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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英 빠진 EU, '유로존' '비유로존'으로 갈라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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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 비유로존, 英의 탈퇴로 EU의 유로존 쏠림 심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가 EU를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과 나머지 8개 비유로존으로 쪼갤지도 모른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스웨덴, 폴란드, 덴마크 등 8개 비유로존 국가들의 구심점 역할을 해 온 영국의 탈퇴가 EU에서 이들을 소외시키게 됐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이하 현지시간) 브렉시트로 인해 EU 분할의 원심력을 가라앉히는게 어려워졌다고 보도했다.

스웨덴, 폴란드, 덴마크, 헝가리, 체코, 루마니아, 불가리아, 크로아티아 등 동.북 유럽의 8개 EU 회원국들은 그동안 영국이 버팀목이 돼 줘 EU의 유로존 쏠림 현상을 견제할 수 있었지만 이제 그같은 힘의 균형이 급속히 무너지게 됐다.

EU 2위 경제국인 영국은 이들 8개 회원국의 국내총생산(GDP)을 다 합한 것보다 큰 경제규모로 그동안 유로존을 견제하는 맏형 역할을 해왔다. 비공식적인 비유로존 EU 국가연합 야전 사령관이었던 셈이다.

스웨덴의 경우 2011년 당시 프레드릭 라인펠트 총리가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와 함께 양국 기업인들과 정책담당자들이 참가하는 연례 모임을 시작하면서 영국과 급속도로 가까워졌고, 이같은 연대는 중도좌파인 스테판 뢰프벤 총리가 집권한 뒤에도 이어져왔다.

전통적으로 독일과 가까운 독일 최대 교역 파트너 폴란드도 예외는 아니어서 지난해 가을 보수당 정권이 들어선 뒤 영국과 유대가 강화됐다.

지난 1월 비톨드 바스치코브스키 폴란드 외교장관은 의회에서 "가장 중요한 유럽 파트너들과 다양한 차원의 대화와 정기적인 협의를 지속하고자 한다"면서 "무엇보다도 영국이 가장 중요한 파트너다"라고 선언하기도 했다.

그러나 비 유로존 회원국들은 영국의 탈퇴로 EU의 급속한 유로존 쏠림 현상에 대응할 방법이 사라졌다.

최근 유럽 통합 강화를 위해 EU가 결정한 정책들은 이른바 '재정협약'이라고 부르는 경제정책 관리 규정, EU 금융부문 감독 일원화가 핵심인 '은행동맹' 등 비유로존에는 불리한 것들이다.

유로존은 나머지 비유로존 회원국들에 유로를 받아들일 것을 강요하고 있다.

덴마크에는 영국에 그랬던처럼 유로에 가입하지 않아도 된다는 선택권을 줬지만 나머지 비유로존 국가들에는 궁극적으로 단일통화인 유로에 가입토록 못박았다.

그렇지만 스웨덴 등 8개국이 유로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지금으로서는 거의 없다.

스웨덴은 2003년 국민투표에서 유로 가입을 부결시켰고, 폴란드를 비롯한 동유럽 국가들은 유로에 가입할 경우 통화강세에 따른 수출경제 붕괴가 불을 보듯 뻔해 가입할 수가 없다.

바스치코브스키 폴란드 외교장관은 유로 가입은 "경제적 재앙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렇게 되면 영국이 빠진 EU는 물과 기름처럼 유로존과 비유로존의 2개층으로 따로 놀고, 결국 분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된다.

런던경제대(LSE)의 폴 드 그라우 정치학 교수는 비유로존 8개 회원국의 목소리는 눌릴 수밖에 없다면서 "스웨덴처럼 영국과 긴밀히 협조했던 국가들은 정치적 기반을 잃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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