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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 (목)

"유가가 오른다" 웃음짓는 수출당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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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가엿보기]정부, 국제유가 연초대비 50%가까이 상승에 하반기 수출 플러스 전환 기대]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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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정책국엔 최근 1년 이상 냉기가 흘렀다. 16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수출 탓이다. 우리나라 성장의 큰 축인 수출이 반등할 기미가 안보이자, 수출 주무부처 공무원들은 어깨가 축 쳐졌다.

하지만 이달들어 무역국 분위기가 밝아졌다. 지난 1일부터 20일까지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 늘어서다. 월별로 이 기간 수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증가한 것은 올 들어 처음이다. 이민우 산업부 수출입과장은 "다음달 1일이 돼야 정확한 수출 실적이 나오겠지만, 최근 분위기는 좋다"며 "수출이 플러스로 전환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수출당국의 분위기가 바뀐건 국제유가 상승 덕분이다. 유가 상승은 수출액을 끌어 올린다. 한국의 주력 수출품인 석유제품과 석유화학제품 가격에 유가 상승분이 그대로 반영된다.

석유와 관련된 제품은 우리 수출 물량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20일(현지시간) 거래된 중동산 두바이유 현물 가격은 배럴당 45.65달러로 한 달 전(39.03달러)보다 17%나 뛰었다.

국제유가는 계속 오르고 있다. 연초 배럴당 20~30달러선에 머물던 국제유가는 어느새 장중 50달러를 돌파했다. 26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49.48달러를 기록했다. 한 때 50.21달러까지 상승했지만, 소폭 하락으로 장을 마쳤다. 지난 2월11일 기록한 배럴당 26달러가 연중 최저치였던 것을 감안하면, 3개월새 48% 상승했다. 지난해 10월9일 이후 8개월만에 최고 수준이다.

산업부는 이처럼 국제유가 상승이 하반기까지 이어지면 수출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평균 유가가 50~60달러대를 기록하면 수출이 지난해보다 3%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전망은 과거 경험에서 나왔다. 사상 처음 무역 1조 달러를 달성한 2011년 평균 국제유가는 배럴당 106달러로 전년보다 35.7%나 상승하며 고유가 시대에 접어들었다. 그해 석유제품(517억달러)과 석유화학(455억달러) 품목 수출은 전년대비 각각 63.9%, 27.4%로 가파른 증가율을 기록했다.

반면 5년 연속 무역 1조달러 달성에 실패한 지난해 평균 국제유가는 배럴당 50.7달러를 기록했다. 2014년(96.6달러)에 비해 47.5%나 떨어졌다. 국제유가에 수출이 울고 웃었던 셈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우리나라 수출 물량엔 큰 변화가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유가변동이 수출 실적의 가장 큰 변동 요인이다"며 "하반기에 유가가 오른다면 수출 실적도 개선돼 플러스로 전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유가와 별개로 수출 경쟁력을 끌어올릴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대외 의존도가 높은 산업구조에선 환율이나 유가 등에 흔들릴 수밖에 없기 때문에 자체 산업 경쟁력을 키우고, 실제 수출 실적이 나올만한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는 얘기다.

배찬권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업들이 지금 당장 수익이 나는 사업에 몰리지 않고 미래를 내다보면서 우리의 먹거리로 삼을 수 있는 수출 상품 개발에 나서도록 해야 한다"며 "정부의 연구개발(R&D) 자금 지원이나 정책 과제 지원시에 수출 역량을 따지는 것도 수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중국엔 서부 내륙이나 개발이 덜 된 곳 등 우리의 수출 시장으로 매력적인 곳이 많다"며 "외부 변수와 상관없이 수출 실적을 늘리려면 중국 시장 개척에 모든 수출정책 역량을 모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세종=정진우 기자 econph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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