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0 (금)

[뉴스분석] 무역 빗장 거는 지구촌… 비상 걸린 수출전선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보호무역 바람’ 한국경제 위협

세계일보

.


보호무역주의가 우리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선진국 중심의 반세계화 움직임에 중국 대륙 시장의 비관세 장벽까지 높아지며 가뜩이나 악화일로인 우리나라 수출 전망은 더 어두워지는 형국이다.

24일 코트라가 공개한 ‘2016년 상반기 대한(對韓) 수입규제 동향과 향후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한국 상품에 대해 총 23건의 반덤핑이나 세이프가드 조사가 새롭게 시작됐다.

최근 점증하는 보호무역주의는 그 진원이 선진국이어서 파장이 더욱 우려된다. 미국 대선에 나선 극우후보 트럼프 열풍, 영국의 EU 탈퇴 결정(브렉시트) 등은 한 세대 이상 이어져 온 글로벌 시장의 개방·통합·자유화라는 흐름을 되돌리려 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미국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세탁기가 덤핑 예비판정을 받은 데 이어 한국산 철강 제품 역시 반덤핑 관세를 부과 받게 됐다. 산업계는 이 같은 보호무역 조류가 전방위로 확산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심지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대선 이슈로 부각될 조짐도 보인다. 지난 21일 미 공화당 전당대회 대선후보 수락 연설에서 트럼프는 한·미 FTA를 콕 집어 “재협상에 나설 것이며, 협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협상장을 박차고 나오겠다”고 공언했다.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도 FTA의 불합리성을 거론하며 재협상이 필요하다고 거론한 상태다.

세계일보

미국 바깥에서도 보호무역 조류는 넘실댄다.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년간 세계 각국 정부가 취한 보호무역 조치는 20% 가까이 증가했다. 올 상반기에도 인도 6건, 태국 3건, 대만 2건 등 총 11개 국가가 철강금속 17건, 화학 2건, 전기전자 1건 등 23건에 대해 규제조사에 들어갔다. 우리나라 총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6%에 달하는 중국 시장에선 위생 및 검역 중심으로 비관세 장벽이 높아지고 있다.

각국의 보호무역 조치는 올 하반기 더욱 강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신흥국은 덤핑처럼 불공정 무역이 아닌 경우에도 세이프가드를 발동하거나 수입 허가제와 인증제 같은 각종 비관세장벽을 활용해 전방위 규제를 가할 전망이다.

한국무역협회 조아라 통상협력실 과장은 “현재 가장 문제가 되는 건 철강”이라며 “생산량을 조절해야 하지만 구조적으로 쉽지 않다”고 말했다. 조 과장은 “각국이 다 경제적으로 어렵다고 하는 상황이라 (수입 규제가) 다른 산업 분야로 확산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더 큰 문제는 각국의 보호무역주의에 대응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코트라 통상전략팀 김건숙 전문위원은 “반덤핑 조치를 피하려면 결국 새로운 수출 시장을 개척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G20(주요 20개국)은 23∼24일 중국 청두(成都)에서 재무장관회의 및 중앙은행총재 회의를 열어 모든 종류의 보호무역 주의를 배격하고 회원국들이 경쟁적 통화 절하 대신 적극적 재정정책으로 글로벌 수요를 진작시켜야 한다는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엄형준·안용성 기자 ting@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 Segye.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