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7 (토)

中무역마찰ㆍ日아베노믹스에 ‘샌드위치 한국’…증권가도 우려

댓글 2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사드(THAADㆍ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일본의 평화헌법 개헌과 아베노믹스 등 각종 외교적 사안이 국내 금융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증권가에서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G2(미국ㆍ중국)을 주축으로 하는 동아시아 역학관계의 긴장이 고조될 경우 한국 경제가 무역 제재, 환율 변동 등으로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사드, 韓ㆍ中무역마찰 도화선 될까= 25일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한국의 사드 배치로 인해 금융시장에서 한ㆍ중간 갈등이 표출될 가능성이 한층 더 커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예상되는 대표적인 갈등의 양상은 ‘무역 제재’다.

현재 홍콩을 포함한 한국의 대(對)중국 수출ㆍ수입 의존도는 각각 39%, 18%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각각 10%포인트, 3%포인트 늘었다. 한국의 대중국 수출 의존도는 일본(23%)에 비해 높은 반면, 수입 의존도(26%)는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은 한국산 제품 수입금지, 자국 제품의 수출금지 등 다방면의 무역 제재를 내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은 지난 2010년 일본과 댜오위다오(센카쿠열도) 분쟁을 겪으면서 희토류 수출금지 조치를 내려 일본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입힌 바 있다.

헤럴드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물론 한ㆍ중간 기술력 차이, 한국산 제품을 대체할 시장인 일본ㆍ대만 등과의 불편한 관계를 고려할 때 대규모 무역 제재가 이뤄지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비교우위에 있는 특정 제품에 대한 무역 제재 여지는 열려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갈등이 증폭될 경우 중국은 한국에 투자한 자금을 회수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중국의 한국투자 잔액은 지난해 기준 476억달러(한화 약 54조783억원) 규모다. 외국인의 한국 지분증권투자 가운데 중국자금의 비중은 2.3%에 불과하지만, 외국인의 부채성증권투자에서 중국자금의 비중은 7.9%에 달한다. 사드 배치가 국유기관 중심인 중국의 투자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면, 채권시장이 고초를 겪을 가능성이 보다 커진다.

이와 함께 한ㆍ중 자유무역협정(FTA) 서비스ㆍ투자 협상이 지연되면 한류 열풍에서 시작된 대중국 수혜가 약화될 가능성도 상존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표적인 대중국 수혜 산업인 화장품, 미디어 등은 악재에 직면할 가능성이 큰 업종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네덜란드 헤이그 상설중재재판소(PCA)의 남중국해 영유권 판결 이후 중국에서 확산된 ‘필리핀 망고 불매운동’처럼 한국산 제품 불매운동이 벌어질 경우 그 파장은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아베노믹스, 지지하는 美…첩첩산중= 아베노믹스에 대한 미국의 태도변화 조짐은 또 하나의 걱정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이는 환율 변동을 이끌면서 국내 기업의 수출경쟁력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다.

지난해 하반기 미국 재무부는 강(强)달러의 심화로 수출 악화, 제조업 위축 등이 나타나자 이를 억누르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교역국의 불공정한 무역제도나 관행에 보복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는 BHC(Bennet-Hatch-Carper)법안을 제정했다. 동시에 미 재무부 장관은 엔화 약세를 유도하려는 일본은행(BOJ)의 추가 통화완화에 제동을 걸었다.

이후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가 집계하는 6월 ISM제조업지수는 53.2로 1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제조업 경기가 회복되는 양상을 보이자 미국은 다시금 일본의 엔화 약세를 용인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참의원 선거 결과가 나온 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최대 20조엔의 추경 예산 편성을 준비 중이다. 시장에선 BOJ가 현재 진행 중인 연 80조엔의 자산매입 규모를 확대하거나, 마이너스 예금금리를 추가로 낮출 것이라는 기대까지 고조되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에 힘입어 최근 엔/달러 환율은 106엔대까지 올랐다. 브렉시트(Brexitㆍ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당시 엔/달러 환율 ‘100엔 붕괴’ 우려가 커진 것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반면 선진국 통화완화 기대에 따른 위험자산 투자심리, 미국의 원화 절상 압력 등으로 원/달러 환율은 1130원대로 하향 안정화됐다. 그 결과 브렉시트 논란 후 1160원대까지 치솟았던 원/100엔 환율은 20여일만에 1070원대로 급락했다.

헤럴드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의 하향 안정화에 이어 엔화 약세까지 재개된다면, 이는 수출가격 경쟁력 악화로 이어져 기업이익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원화 약세와 유가 하락 효과에 힘입어 국내 기업의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이상 늘어났다”며 “하반기엔 이 두가지 요인에 따른 순이익 개선 효과는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ana@heraldcorp.com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