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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은행 실적 뜯어보니①]은행, 저금리에 어떻게 돈 벌었나?…"투자처 못 찾고 쌓인 자금 덕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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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4대 은행 상반기 당기순이익 전년 동기 比 19.4%↑

저원가성예금 늘면서 NIM 개선
"요구불예금은 가장 중요한 조달 수단 중 하나"

【서울=뉴시스】남빛나라 기자 =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은행들이 실적에서 선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브렉시트(영국의 EU탈퇴) 등 각종 대내외 변수로 금융시장이 불안해진 가운데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저금리에도 은행으로 밀려드는 부동자금으로 조달 비용이 낮아진 덕분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KB국민·KEB하나·우리 은행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증가했다.

기업 구조조정과 관련한 대규모 충당금 적립으로 인해 상반기 적자가 불가피하다고 앞서 발표한 NH농협을 제외하면, 주요 시중은행이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좋은 실적을 거둔 것이다.

4개 은행의 상반기 총 당기순이익 규모는 3조3192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7802억)와 비교해 19.4%(539억원) 불었다.

신한은행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조267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7903억 원)보다 29.9%(2364억원) 증가했다. 국민은행은 7432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7302억원) 대비 1.8%(130억원) 늘었다.

우리은행은 전년 동기(5169억원) 대비 무려 45.2% 급증한 7503억원을 나타냈고 하나은행도 7.6%(562억원) 상승한 799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한국은행이 자난달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인 1.25%로 인하했지만 4대 은행이 은행의 수익성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을 잘 방어한 결과다. NIM은 은행 등이 자산을 운용해서 벌어들인 수익에서 조달비용을 차감해 운용자산 총액으로 나눈 수치다.

2분기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의 NIM은 전분기 대비 2bp(1bp=0.01%) 상승하며 각각 1.50%,1.58%를 기록했다. 하나은행도 1분기와 같은 1.40%를 유지했다. 우리은행의 NIM도 2bp 하락에 그쳐 1.42%로 집계됐다.

이는 요구불예금(수시입출금식 예금) 등 저원가성예금으로 돈이 몰린 영향이다. 금리가 낮은 저원가성예금은 은행의 조달비용을 낮춰 수익 증대에 기여한다.

저금리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은행에 쌓인 돈이 은행의 수익성에 기여하고 있는 것이다.

신한은행의 원화예수금은 지난해 말 180조7660억원에서 올 6월 185조5130억원으로 2.6%(4조7470억원) 증가했다. 특히 요구불예금은 21조8580억원에서 24조4900억원으로 12.0%(2조6320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국민은행의 원화예수금은 213조8000억원에서 219조3000억원으로 2.6%(5조5000억원) 증가했다. 요구불성예금은 5.9%(5조4000억원) 늘어난 97조4000억원을 나타냈다.

하나은행의 경우 원화예수금은 173조3092억원에서 173조5530억원으로 0.1%(2438억원), 요구불예금은 67조4191억원에서 68조5727억원으로 1.7%(1조1536억원) 늘었다.

한은에 따르면 5월 기준 국내 은행의 요구불예금 잔액(평잔 기준)은 159조7147억원으로 나타났다. 요구불예금 잔액은 올해 1월 처음으로 150조원을 넘어선 뒤 매달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요구불예금은 은행의 가장 중요한 조달 수단 중 하나"라며 "요구불예금은 이자가 거의 없어, 은행 입장에선 이자가 없다시피 한 돈을 받아서 대출에 쓰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기준금리 인하 여파로 수신금리가 0~1%대로 내려가 조달 비용도 떨어졌다.

아울러 부실 가능성이 큰 대기업 대출을 줄이는 등 대출 건전성을 강화한 것도 NIM 개선에 영향을 줬다.

또 다른 은행관계자는 "지금 같은 저금리 시기에는 NIM을 1bp 올리기도 정말 어렵다"며 "그래서 대출 건전성과 평가 기준을 강화하며 NIM을 방어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sout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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