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7 (토)

[김범주의 친절한 경제] 이케아 리콜 조치…한국은 고정 핀 줘서 괜찮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앵커>

친절한 경제입니다. 유명한 가구회사 이케아 많이들 아시죠? 그런데 미국에서 여기서 파는 가구를 샀다가 아이들이 숨지는 사고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미국에서는 대규모 리콜을 하기로 했는데, 문제는 같은 물건을 우리나라에서도 팔고 있는데 전혀 아무런 조치가 없다고 하거든요. 일단은 왜 가구 때문에 아이가 숨질까요?

<기자>

"가구가 뭐가 문제냐?" 이렇게 생각들 하실 텐데, 사람 키보다 조금, 그러니까 어른 키보다 조금 작은 서랍장입니다. 그런데 아이들은 이런 서랍장 같은 게 있으면 올라타고 기어오르고 그러잖아요. 그러다가 사고가 나는 건데, 화면 보시면 깜짝 놀라실 거에요.

이게 저렇게 생긴 서랍장이에요. 위험해 보이지는 않죠. 그런데 말씀드린 대로 저기 아이가 앞에 잡고 올라타서 매달린다. 그러면 이렇게 됩니다. 저게 앞으로 넘어가요.

이 서랍장이 미국하고 캐나다에서 30년 사이에 3천6백만 개가 팔려나갔는데, 두 살 정도 되는 아이들이, 지금 저 장면이 제일 끔찍한데, 올라가다가 여섯 명이 지금까지 숨졌습니다. 실제로.

정부에서 리콜 명령을 내려서 이케아가 15년이 됐든 최근에 샀든 소비자가 원하면 샀던 값을 그대로 돌려주거나, 아니면 원하면 넘어지지 않게 뒤에 못을 박아서 벽에 고정시키는 걸이를 가서 설치를 해줘야 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도 이 제품을 파는데, 아직 별말이 없네요.

<앵커>

아니, 그림만 봐도 정말 상상하기 싫을 정도로 끔찍한데 왜 심각성을 못 느끼나요?

<기자>

이케아 쪽 이야기는 두 가지인데, 우리나라에서 팔 때는 뒤에 고정하는 도구를 같이 주고 있고, 설명을 하고 있다. 두 번째는 아직 사망사고가 나지 않았다. 이렇게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정도로 위험하다는 걸 아마 모르는 소비자들이 더 많을 거고요, 미국 같은 경우는 뒤에 나무 벽이라서 고정 하기가 좀 쉬운데, 우리는 대부분 시멘트잖아요. 고정을 해본 적도 없고 잘 안 됩니다.

어제 우리 소비자원이 미국 뉴스를 보고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조치 하라고 공문을 보냈다는데, 그걸로는 아마 움직이지 않을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그런데 이런 이케아 같은 큰 회사의 대응이 왜 한국하고 미국이 다르냐, 이 부분은 정부 당국의 태도도 중요한 거 같아요. 미국 당국이 리콜을 발표할 때 했던 말을 한 번, 길지만 영어인데, 천천히 알아듣게 해줍니다. 한 번 들어보시죠.

[엘리엇 케이/미국 소비자안전위원회 의장 : 만약 이런 제품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신다면 제발 바로 행동에 나서주시길 바랍니다. 이 제품들은 너무 위험합니다. 반복합니다. 특히 어린아이가 있다면 이 가구를 집에 두면 정말 위험합니다.]

<앵커>

그러게 말입니다. 우리나라 소비자들만 무시당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사건들이 계속 있는데, 얼마 전에 또 연비 조작 파문으로 폭스바겐이 미국에서는 엄청난 보상을 해주기로 했는데, 이것도 우리나라에서는 아무런 배상 조치가 없죠?

<기자>

미국에서 판 차의 4분의 1 정도를 우리나라에서도 팔았어요. 많이 팔았습니다. 미국에서 18조 원을 지금 배상하기로 했는데, 6조 원은 정부에 내고, 12조 원은 차 산 사람들한테 다 돌려주기로 했어요. 한 사람당 6백만 원에서 최대 1천170만 원까지 물어줘야 됩니다.

그리고 소비자가 따로 소송을 걸어서 더 받아낼 수도 있어요. 그리고 정부가 돈은 돈이고 사법처리는 또 별도로 할 테니까 그건 또 기다려라. 이런 입장인데, 이것 발표할 때 얘기가 심각합니다.

[지나 매카시/미국 환경보호청장 : 환경을 오염시키는 폭스바겐 차량은 앞으로 미국 도로에서 다니지 못할 겁니다. 그럼으로써 대기오염도 감소하게 될 겁니다.]

저렇게 얘기하니까 무섭죠. 그런데 검찰 수사도 우리도 하고 있고 하지만, 폭스바겐은 한국에서는 아직 배상 계획이 없습니다. 오히려 회사가 할인해준다고 하니까 사람들이 전보다 더 많이 차를 사주고도 있는데, 정부가 먼저 나서서 제도적으로도 그렇고 소비자를 지키는데 더 단호해져야 하지 않을까, 미국 보니까 그런 생각이 많이 드네요.

[김범주 기자 news4u@sbs.co.kr]

※ ⓒ SBS & SBS콘텐츠허브 : 무단복제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