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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新중년 60대②]중년도 노인도 아닌 60대, 그들이 특별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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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60대 이상’으로 통칭되는 노년층에서 60대는 다르다. 사회적으론 그들을 ‘노인’이라 부르지만, 실제 그들의 삶은 ‘중년’에 가깝다. 무료 지하철 승차가 필요한 게 아니라 당장 먹고살 일자리가 절실하다. 만혼(晩婚)과 맞물려 여전히 자녀부양을 책임지는 60대도 부지기수. 베이비붐 세대 50대, 복지혜택의 주 수요층 70대 사이에 낀 60대의 현실이다.

서울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63) 씨는 지하철을 탈 때마다 노약자석을 외면한다고 한다. 노인이 아니라는 자기 항변이다. 김 씨는 “아직 한창 일을 하는 나이인데 마치 노인 취급받는 것 같아서”라고 이유를 전했다. 그는 최근 새롭게 식당을 열었다. 김 씨는 “주변 60대의 걱정 대부분이 일자리, 그리고 자녀 결혼 문제”라며 “자녀 결혼자금 등 들어갈 돈은 60대에 가장 집중되는데 정작 돈을 벌 수단은 마땅치 않은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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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취급을 하는 사회에 거부감이, 정작 필요한 지원은 없다는 불안감이 60대의 화두다. 베이비붐 세대란 이유로 50대엔 각종 정책이 집중돼 있지만, 60대는 상대적으로 관심에서 소외돼 있다. 복지혜택이 근본 대책은 아니지만, 그마저도 공백기가 있다. 정년퇴직 시기인 60세에서 각종 노년층 복지혜택은 65세부터다. 60대 전반기 5년은 복지혜택마저 배제돼 있는 셈이다.

일하는 60대가 늘어나는 건 불가피한 현상이다. 통계청 경제활동인구 연보에 따르면, 서울시 60대 경제활동참가율(2013년 기준)은 35.2%로, 3년 사이 2%p 증가했다. 고용률 역시 같은 기간 2.6%p 증가했다.

만혼 추세 등과 맞물려 60대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60세가 넘어도 자녀와 함께 사는 가정은 45.2%(서울시, 통계로 본 서울 가족구조 및 부양변화)로, 10명 중 4.5명꼴이다. 정년퇴직의 위기, 제2인생 설계 등에 자녀 결혼자금 등 목돈 수요까지 겹치게 되는 셈이다.

베이비붐 세대가 60대로 진입할 시기도 얼마 남지 않았다. 통계청의 연도별 인구전망에 따르면, 2020년에 50대는 843만명, 60대는 645만명으로 예상된다. 베이비붐 세대인 50대가 점점 60대로 넘어가면서 두 세대 간 인구격차는 빠르게 줄어들어, 2027년엔 50대가 826만명, 60대가 806만명으로 사실상 동률 수준에 이른다. 그 뒤론 60대 인구가 50대 인구를 초월할 것으로 전망된다. 불과 10년 뒤의 일이다. 10년이 지나면 장년층인 50대보다 노년층으로 분류되는 60대의 인구가 더 많아진다는 뜻이다.

국회 내 노인정책 한 관계자는 “50대 중반부터 60대 초반까지 공백기가 있고, 이들을 복지제도로 다룬다는 건 무리가 있다. 그럴 이유가 없다”며 “오히려 이들은 고용 문제로 봐야 한다. 일자리를 확충할 정책이 시급하다”고 했다. 70대가 복지에 초점을 맞춘다면, 60대는 노인 정책에서 한층 일자리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의미다.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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