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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자녀 부양 책임, 언제 졸업하고 싶나” 물었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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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시킨 뒤” 줄고 “대학 마치면” 늘어

자녀가 혼인할 때까지 부모가 자녀를 책임져야 한다는 인식은 지속적으로 약화된 반면, 자녀에 대한 부양책임을 대학 졸업까지로 보는 부모들은 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청년실업, 만혼 등으로 성인 자녀(만 25세 이상)를 부양하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상당수 부모들이 경제적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성인 자녀를 부양하는 부모들은 월평균 73만7000원을 자녀 부양에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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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27일 ‘가족 형태 다변화에 따른 부양체계 변화 전망과 공사 간 부양 분담 방안’ 보고서에서 ‘자녀가 혼인할 때까지’ 부모가 자녀를 책임져야 한다는 응답자가 2003년 32.1%에서 2012년 20.4%로 줄었다고 밝혔다. 이 같은 통계는 보건사회연구원이 15~64세 1만8000가구를 대상으로 3년마다 실시하는 ‘전국 출산력 및 가족 보건복지 실태조사’를 연구진이 분석해 얻은 결과다.

자녀가 ‘필요로 하면 언제까지나’ 자녀를 책임져야 한다는 응답도 2003년 6.3%에서 2012년 4.6%로 줄었다. 반면 ‘자녀가 대학 졸업까지’ 책임져야 한다는 답변은 같은 기간 40.2%에서 49.6%로 증가했다. ‘대학 졸업 때까지 키워줬으면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부모가 그만큼 늘어난 셈이다.

연구진이 지난해 8~9월 전국 20~65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 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응답자들은 부모가 자녀에게 ‘취업할 때까지 경제적 지원’을 해야 하느냐는 항목에 5점 만점에 2.94점, ‘결혼 비용 지원’ 항목엔 2.60점, ‘신혼집 마련’ 항목엔 2.59점, ‘손자녀 양육 지원’ 항목엔 2.22점을 주는 데 그쳤다. 점수가 5점에 가까울수록 부모 책임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부모들은 성인 자녀를 부양할 때 비용(39.2%)이 가장 부담된다고 느끼고 있었다. 또 다른 부담 요소는 ‘자녀와의 갈등’(29.8%), ‘개인·사회생활 제약’(10.1%) 등이었다.

지난 1년간 성인 자녀를 부양한 부모들은 월평균 73만7000원을 자녀 부양비로 지출했다. 월 50만원 이하를 썼다는 응답자가 56.2%로 가장 많았고, ‘100만원 이하’ 26.6%, ‘101만원 이상’ 17.3%의 순이었다. 성인 자녀 부양에 든 비용은 가계소득의 평균 27%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성인 자녀 부양 부담을 정책적으로 해결하는 방안은) 노부모의 자기부양과 성인 자녀 부양이라는 이중 부담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성인 자녀의 결혼 및 취업 등을 (정부가 지원하는) 공적 부양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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