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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美·中 통상전쟁에 불똥 맞은 한국 철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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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국내 최대 철강업체인 포스코의 포항제철소 전경. [매경DB]


글로벌 과잉생산에 미국이 중국 내부식성 철강에 400%가 넘는 관세 폭탄을 매겼다. 한국 포스코와 현대제철, 동국제강도 관세 대상에 포함되며 '유탄'을 맞았다.

미국이 자국 철강시장을 보호하기 위해 주요 철강 생산국에 직격탄을 날리면서 보호무역주의에 불이 붙을 전망이다. 한국 철강업체의 대미(對美) 수출 전략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6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수입산 내부식성 철강을 조사한 결과 한·중을 비롯해 인도, 이탈리아, 대만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미 당국은 현대제철과 포스코에 각각 47.8%, 31.7% 반덤핑 관세를 물렸다. 동국제강은 8.75%를 맞았다. 평균 관세율은 28.3%다. 이는 애초 반덤핑 예비판정(최대 3.5%) 때 받았던 세율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이번 반덤핑 관세의 직접적인 타깃은 중국이다. 미 상무부는 대미 수출물량이 있는 대부분 중국 업체에 최대 451%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와 상무부는 지난해 전 세계 철강 생산 초과량(7억t) 가운데 4억3000t이 중국에서 생산된 것으로 보고 있다.

내부식성 철강 수출 물량이 많은 한국도 피해가 예상된다. 26일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대미 내부식성 철강 수출량은 59만4000t으로 중국(70만5600t), 대만(60만3200t)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

내부식성 철강은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이 각각 10만t 안팎을 수출하고 있고, 포스코는 5만t을 수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고율 관세를 맞은 현대제철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향후 대응 전략을 논의하고 있는 중"이라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동국제강도 "수출 전략을 다시 세워야 한다"며 "업체마다 수출 전략 방향 선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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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내부식성 철강 관세 조치는 7월 무역위원회에서 최종 결정되지만 업계에서는 세율이 뒤집힐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미 상무부는 미국 철강사들이 한국, 중국 등이 미국에 내부식성 철강을 불법으로 덤핑 수출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1년 전부터 조사에 착수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중국이 한국에 비해 훨씬 큰 관세 폭탄을 맞으며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중국산이 450%가 넘는 반덤핑 관세를 맞으며 사실상 금수 조치가 내려졌다"며 "중국발 저가 물량 공세가 덜해지며 한국 제품이 경쟁력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저가 수입 철강으로 인해 일자리에 타격을 받고 있다고 판단한 미 당국이 철강 반덤핑 관세 전선을 넓혀가고 있다는 점은 악재다. 미 상무부는 오는 11월 내부식성 철강 이외에 한국산 후판에 대해서도 반덤핑 예비 판정을 내릴 전망이다.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우선 업계와 논의하고 대응 방식을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7월 미국 당국의 냉연강판 반덤핑 관세 최종 판정 등이 남아 있어 정부 측이 대응 수위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김정환 기자 / 윤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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