혔던 다니엘르 수녀는 프랑스 라디오 방송 RMC에 "그들이 신부님을 강제로 무릎 꿇도록 했고 신부님이 방어하는 순간 비극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다니엘르 수녀는 "그들은 자신들의 모습을 동영상으로 촬영했는데 제단 주변에서 아랍어로 설교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다니엘르 수녀는 범인들이 아멜 신부를 공격할 때 빠져나왔다.

IS가 기독교를 직접 대상으로 삼아 테러를 벌인 것은 처음이어서 서방세계는 큰 충격에 빠졌다.

희생당한 아멜 신부는 1930년 생테티엔 뒤 루브래에서 태어나 28세 때 사제 서품을 받았다.

10년 전 은퇴했지만, 성당과 지역 사회에 봉사하는 뜻에서 미사를 집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발생 수 시간 만에 현장에 도착한 올랑드 대통령은 이번 사건이 "테러 공격"이라면서 "IS에 충성을 맹세한 범인들이 범행했다"고 밝혔다.

올랑드 대통령은 "우리는 프랑스에 전쟁을 선포한 IS와 맞서고 있다"면서 "우리는 민주주의 국가이기 때문에 법을 지키면서 모든 수단을 동원해 IS와 전쟁을 벌여야 한다"고 말했다.

에르베 모랭 노르망디 주지사는 "아멜 신부는 이 성당에서만 30년을 보냈다"며 "단순히 한 사람이 죽은 게 아니라 미사를 집전하던 신부가 숨진 사건이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이후 프랑스에서 지속해서 테러를 벌여온 IS는 성당 등 종교시설도 테러 대상으로 지목한 적이 있지만 직접 공격한 것은 처음이다.

이 때문에 IS가 서방 세계를 자극해 '종교 전쟁'을 유도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교황청 대변인은 이번 사건을 접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터무니없는 폭력에 고통스러워 하고 경악했으며 희생된 이들을 위해 기도하자고 말했다고 알렸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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