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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 (목)

신격호 총괄회장, 정신감정 거부 퇴원…'롯데家 분쟁' 마무리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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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서울가정법원 "추후 사건 진행, 심문기일 열어 양측과 절차 논의 예정"

'성년후견인' 결론 6~7월 중 나올 예정이었지만 또 한번 지연 불가피
신동주 측 "법원 결정사항 충실히 이행하려했으나 본인이 완강히 거부"
재계 일각선 "호텔롯데 상장 등 앞두고 신동주 전 부회장 측 시간끌기"

【서울=뉴시스】김종민 기자 =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19일 오후 정신 감정을 거부하고 입원 나흘 만에 퇴원하면서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이 사실상 마무리 단계를 앞두고 난항을 겪게될 조짐이다.

롯데가(家) 경영권 분쟁과 관련한 당면한 이슈는 6월 진행될 일본 롯데홀딩스 정기 주주총회와 함께 신 총괄회장의 성년후견인 지정 개시 여부였다. 신 총괄회장의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회장에 대한 위임장과 건강 문제가 경영권 분쟁과 관련된 큰 줄기였던 만큼, 재판 결과에 따라 롯데그룹 두 형제의 경영권 분쟁은 결론날 것이란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앞서 신 총괄회장은 지난 3월 서울가정법원의 결정에 따라 지난 달 말까지 정신 건강 검증을 받을 예정이었으나, 법원의 양해를 구해 한 차례 연기한 이후 지난 16일 입원을 결정한 바 있다. 신 총괄회장이 이번에 정신건강 감정에 대한 결과가 나오면 재판부는 병원으로부터 그 내용을 전달받고 6~7월 중에 최종적인 판단을 내릴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신 총괄회장이 정신 감정을 거부하고 이날 퇴원함으로써 법원의 성년후견인 지정 여부에 대한 판결은 또 한차례 늦어지게 됐다.

서울가정법원은 이날 "서울대병원에 확인한 결과 신 총괄회장이 무단으로 퇴원한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법원의 허가나 사전협의가 없었다"고 밝혔다. 법원 측은 "자세한 경위는 양측 대리인을 통해 확인할 예정"이라며 "현재로서는 향후 진행에 관해 결정된 바는 없고, 추후 사건진행은 심문기일을 열어 양측과 절차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SDJ코퍼레이션 측에 따르면 신 총괄회장은 정신 감정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출하며 퇴원 의사를 밝혀 이날 오후 3시20분께 퇴원 수속을 마치고 자신의 집무실인 소공동 롯데호텔로 3시45분에 도착했다.

SDJ 관계자는 "총괄회장의 강력한 거부의사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의료진과의 협의를 거쳐 퇴원을 결정했다"면서 "법원의 결정 사항을 충실히 이행하려 했으나 워낙 본인께서 완강히 거부하셔서 어쩔 수 없었다"고 전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성년후견인 지정 관련 사안에 대해 "추가 심문기일을 지정하는 등 법원과의 협의 하에 대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신 총괄회장의 성년후견인 지정 개시 여부 문제와 함께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 관련 당면한 이슈는 6월 진행될 일본 롯데홀딩스 정기 주주총회다.

앞서 신 전 부회장은 지난 3월에 열린 임시주총에서 롯데홀딩스 최대주주 광윤사를 등에 업고도 패배의 쓴맛을 봤다. 이후 신 전 부회장은 반격의 카드로 정기주총에 집중하며 경영권 분쟁의 '캐스팅 보트' 종업원지주회 포섭을 위한 노력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SDJ 측은 지난 6일 일본 홈페이지를 통해 "'롯데 경영정상화를 요구하는 OB 모임'이 일본 롯데그룹 퇴직 임원 및 임직원 200여명의 참여로 발족했다"며 신 전 부회장 측 지지세(勢)를 알리며 종업원지주회 표심을 공략했다.

반면 롯데그룹은 "지난 3월 일본 도쿄 롯데홀딩스 본사에서 열린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신동빈 회장에 대한 확고한 지지를 재확인했다"면서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은 이미 사실상 마무리가 된 것으로 보고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일본 롯데홀딩스 6월 정기주총에서 지난 3월 임시주총과 달라지는 결과가 나올 상황은 결코 없을 것"이라 자신했다. 또 롯데그룹 측은 앞서 신 총괄회장 입원 당일 입장 자료를 내고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은 이미 수차례 주총과 이사회 등 상법상 절차를 통해 마무리 되었다"고 잘라 말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내달 신동빈 회장의 원톱 리더 경영체제를 구축할 호텔롯데 상장을 앞두고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이 명분을 쌓으며 시간끌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면서 "양측의 경영권 다툼은 이미 끝났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병원 검사도 거부한 만큼 정신 건강에 이상이 없다는 사실을 입증할 방법도 사라진 측면도 있어 성년후견인 지정 가능성도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jmki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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