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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유엔안보리 대북 언론성명 채택 못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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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러시아, 존재감 각인 의도" 관측

【서울=뉴시스】김지훈 기자 = 북한이 지난달 28일 무수단급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를 시도한 지 일주일을 넘긴 6일까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언론성명 채택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는 안보리가 지난달 15일 북한의 무수단급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실패 직후 언론성명을 채택하며 규탄한 것과 다른 기류여서 향후 결과가 주목된다.

지난 1월 북한의 제4차 핵실험 이후 북한의 군사적 도발이 있을 때마다 안보리가 신속하게 언론 성명을 채택했던 점에 비춰볼 때 언론성명 채택이 무산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안보리의 4월 순회의장국인 중국은 지난달 28일 북한이 무수단급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를 시도하자 '비공식 협의(informal consultations)'를 열어 대응책을 논의했다. 안보리는 북한이 핵실험 또는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감행할 때마다 결의 2087호(2013년), 2094호(2013년), 2270호(2016년) 등을 채택하며 모든 종류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결의 위반으로 규정해왔다.

이에 안보리는 북한의 무력시위 때마다 대북(對北) 언론성명을 채택하며 규탄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고, 지난달 15일에도 북한이 무수단급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를 감행하자 곧바로 언론성명을 채택했다. 이어 지난달 28일 북한이 2주 만에 추가 도발을 감행하자 안보리가 언론성명보다 한 단계 높은 의장성명을 통해 대북(對北) 경고 메시지에 무게를 더할 거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중국은 신속한 성명 채택을 위해 안보리 이사국 간 합의 도출이 용의한 언론성명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도 일주일 넘게 언론성명 채택이 지연되는 것은 러시아 측이 이견을 보이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대북 언론성명에 한미 군사활동 관련 문구를 포함시킬 것을 요구하며 추가적인 언론성명 채택을 지연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보리 언론성명은 결의와 달리 상임이사국의 만장일치가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이사국의 의견이 일치돼야 하기 때문에 반대 기류가 형성되면 채택이 쉽지 않은 구조다.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대북 문제에서 존재감을 각인시키기 위해 또다시 몽니를 부리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러시아는 안보리 결의 2270호 채택을 앞두고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최종 표결을 지연시키면서 항공유 관련 예외조항 추가 요구를 관철시킨 바 있다.

이기범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안보리 성명은 이사국 간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며 "한 개 국가라도 반대를 한다면 채택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북한이 안보리 결의를 명백히 위반한 것인 만큼 언론성명을 채택할 가능성이 크긴 하지만 시점 상 동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연구위원은 "2주 간격으로 성명을 채택하는 데 대한 부담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북한이 도발한 지 일주일이 지난 만큼 채택 동력이 상실돼 추가적인 성명 채택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내다봤다.

jikim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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