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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TF상반기 결산-영화] '천만공백 ' 영화계…밀어주기 불구 넘지 못한 보릿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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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흥행 1~3위 상반기 1위작 '검사외전'은 스크린 독과점 논란에도 불구하고 천만영화에 등극하지 못했다. /좌측부터 영화 '검사외전'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곡성'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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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권혁기 기자] 올해 상반기 영화계에는 천만영화가 탄생하지 못했다. 영화 '검사외전'이 스크린 독과점 논란에도 불구하고 970만6600여명(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기준)에 그쳤다. 믿었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마저 한국 관객들의 수준에 미치지 못하며 영화계에 '보릿고개'라는 말이 유행하게 만들었다. <더팩트>가 병신년(丙申年) 상반기 영화계를 진단, 분석했다.

◆ 쇼박스 '검사외전'이 970만6695명으로 2016년 상반기 1위…스크린 독과점 논란 재점화

예년과 비교해보면, 지난해 상반기에는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이 1000만명을 넘었으며, 2014년에는 '겨울왕국'(1029만6100여명)이, 2013년에는 '7번방의 선물'이 1281만1200여명을 끌어들여 영화계에 활기를 불어 넣었다.

올해 상반기 박스오피스 순위를 살펴보면 '검사외전'에 이어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가 867만5900여명(이하 6월 25일 기준), '곡성'이 684만4600여명, '주토피아'가 470만2900여명, '아가씨' 400만5800여명, '쿵푸팬더3' 398만4700여명, '귀향' 358만6300여명, '데드풀' 331만7100여명 순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검사외전'과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가 선전하고, '곡성'이 700만명 가까이 모집했지만 다른 작품들의 성적은 아쉬움을 자아낸다. 관객의 지갑을 열게 할 작품이 적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 중 '검사외전'은 스크린 독과점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대체공휴일까지 포함된 설연휴 '버프'를 받은 '검사외전'은 2월 8일 1779개관 9252번, 9일 1812개 스크린에서 9451회 상영됐다. 상영점유율(상영횟수÷조회기간에 상영된 영화의 전체 상영 횟수×100)은 8일에 53.6%, 다음날 53.1%를 기록했다. 한국에 있는 영화관들 중 절반 넘는 곳에서 '검사외전'이 상영됐다는 의미다.

KBS1 '소비자 리포트'는 '검사외전'의 스크린 독과점을 비판했다. 방송에 따르면 한 영화 관객은 '쿵푸팬더3'를 예매했지만 극장으로부터 예매 취소 연락을 받았다. 상영관 내부 점검 등을 이유로 '쿵푸팬더3' 상영불가 통보를 받은 것인데 정작 극장에서는 '쿵푸팬더3' 대신 '검사외전'을 상영하고 있었다.

과거 '광해, 왕이 된 남자'와 '도둑들'도 스크린 독과점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검사외전' 역시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광해, 왕이 된 남자'와 '도둑들'이 각각 1232만3500여명 1298만3800여명으로 '천만관객 돌파'라는 타이틀을 얻었지만 '검사외전'은 실리도 챙기지 못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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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리퍼 히트작 '주토피아' 애니메이션 '주토피아'는 주말만 되면 박스오피스 상위권에 재진입하는 괴력을 발휘했다. /영화 '주토피아' 포스터


◆ 470만명 모집 '주토피아' 4위로 선전…'배대슈' '엑스맨' 등 블록버스터 참패로 멀티플렉스 비상

전체적으로 영화 관람 인원 파이(규모)가 줄어들면서 멀티플렉스 CJ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은 비상이 걸렸다. 1월에는 전년 12월 16일 개봉된 '히말라야'가 263만여명을, 2일 '셜록: 유령신부'가 127만8800여명, '굿 다이노'가 7일 관객들을 맞이하며 132만8900여명을, 14일 개봉된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가 200만여명, '오빠생각'(106만9900여명)이 21일, '쿵푸팬더3'가 28일 개봉돼 398만여명을 불러들였다.

'검사외전'이 장악한 2월을 건너 3월이 왔지만 영화관에 봄은 오지 않았다. 2월에만 950만여명을 끌어들인 '검사외전'은 3월 동안 12만여명을 모집하는데 그쳤다. 극장가에 '보릿고개'가 시작된 것이다. 멀티플렉스 곳간이 텅텅 비어가던 3월 '갓 오브 이집트'(91만9800여명)와 마이클 베이 감독의 '13시간'(14만5900여명) '무수단'(1만5800여명) '널 기다리며'(63만5000여명) '런던 해즈 폴른'(73만1500여명)이 개봉됐지만 여전히 극장가는 겨울이었다.

그래서 3월 24일 개봉될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에 지대한 관심이 쏠렸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자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불안한 평가들이 쏟아졌다. 최종 스코어는 225만6600여명. 3월 개봉작 중 100만 관객을 돌파한 유일한 영화였다. 케이블 채널 tvN '응답하라 1988'에서 인기몰이한 류준열이 주연을 맡은 '글로리데이'도 18만8700여명에 만족해야 했다.

4월 들어 7일 '날, 보러와요'(106만3200여명) 13일 '시간이탈자'(120만2100여명) '해어화'(48만5600여명) 27일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867만5900여명)가 순차적으로 개봉됐다. 마블스튜디오 외에는 재미를 보지 못했다. 5월에는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143만400여명) '곡성'(684만4600여명) '다이버전트: 얼리전트'(10만2200여명) '계춘할망'(41만2700여명) '엑스맨: 아포칼립스'(293만3500여명) 순으로 나타났다.

6월에는 '아가씨'(405만5600여명) '정글북'(221만5400여명) '컨저링2'(164만3200여명) '워크래프트: 전쟁의 서막'(114만3800여명) '특별수사: 사형수의 편지'(100만1500여명) '인디펜던스 데이: 리써전스'(98만4600여명)가 힘을 내고 있는 상황.

재미있는 사실은 지난 2월 17일 개봉된 '주토피아'의 선전이다. 5월까지 주말만 되면 박스오피스 상위권으로 복귀한 '주토피아'의 최종 스코어는 470만3000여명. '주토피아'가 웰메이드로 평가를 받고는 있지만 그만큼 볼만한 영화가 없었다는 방증이기도 했다. 그렇게 '주토피아'는 '슬리퍼 히트작'(모두의 예상을 깨고 흥행에 성공한 영화를 지칭)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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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텐트폴 영화로 기대작들 7, 8월에는 각 배급사에서 미는 영화들이 개봉을 앞두고 있어 영화계에 활력을 불어 넣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좌측부터 영화 '부산행' '덕혜옹주' '인천상륙작전'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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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7, 8월이면 각 배급사들이 밀고 있는 텐트폴 영화(텐트를 칠 때 지지대 역할을 하는 튼튼한 막대기인 '텐트폴'의 역할처럼, 투자배급사 라인업에서 가장 성공 확률이 높은, 확실히 흥행할 만한 작품)들이 개봉한다.

'나우 유 씨 미2'는 일찌감치 입소문을 타고 있으며 '부산행' '제이슨 본' '인천상륙작전' '덕혜옹주' 등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애니메이션 '아이스 에이지: 지구 대충돌'도 '주토피아'처럼 슬리퍼 히트를 기대해볼 만 하다.

상반기 예상치를 밑도는 성적을 거둔 영화계가 하반기에는 웃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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