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6 (금)

치명적 유전병 앓는 美 6세 소년 '일일 미화원' 꿈 이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연합뉴스

청소부가 되고 싶은 소년 이선 딘(6).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종우 특파원 = 치명적 유전병을 앓는 6살 미국 소년이 평소 '희망사항'이었던 일일 환경미화원으로 나서 화제다.

주인공은 캘리포니아 주 새크라멘토에 사는 이선 딘(6) 군. 이 소년은 생후 8주 만에 유전 질병인 낭포성 섬유증(Cystic fibrosis) 판정을 받았다.

낭포성 섬유증은 감염된 환자의 신체 세포가 두꺼운 점막을 만들면서 공기가 폐로 가는 것을 방해하는 치명적 질병이다. 이 유전병은 20대 중반이 되기 전에 사망해 유아성 질병으로 분류되며 치료법도 없다.

딘은 그러나 평소 집에서 쓰레기 수거 차량을 보는 것을 좋아했으며, 장차 환경미화원이 되는 게 꿈이었다고 한다.

딘의 아버지 켄은 지역방송인 KOVR과의 인터뷰에서 "아들은 쓰레기 수거 차량을 보는 것을 늘 좋아했다"면서 "하루 만이라도 쓰레기 수거 작업을 직접 하고 싶다는 말을 해왔다"고 밝혔다.

불치병·난치병을 앓고 있는 어린이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자선단체 '메이크어위시 재단'(Make-A-Wish Foundation)은 이 소년의 소원을 들어주기로 했다.

재단 측은 새크라멘토의 청소용역업체와의 협의를 통해 딘이 청소 차량을 타고 쓰레기 수거에 나설 수 있도록 했다.

실제로 딘은 26일(현지시간) 새크라멘토 시내 중심가 5곳에서 쓰레기와 재활용을 수거하는 청소 차량에 승차해 쓰레기를 거두는 데 힘을 보탰다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딘과 함께 쓰레기 수거에 나선 35년 차 베테랑 환경미화원 샘 터먼은 "청소 차량을 좋아하는 아이와 함께 쓰레기 수거에 나서 기쁘다"면서도 "나는 내내 울지 않으려고 애를 썼다"고 털어놓았다.

딘은 쓰레기 수거에 나서기 전 15분간 분무기로 뿌려 호흡을 했고, 폐에 점액이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기계장치가 달린 조끼를 착용하고 20분간 가슴을 흔들어줘야 했다.

딘의 아버지는 "아이는 매일 자기 전 이 같은 예방조치를 해야 한다"면서 "밥을 먹고 나서는 반드시 효소도 복용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딘이 이날 쓰레기를 거둬가는 구간에서 대럴 스타인버그 시장 당선인과 샘 소머스 경찰국장을 비롯해 딘의 건강을 바라는 시민들이 나와 응원을 보냈다고 언론들은 덧붙였다.

jongwoo@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연합뉴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