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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러시아, 쿠릴 열도 옛 일본군 비행장 보수공사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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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기지 건설? 4개 섬 반환 협상 대비?' 해석 분분

뉴스1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가 작년 11월22일 일본과 영유권 갈등을 겪고 있는 쿠릴 4개 섬 가운데 하나인 이투룹을 시찰하며 사진을 찍고 있다.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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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러시아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이 쿠릴 열도에 건설한 비행장을 보수하는 공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이 주목된다.

인테르팍스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와 러시아 지리학회는 1일(현지시간)부터 쿠릴 열도 마투아섬에 위치한 옛 일본군 비행장의 보수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 지역을 관할하는 러시아군 극동군관구 관계자는 "비행장의 배수시설 청소와 모든 종류의 헬기가 이용할 수 있는 착륙장 조성 등의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마투아섬은 쿠릴 열도 중부의 화산섬으로서 일본군은 2차 대전 당시 이 섬에 길이 1200m, 폭 80m의 활주로 2개를 건설하고 군 비행장으로 이용해왔다.

군사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이번 비행장 공사가 공군기지 건설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는 상황.

세르게이 수로비킨 러시아 극동군관구 사령관의 이번 공사 시작에 앞서 지난달 27일 극동 지역 군사 인프라 강화를 위해 사할린과 쿠릴 열도에 "전례 없는 조치"를 취할 것이란 내용의 성명을 발표한 바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일본 지지통신도 이날 러시아의 비행장 보수공사 소식을 전하면서 "이투룹과 쿠나시르에 주둔 중인 러시아군의 군용 공항으로 운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투룹과 쿠나시르는 시코탄, 하보마이와 함께 일본 정부가 러시아로부터의 '반환'을 요구하고 있는 남쿠릴 열도의 4개 섬(북방영토)에 속한다.

일본은 쿠릴 4개 섬이 1855년 제정 러시아와 체결한 러일통상조약에 따라 자국 영토가 됐다는 이유로 그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지만, 러시아는 2차 대전 종전 뒤 합법적으로 이들 섬을 귀속했다며 이 같은 논쟁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 왔다.

그러나 러·일 양국은 지난달 6일 러시아 소치에서 열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비공식' 정상회담에 이어 이달 중 도쿄에서 평화조약 체결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고위급 실무회담을 개최할 예정이어서 쿠릴 섬 문제 또한 협상 테이블에 오르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아베 총리는 앞서 푸틴 대통령과의 '비공식' 회담 당시 "새로운 발상에 근거한 접근으로 (쿠릴 4개 섬) 협상을 추진키로 합의했다"고 말했었다.

때문에 일각에선 러시아의 이번 비행장 보수공사 등의 조치가 추후 일본과의 쿠릴 섬 관련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기 위한 것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러시아는 이번 비행장 보수공사에 앞서 지난달 30일엔 루슬란 찰리코프 제1차관을 비롯한 국방부 고위 관계자들을 이투룹과 쿠나시르에 보내 군용 주택 건설현장을 시찰토록 했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튿날 러시아 일간 콤소몰리스카야 프라우다와의 인터뷰에서 "일본이 2차 대전 결과를 인정하지 않고 영토문제 해결을 논의하는 건 불가능하다"면서 "(일본에) 섬을 인도하지 않고, 평화조약도 구걸하지 않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ys4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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